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악플 충격' 송가연, 8월부터 정신과 치료…선수 생명 위기
입력: 2014.10.21 06:20 / 수정: 2014.10.21 09:56
SNS에서 살해 협박을 받은 종합격투기 선수 송가연이 더팩트 취재 결과 지난 8월부터 정신과 치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8월 16일 로드 FC 017 데뷔전을 앞두고 계체량에 참가한 송가연. /배정한 기자
SNS에서 살해 협박을 받은 종합격투기 선수 송가연이 '더팩트' 취재 결과 지난 8월부터 정신과 치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8월 16일 로드 FC 017 데뷔전을 앞두고 계체량에 참가한 송가연. /배정한 기자

[더팩트 l 이준석 기자]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와 온라인 기사 댓글 등에서 살해 협박을 받은 종합격투기 선수 송가연(20)이 극심한 스트레스로 정신과 치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더팩트> 취재 결과 송가연은 지난 8월부터 정신과 치료에 들어갔고, 최근 훈련도 완전히 접을 정도로 충격이 큰 것으로 밝혀졌다.

복수의 격투기 관계자는 20일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송가연이 지난 8월부터 서울의 한 정신과에서 주기적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 앞으로 얼마나 더 받아야 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그만큼 힘들어 하고 있다. 어린 나이에 정신적 고통이 컸다. 악성 댓글이 하루 이틀 된 것은 아니지만 도가 지나친 것이 사실이다. 심리 상태가 불안해 훈련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송가연은 지난 8월 17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로드FC 017 스페셜 메인이벤트 47.5kg급 야마모토 에미(33·일본)와 데뷔전에서 타격에 의한 화끈한 TKO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상대가 너무 약했기 때문에 송가연의 실력이 과대평가됐다는 의혹의 눈초리를 받았다. '송가연 띄워주기 경기'였다는 비판이 고개를 들었다. 열심히 데뷔전을 준비해 통쾌한 승리를 거둔 송가연으로서는 따가운 시선에 힘이 빠질 수밖에 없었다.

송가연은 당당히 격투기 데뷔전을 치렀지만 그를 향한 눈초리는 따갑기만 했다. 지난 8월 17일 야마모토 에미와 데뷔전을 앞두고 오프닝 세리머니를 펼치는 송가연. / 배정한 기자
송가연은 당당히 격투기 데뷔전을 치렀지만 그를 향한 눈초리는 따갑기만 했다. 지난 8월 17일 야마모토 에미와 데뷔전을 앞두고 오프닝 세리머니를 펼치는 송가연. / 배정한 기자

송가연은 데뷔 전부터 많은 악성 댓글에 시달렸다. 성적인 농담과 욕설 등이 그의 어깨를 짓눌렀다. 실력으로 '비판'을 잠재울 것을 다짐하며 훈련에 매진해 데뷔전 승리를 거뒀지만, '짜고 친 고스톱'이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다시 고개를 숙였다. 결국 송가연은 악성 댓글과 비판을 감당하지 못한 채 지난 8월부터 정신과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송가연이 친오빠처럼 따르는 격투가 서두원(33·서두원짐)은 "(송)가연이가 악성 댓글 때문에 계속해서 힘들어 했다. 데뷔전을 치르기 전부터 심리 상태가 불안했다. 경기에서 승리했지만 상태는 더욱 심각해졌다. 많이 안타깝다"고 착잡해 했다.

최근 송가연의 심리 상태를 더욱 흔든 일이 벌어졌다. 이른바 '전기톱 악성 댓글'이 등장해 충격을 던져 줬다. 20대 후반의 목수로 밝혀진 Y씨는 지난달 자신의 SNS에 "송가연을 죽이고 싶다. 진심으로 살인 충동을 느낀다. 조만간 '전기톱'을 살 것이다. 어떤 용도로 쓸지 모르겠는데 웬만하면 당신(송가연)에게 안 쓰도록 해 주길 바란다"고 적어 송가연을 괴롭혔다.

송가연을 충격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악성 댓글. /로드 FC 제공
송가연을 충격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악성 댓글. /로드 FC 제공

송가연 소속사 수박 E&M 한 관계자는 "(송)가연이가 '전기톱'이라는 단어를 보고 더욱 심한 충격을 받았다"면서 "그동안 많은 악성 댓글에도 꿋꿋하게 버텼지만, 이번엔 도가 너무 지나쳤다"고 말했다. 또한 "(송)가연이도 그동안 자신에 대해 이런저런 말들이 많았다는 것을 매우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20살인 그가 감당하기에 버거울 수밖에 없다"며 "선수에 대한 호불호는 엇갈리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이제 참을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국내 격투기 사정에 정통한 또 다른 관계자는 송가연이 악성 댓글에 시달리며 큰 충격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았고, 훈련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8일부터 (송)가연이가 훈련을 하지 못하고 있다. 솔직히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현재로선 장담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조심스러운 자세를 보였다.

송가연 측 법률 대리인은 "(송가연은) 운동 하나만을 바라보고 온 선수인데 갑작스럽게 많아진 악성 댓글에 혼란스러워했다. 때문에 심리가 불안해져 정신과를 찾을 수밖에 없었다. 심리 치료를 받고 있지만 지금 당장 나아지진 않을 것 같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바라보고 있다"며 선수 생활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악플 충격에 휩싸인 송가연(오른쪽)은 운동에 전념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6월 18일 일요일이 좋다-룸메이트 시즌1 멤버들과 함께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한국-러시아전을 관전하고 있는 송가연. /이새롬 기자
악플 충격에 휩싸인 송가연(오른쪽)은 운동에 전념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6월 18일 '일요일이 좋다-룸메이트 시즌1' 멤버들과 함께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한국-러시아전을 관전하고 있는 송가연. /이새롬 기자

한편, 격투기 단체 로드 FC는 20일 송가연에게 악성 댓글을 단 네티즌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로드 FC는 "송가연을 전기톱으로 살해하겠다고 협박한 Y씨를 상대로 서울 중앙지검 경찰청에 고소장을 제출했다"며 "송가연은 그동안 SNS에서 이뤄지는 인신 공격과 비난을 감내했지만, 최근 일어난 '전기톱 협박'은 도를 넘은 수준이었기 때문에 내부 회의를 거쳐 협박자를 고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영기 로드 FC 고문 변호사는 "송가연은 그동안 일부 몰지각한 네티즌들의 성적인 농담과 언어 폭력에 적지 않은 고통을 받아 왔다"면서 "단호한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앞으로 이와 같은 일이 또다시 발생한다면 강력하게 맞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nicedays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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