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올림픽] '한류 부메랑'도 막지 못한 한국 양궁 '금빛 명중'
  • 이성노 기자
  • 입력: 2016.08.08 16:00 / 수정: 2016.08.08 16:12

남녀 단체전 동반 우승! 한국 남녀 양궁 대표팀이 8, 9일 열린 단체전 결승에서 각각 미국, 러시아를 꺾고 동반 우승에 성공했다. /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 = 게티이미지
남녀 단체전 동반 우승! 한국 남녀 양궁 대표팀이 8, 9일 열린 단체전 결승에서 각각 미국, 러시아를 꺾고 동반 우승에 성공했다. /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 = 게티이미지

일본, 대만, 미국 등 한국인 지도자만 10명!

[더팩트ㅣ이성노 기자] 매섭게 부는 '한류 부메랑'에도 한국 양궁의 '금빛 명중'은 계속됐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이하 리우) 올림픽 양궁 단체전에 출전한 12개국 가운데 10개 국가가 한국 지도자를 내세웠으나 남녀 태극 전사들은 동반 우승을 합창하며 세계 최강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장혜진(29·LH), 최미선(20·광주여대), 기보배(28·광주시청)로 구성된 여자 대표팀이 8일(한국 시각) 브라질 리우의 삼보드로모 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여자 양궁 단체전 결승에서 러시아를 세트 포인트 5-1(58-49, 55-51, 51-51)로 제압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날 김우진(24·청주시청)·구본찬(23·현대제철)·이승윤(21·코오롱엑스텐보이즈)이 팀을 이룬 남자 대표팀에 이어 한국 선수단에 두 번째 금메달을 선사했다. 여자 대표팀은 양궁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지난 1988년 서울 대회부터 8연패 금자탑을 쌓았고, 남녀 통틀어 한국 양궁 올림픽 21번째 금빛 활시위를 당겼다.

남녀 단체전 동반 우승이 더욱 값진 이유는 한국 지도자들이 세계로 진출하며 전력 평준화가 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28년 동안 이어진 정상의 자리. 한국 양궁은 1988년부터 빼놓지 않고 올림픽 금메달을 차지하며 세계 정상의 자리를 지켜왔다. 자연스럽게 한국 지도자들의 국외 진출이 이어졌고, 이번 대회에선 단체전에 참가한 12개국 가운데 무려 8개 국가 10명의 감독이 한국과 맞섰다.

하이라이트는 8일 한국과 미국의 남자 단체전 결승이었다. 한국은 4년 전 런던 대회 준결승에서 미국에 패하며 동메달에 머물렀다. 당시 여자 개인전과 단체전 그리고 남자 개인전까지 금메달 3개를 휩쓸었으나 남자 단체전 동메달로 전 종목 석권에 실패했던 쓰라린 경험이 있었다. 미국전 승리가 절실한 상황. 객관적인 전력에선 한국이 앞서지만, 결코 안심할 수 없었다. 미국 대표팀엔 4년 전 한국에 비수를 꽂았던 브래디 엘리슨(28)과 사령탑이 건재했기 때문이다.

미국 양궁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있는 이는 다름 아닌 한국 지도자 이기식(59) 감독이었다. 지난 1997년 호주 대표팀을 맡아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남자 개인전 금메달을 획득했고, 2006년부터는 미국으로 건너가 11년째 지휘봉을 잡고 있다. 지난 런던 대회에선 4강에서 한국을 꺾고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감독의 진두지휘 아래 미국은 세계 랭킹 2위까지 올라섰다. 한국을 위협하기에 충분했다. 비록 승부는 세트 포인트 6-0(60-57, 58-57, 59-56)으로 한국의 완승이었으나 미국은 매 세트 대표팀을 끝까지 물고 늘어지며 값진 은메달을 수확했다.

한국 지도자들의 맞대결은 여자 대표팀에서도 연출됐다. 태극 낭자들은 8강에서 일본을, 4강에서 대만을 상대했는데 두 국가 사령탑 모두 한국 지도자였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남자 단체전 금메달 리스트인 김청태는 일본 지휘봉을 잡고 한국을 상대했고, 지난 1980년대 국가 대표를 지난 구자청 감독 역시 대만 대표팀을 이끌고 한국과 맞섰다.

한국과 맞대결을 펼치진 않았으나 스페인에는 조형목, 김미정 감독이 각각 남녀 대표팀을 이끌고 김상현, 이웅 감독은 멕시코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밖에 이재형 감독, 박명권 감독, 박영숙 감독 등은 각각 말레이시아, 이란, 말리위를 대표해 리우에 입성했다.

수많은 한국 지도자들이 국외로 진출하며 태극 전사들의 금빛 사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남녀 대표팀은 한 수 위의 기량을 자랑하며 '한류 부메랑'을 뿌리치고 이틀 연속 금빛 사냥에 성공했다. 종주국임에도 지도자들의 국외 진출로 올림픽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태권도를 생각하면 태극 궁사들의 저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

sungro5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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