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박태환 시술' T병원 직접 가 보니! 'VVIP를 위한 최고급 외관'
입력: 2015.01.29 15:34 / 수정: 2015.01.29 17:03

박태환이 테스토스테론 주사를 맞은 것으로 알려진 서울 중구의 T병원이 29일 문을 열었다. /장충동2가 = 최진석 기자
박태환이 테스토스테론 주사를 맞은 것으로 알려진 서울 중구의 T병원이 29일 문을 열었다. /장충동2가 = 최진석 기자

"저희는 예약 안하면 진료 안해요."

고급스러운 외관이 한눈에 들어왔다. 29일 오후 찾은 '마린보이' 박태환(27)이 테스토스테론 주사를 맞은 것으로 알려진 서울 중구 한 호텔 내 T병원은 조용하기 그지없었다. 예약제로 운영하는 이 병원은 휴무한 지 하루 만에 다시 문을 열었지만 고요한 분위기 속에 조심스럽게 사람을 맞았다.

박태환의 보도가 이어지자 28일 휴무한 T병원은 29일 다시 문을 열었다. 병원 입구 바로 옆엔 고급 브랜드 가방이 전시되어 있었다. 병원 내부는 하얀색으로 장식되어 있었고 그림이 걸려있었으나 진료실 내부는 보이지 않았다. 외부와 겉 내부만 보면 병원이라기보다는 피부관리실이 더 어울렸다. 내부를 들어가 이날 진료 여부를 묻자 평상복 차림에 병원 직원 서너 명은 굳은 표정으로 "저희는 예약을 안하면 진료 안한다"고 퉁명스럽게 말했다. T병원은 소수의 고소득층을 뜻하는 VVIP의 예약을 받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진료 항목은 안티에이징(노화 방지), 재활 치료, 피부나 비만 등을 관리하는 미용 목적의 치료 등이다.

문을 연 T병원 안에 한 사람이 병원 직원과 이야기하고 있다.
문을 연 T병원 안에 한 사람이 병원 직원과 이야기하고 있다.

병원에 외부인이 출입하자 호텔 보안 요원이 올라와 "호텔 내부를 찍으면 안 된다"고 제지에 나섰다. 호텔 내부에 있는 병원 탓에 함께 이름에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는 호텔 측도 곤혹스러워하는 눈치였다. 병원 밖에서 만난 호텔 관계자는 "28일은 문을 닫은 것으로 알고 있다. T병원과 저희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백화점에 각 점포가 들어선 것과 같이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래는 외부에 있다가 저희 쪽에 입점했다. 언론에 함께 묶여서 보도되는 게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박태환에게 주사를 놓은 것으로 알려진 T병원 김 모 원장의 출입 사실에 대해서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재활의학과 전문의인 김 모 원장은 그간 박태환과 두터운 친분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태환 보도가 터지고 나서인지 오가는 사람이 극히 적었다. 병원 직원과 호텔 직원만이 간간이 오갈 뿐, 병원에 출입하고 나오는 고객은 없었다. 병원이 있는 3층 옆엔 외국인들이 모여 세미나를 열고 있었다. 호텔 관계자는 "언론 매체가 28일부터 출입하면서 세미나를 열고 있는 외국인들의 항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T병원 직원들이 29일 다시 문을 연 T병원 내부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T병원 직원들이 29일 다시 문을 연 T병원 내부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박태환의 소속사 팀GMP는 26일 '도핑 양성 반응을 받았다'고 밝혔다. 국제수영연맹(FINA)은 지난해 9월 초 박태환의 소변을 채취했고 10월 말 도핑 양성 반응을 통보했다. 박태환 측은 '지난해 7월 29일 척추 교정과 컨디션 보호를 위해 T병원을 찾았다'고 밝혔다. 또 '당시 남성호르몬 수치가 낮게 나왔고 병원 측의 권유로 네비도 주사를 맞았다. 주사 맞기 전 금지약물이 들어있는지 수차례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박태환에게 주사를 놓은 김 모 원장은 검찰 조사에서 '네비도 주사 안에 들어 있는 테스토스테론'이 금지약물인지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비도 제품 상단에는 도핑 시험 양성 주의란 문구가 새겨져 있어 두 측 해명을 놓고 의혹이 일었다.

박태환이 10차례 이상 T병원의 시술을 받은 것이 28일 모 매체 보도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박태환 측은 지난 20일 T병원을 상해와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고소했다. 고의로 약물 주사를 맞은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박태환은 다음 달 27일 FINA 본부가 있는 스위스 로잔에서 열리는 청문회에 참석한다. 이때 징계 여부가 가려질 전망이다.

[더팩트|장충동2가 = 김광연 기자 fun3503@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