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돌주먹 여전사' 김지연 "여성 파이터도 실력이 우선!"
입력: 2015.02.18 10:00 / 수정: 2015.02.21 22:00
돌주먹 파이터! 김지연은 한국 여자 격투기계의 대들보로 꼽힌다. 지난 10일 더팩트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김지연. / 학동로 = 이준석 기자
돌주먹 파이터! 김지연은 한국 여자 격투기계의 대들보로 꼽힌다. 지난 10일 '더팩트'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김지연. / 학동로 = 이준석 기자

'실력파' 김지연 "주먹으로 말한다!"

여성 파이터들을 향한 시선이 싸늘하다. 실력이 아닌 외모로 승부한다는 지적이 많다. 하지만 여기 "여성 파이터도 실력이 우선"이라고 당당히 외치는 선수가 있다. 주인공은 '돌주먹 파이터' 김지연(25·팀 몹)이다. 이력부터 화려하다. 범아시아복싱협회 슈퍼 페더급과 대한이종격투기총협회 57kg급 챔피언을 지냈다. '진짜 파이터'다.

격투기계에선 '함더레이 실바' 함서희(27·부산 팀매드)와 함께 '실력파 파이터'로 명성이 자자하다. 하지만 '김지연'이란 이름 석 자는 대중에게 익숙하지 않다. 홍보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개의치 않는다. 상업적인 홍보로 유명해지길 원하지 않는다. 오로지 '실력'으로 평가받겠다고 주먹을 불끈 쥔다.

실제로 김지연은 3월 1일 일본 격투기 단체 글레디에이터에서 패더급 타이틀 매치를 치른다. 한번에 타이틀 매치를 갖는 것은 그리 흔한 일이 아니다. 그만큼 김지연의 실력이 뛰어나고 풍부한 경험을 지녔다는 의미다. <더팩트>가 지난 10일 서울시 강남구 학동로 '팀 몹'에서 "여성 파이터의 기본은 실력"이라고 주장하는 김지연과 이야기를 나눠 봤다.

내가 바로 진정한 파이터! 김지연은 3월 1일 일본 글레디에이터에서 타이틀 매치를 치른다. / 이준석 기자
내가 바로 진정한 파이터! 김지연은 3월 1일 일본 글레디에이터에서 타이틀 매치를 치른다. / 이준석 기자

◆ 파이터가 된 이유

Q : 당신이 누구인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간단한 소개 부탁한다.

A : '파이터' 김지연이다. 저는 복싱 기반의 종합 격투기 선수다. '팀 몸'에서 코치로도 활동하고 있다. 요즘 떠오르는 선수들보다 이름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묵묵히 훈련하고 있다. 잘 부탁드린다.

Q : 격투기에 입문한 과정을 설명해 달라.

A : 2002년에 입식격투기를 시작했다. 당시 중학교 1학년이었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종합격투기에 입문했다. 원래 체격이 좋고 힘도 강했다. 텔레비전보고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전신을 다 사용해보고 싶었다. 고1과 고2때 종합 격투기 단체 스피릿MC에 출전했다.

Q : 갑자기 복싱으로 전향한 이유는 무엇인가.

A : 선수층이 너무 얇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싸울 선수가 없었다. 적어도 한 달에 한 경기는 치러야 하는데 그럴 상황이 아니었다. 상대적으로 복싱은 선수층이 두껍다는 얘기를 듣고 전향하기로 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 '실력파 파이터'의 자부심

Q : 격투기계에서 '실력파 파이터'로 명성이 자자하다. 그런데 대중에게 익숙하진 않다. 이유가 무엇인가.

A : 사실 당연한 일이다. 난 홍보 대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섭섭하거나 기분 나쁜 것은 아니다. 오로지 실력으로 승부하고 싶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부터 모든 일을 스스로 극복하려 했다. 많은 분이 나를 아는 것은 아니지만, 격투기에서 관심 있는 분들은 내 이름을 알고 있다. 내가 원하는 것은 이름을 날리는 것이 아니라 파이터로서 단계를 밟으며 성장하는 일이다.

Q : 홍보 대상으로 여겨지지 않은 것에 대한 불만은 없는가.

A : 단 한번도 생각하지 않았다. 솔직히 홍보 효과를 보고 있는 여성 파이터들이 있다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 한눈에 보인다. 하지만 전혀 부럽지 않다. 유명해지려고 링에 오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와 대결에서 승리하고 싶기 때문에 지금도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이제는 고언! 김지연(왼쪽에서 다섯 번째)은 한국 여자 격투기 발전을 위한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 팀 몹 제공
이제는 고언! 김지연(왼쪽에서 다섯 번째)은 한국 여자 격투기 발전을 위한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 팀 몹 제공

격투기계를 향한 쓴소리

Q : 하지만 '김지연'이란 이름은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A : 상관없다. 격투기 단체의 홍보로 이름을 알리는 것을 원했다면 이 일을 시작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파이터는 기본적으로 실력이 수반돼야 한다. 외모가 중요한 직업이 아니다. 솔직히 링에 오를 때 화장하는 여성 파이터들을 이해할 수 없다. 물론 그들도 여자라 꾸미고 싶은 것은 당연한 본능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링에서 치장하고 싶지 않다. 링에선 예쁜 파이터가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특별한 실력을 지닌 선수가 이기는 것이다.

Q : 여성 파이터의 방송 출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A : 잘못된 일은 아니다. 나도 방송에 출연한 적 있다.(김지연은 KBS 예능 프로그램 '안녕하세요'에서 전파를 탔다.) 하지만 직설적으로 말해 방송에 집착하는 여성 파이터가 있는 것 같다. 이해할 수 없다. 물론 자의와 타의가 겹쳤을 것이다. 하지만 격투가로서 전파를 타는 것이 아니라 '방송인'으로 텔레비전에 나온다. 방송 출연에 대해 비난할 필요는 없지만, 시도때도없이 출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그 시간에 런닝머신이라도 더 하는 게 낫다.

최종 목표

Q : 여성 파이터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A : 두 말 하면 잔소리다. 실력이다. 외모는 그 다음 문제다. 실력도 뛰어난 데 외모도 특별하면 안성맞춤이다. 하지만 요즘은 실력을 배제한 채 외모에만 집착하는 선수들을 심심찬헤 볼 수 있다. 실제로 격투기 무대에 올라 입신양명을 노리는 여성 파이터가 있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지만, 이해할 수 없다.

Q : 당신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

A : UFC에 데뷔하는 일이다. 꿈의 무대에 선다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하지만 상상에 그치면 안 된다. 실현해야 한다. 지금도 체육관에서 땀방울을 흘리고 있는 이유다.

Q : 당신처럼 순수한 실력으로 이름을 날리고 싶어하는 여성 파이터들을 위해 한마디 부탁한다.

A : 묵묵히 훈련하길 바란다. 빨리 유명해지는 것은 그만큼 한순간에 잊힐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하루 이틀 운동할 것이 아니라면 주어진 임무에 충실하길 바란다. 언제나 응원할 것이다. 힘들면 내게 찾아와 하소연해도 좋다. 나도 그럴 동반자가 필요하다.

[더팩트ㅣ학동로 = 이준석 기자 nicedays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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