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두호, UFC 첫 패! 최두호가 11일 UFC 206에서 컵 스완슨에게 패했다. 지난해 7월 국내 기자회견에 참석한 최두호. /남윤호 기자 |
최두호, UFC 3승 1패
[더팩트 | 심재희 기자] '최두호, 더 성장하라!'
'미래의 UFC 챔피언'이라는 말을 느낄 수 있는 한판이었다. '코리안 슈퍼보이' 최두호(25·부산팀매드)가 컵 스완슨(33·미국)과 대결에서 졌다. UFC 페더급 랭킹 4위 컵 스완슨을 긴장하게 만들 정도로 '발군의 타격 실력'을 뽐냈다. 하지만 컵 스완슨의 노련미에 밀려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미래의 UFC 챔피언'이라는 평가가 틀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실히 증명했으나, '미래의'라는 수식어를 지우기 위해 숙제 또한 발견한 최두호다.
노련미를 앞세운 컵 스완슨의 경기 운영에 밀린 것이 패배의 가장 큰 이유다. 최두호는 1라운드에 타격 적중 수에서 컵 스완슨을 두 배 이상 앞섰다. 하지만 2라운드부터 주도권을 내줬다. 2라운드 중반 큰 펀치를 연달아 터뜨리며 승기를 잡는 듯했으나 컵 스완슨의 맷집을 넘어서지 못했고, 이후 체력이 떨어지면서 밀리는 양상을 보였다. 경험이 많은 컵 스완슨은 타격 맞불에서 뒤지자 빠르게 전략을 수정해 최두호와 맞섰다. '플랜B'를 경기 중에 실행하며 최두호의 케이지 중앙 점령을 줄여나가 역전의 분위기를 만들었고, 최두호는 케이지 구석으로 조금씩 물리며 기세가 꺾였다.
3라운드에서도 최두호는 잘 싸웠다. 하지만 '3라운드 중반 이후'를 승부처로 삼은 컵 스완슨의 덫에 걸려 패배의 쓴잔을 들었다. 다양하면서도 변칙적인 컵 스완슨의 공격을 1,2라운드만큼 쉽게 막지 못했다. 힘이 빠져 정타를 많이 맞으며 흔들렸고, 경기 막판 테이크다운에 이은 파운딩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UFC 첫 패배. 이전까지 3경기 연속 1라운드 KO승을 거뒀던 최두호가 컵 스완슨전을 '값진 패배'로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발견된 보완점을 빠르게 커버해야 한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말했던 것처럼 두 번 다시 지지 않으려면 '플랜B'와 '수비 보완'을 이뤄내야 한다.
이미 최두호는 '타격 스페셜리스트'로 정평이 났다. UFC 페더급에서도 '최고 타격가'로 대접을 받고 있다. 타격의 강점을 살리기 위한 '플랜B'를 확실히 짜는 것이 좋다. 상대가 타격전을 완전히 피할 경우 어떻게 타격을 살릴지 고민해야 하고, 그래플링으로 경기를 끝낼 수 있도록 기술을 더 가다듬어야 한다.
'수비 보완'도 숙제로 떠올랐다. 최두호는 컵 스완슨과 경기에서 경기 중반부터 정타를 많이 내줬다. 컵 스완슨이 저돌적으로 밀고 들어오자 가드가 내려가면서 안면 펀치를 잇따라 맞았다. 체력이 떨어진 상황에서도 가드를 견고하게 해야 상대 타격을 봉쇄할 수 있다.
이제 UFC 4경기를 치렀다. 3경기는 멋지게 KO로 이겼고, 1경기는 화끈하게 싸워 판정패했다. 컵 스완슨의 벽에 막혀 'UFC 챔피언의 길'에 더 빨리 다가서지 못했지만 가능성은 또 한번 제대로 확인했다. 'UFC 첫 패'라는 비싼 수업료를 지불하고 발견한 숙제가 최두호의 성장에 밑거름이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