[최정식의 농구생각] 연패 감독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은...
입력: 2016.12.16 05:00 / 수정: 2016.12.17 21:00

[더팩트 | 최정식 선임기자] 젊은 감독이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다. 프로노구 부산 KT는 17일 홈에서 울산 모비스에 74-84로 져 11연패에 빠졌다.

KT는 올시즌 6강 후보로 꼽히지 못했다. 프로 사령탑으로 두 번째 시즌을 맞은 조동현(40) 감독은 개막 직전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오프 시즌 준비를 잘 했는데 다른 팀들이 우리를 언급도 하지 않는다"고 씁쓸해 하며 "6강 이상의 성적을 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 감독의 자신감은 시즌 초반 일찌감치 꺾이고 말았다. 선수들의 집단 부상 때문이다.

조동현 감독이 연패 기간 중 경기 후 인터뷰에서 한 말들로 '단어 구름(word cloud)'을 만들어 보았다. '선수'나 '경기' 같은 일상적 용어들을 빼면 가장 두드러진 단어는 '부상'이었다. KT가 지금의 처지에 놓인 가장 큰 원인이다.

사실상 전체 1순위인 외국인선수 크리스 다니엘스가 부상 때문에 빠진 상태로 시즌을 시작한 KT는 간판슈터 조성민을 비롯해 김현민, 박상오, 최창진, 김우람, 김종범,박철호, 이광재 등 전 포지션에 걸쳐 대부분의 선수가 줄줄이 다치는 악몽을 겪고 있다. 심지어는 대체 외국인선수로 온 허버트 힐까지 부상을 당했다. 조 감독이 "누가 조금만 좋지 않다고 해도 가슴이 답답해 진다"며 '부상 트라우마'를 호소할 정도다. 역시 주전 선수의 부상으로 고민하는 다른 팀 감독들조차 "저렇게 부상 선수가 많은 경우는 처음 본다"며 동정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열심히'와 '해결사', '막판'도 쉽게 찾을 수 있다. KT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전반까지는 나름대로 선전하다가 3쿼터부터 무너지며 완패하고 마는 흐름을 반복하고 있다. 연패가 이어지다 보니 고비를 맞으면 선수들이 불안감에 사로잡힐 수밖에 없다.

선수 이름 가운데서는 '윌리엄스'가 가장 뚜렷하다. 대체 외국인선수로 리온 윌리엄스가 합류하면서 골밑이 다소나마 안정감을 찾았다.

KT 조동현 감독
KT 조동현 감독


주전 선수가 부상으로 빠지면 다른 선수들에게 부담이 가중돼 다시 부상 선수가 나오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선수 부족으로 경험이 부족한 신예들이 불가피하게 중용되며, 다쳤던 선수들이 조기에 복귀하면서 체력에 문제가 생기는 상황에서 감독이 경기를 풀어갈 여지는 별로 없다.

그러나 지금의 시련이 조 감독에게는 소중한 자산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 프로농구에서 11연패 이상은 이번을 포함해 열다섯 번 나왔다. 선배 감독들도 대부분 겪은 난관이다. 역대 최다연패는 98~99시즌 대구 동양의 32연패. 시즌을 앞두고 전희철과 김병철 등 주전들이 대거 군에 입대한데다 특급 센터로 평가받았던 그레그 콜버트마저 가정 문제로 돌연 귀국하면서 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당시 박광호 감독은 연패 중에도 "포기한 적이 없기 때문에 졌다는 것이 부끄럽지 않다. 매번 마지막 경기로 생각하고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말했다. 선수들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조동현 감독도 "마지막까지 선수들이 경기를 이기려고 하는 마음을 더 가졌으면 좋겠다"며 승리에 대한 의지를 주문하고 있다. 조 감독은 18일 홈에서 전자랜드를 상대로 연패 탈출에 다시 도전한다.
malish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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