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준형의 레저Biz] '답답한' 골프 매니지먼트, YG가 답이 될까
입력: 2015.03.03 16:33 / 수정: 2015.03.03 16:33

YG, KPOP 육성 시스템으로 골프계까지 진출 YG엔터테인먼트가 김효주의 소속사인 지애드커뮤니케이션을 인수해 YG플러스란 이름으로 골프 비즈니스 사업을 시작한다고 2일 밝혔다. / 더팩트DB
YG, KPOP 육성 시스템으로 골프계까지 진출 YG엔터테인먼트가 김효주의 소속사인 지애드커뮤니케이션을 인수해 YG플러스란 이름으로 골프 비즈니스 사업을 시작한다고 2일 밝혔다. / 더팩트DB

YG의 골프 비즈니스 진출, 업계 활력 될까

국내 굴지의 연예 기회사인 YG엔터테인먼트가 골프 비즈니스 사업에 전격 진출한다. YG엔터테인먼트는 2일 지난해 김효주(20·롯데)의 소속사인 지애드커뮤니케이션을 인수해 YG PLUS(이하 YG플러스)란 이름으로 골프 비즈니스 사업에 첫발을 내딛는다고 밝혔다.

YG엔터테인먼트의 수장 양현석 대표는 시작부터 거창한 목표를 내세웠다. 양 대표는 YG플러스를 통해 선수 매니지먼트는 물론, 골프장 마스터 리스 및 인수, 골프 아카데미 사업 강화, 대회 및 이벤트 유치, 골프용품 및 패션상품 등 골프 관련 사업을 다각화해 궁극적으로 아시아 대표 골프 및 스포츠 비즈니스 기업으로 성장시킨다는 큰 꿈을 갖고 있다.

꿈 은 크면 클수록 좋다고 했다. 양 대표의 이런 꿈 역시 이루지 못할 꿈도 아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를 하는 부분은 갈수록 후퇴를 하고 있는 선수 매니지먼트에 관한 부분이다. 한류스타를 체계적으로 만들고 관리한 경험을 지닌 YG라면 골프 선수 매니지먼트 분야에서도 능력을 발휘하지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게 되기 때문이다. 그만큼 국내 골프 매니지먼트 시장은 열악하다. 국내 골퍼들은 세계를 제패하고 국내 골프 시장은 양적으로 커지고 있는데 반해 내용은 여전히 우물 안 개구리 신세를 면치못하고 있다.

현재 국내 골프 선수 매니지먼트 분야는 그야말로 '유아기'나 다름없다. 김효주, 장하나, 김세영 등 국내에서 기반을 닦은 선수들이 해외로 진출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모양새지만, 선수들의 경기력을 체계적으로 뒷받침하고 상품성을 끌어올려야할 매니지먼트 시장은 인맥에 의존하는 주먹구구 형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선수와 매니지먼트의 가장 큰 문제점은 '신뢰'가 없다는 점이다. 그저 서로를 비즈니스 상대로 바라보기만 한다. 선수는 매니지먼트에 메인 스폰서와 서브 스폰서를 구해올 것을 요구하고, 매니지먼트는 선수와 스폰서의 계약 체결을 통한 수수료 받기에 혈안이다. 이 방정식이 이뤄지지 않으면 두 집단은 결별 절차를 밟는다. 결국 양측의 관계는 '돈'이라는 셈이다.

또한 무분별하게 전문성도 없이 개인 매니지먼트가 난립하고 있는 것도 문제 중 하나다. 지난해 KLPGA 투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프로골퍼 A양이 좋은 예다. A양은 올해 기존 매니지먼트사와 재계약하지 않았다. 프로 데뷔부터 메인 스폰서 계약을 이끌어주고 지금까지 함께 한 매니지먼트지만, 이별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상황이 더욱 가관이다. A양은 레슨 프로 출신인 자신의 스승에게 매니지먼트를 일임했고, 결국 이전 매니지먼트사에서 맺어줬던 메인 스폰서와 재계약을 체결했다. 굳이 매니지먼트를 교체하지 않았더라도 좋은 조건으로 재계약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업계 관계자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중소 규모의 매니지먼트사가 많은 선수를 보유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매니지먼트사별로 선수를 관리하는 인력은 그리 많지 않다. 많아야 3~4명 정도. 하지만 관리하는 선수는 10명을 훌쩍 넘기는 곳도 있다. 여기에 매니지먼트사들이 선수 관리만 전문으로 하는 것이 아닌 골프 대회 대행, 대회 유치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므로 매니지먼트에 많은 인력을 할애할 수 없음은 자명한 일이다.

적은 인력으로 감당할 수 있는 선수는 분명 한계가 있다. 결국 뛰어난 선수만 관리하게 되는 악순환의 함정에 빠진다. 프로 골퍼 B양의 경우 자신과 같은 매니지먼트에 몸담고 있던 '잘나가는' C양에게만 매니지먼트사의 역량이 집중되자 이에 실망하고 매니지먼트 계약을 해지하기도 했다. 또한 최근 해외 진출 선수가 많아지면서 외국 현지에서 매니지먼트를 필요로 하는 선수들이 많아졌지만, 국내 매니지먼트사는 이마저도 감당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YG엔터테인먼트는 그동안 글로벌 K-POP 스타를 발굴해 육성하는 등 연예 엔터테인먼트 중에서는 최고 수준의 매니지먼트 역량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그들만의 육성 시스템을 갖춰 '어쩌다' 탄생하는 스타가 아닌 철저한 계산으로 키워진 스타를 속속 데뷔시키면서 매니지먼트 시스템의 성공적인 결과도 확인했다.

YG플러스에 기대되는 부분이다. 연예 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의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갖춘 YG가 골프 매니지먼트에 어떻게 적용할지, 또한 이와 발맞춰 골프 대회 및 이벤트 대회 유치, 골프 아카데미 운영 등 다양한 분야의 생존 방법에 업계의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더팩트ㅣ임준형 기자 nimitoa@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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