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터키로 출국한 김연경이 시즌을 맞이하는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 인천국제공항 = 이현용 기자 |
[더팩트ㅣ인천국제공항 = 이현용 기자] "어깨가 많이 안 좋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배구 여제' 김연경(26·페네르바체)이 터키로 출국했다. 원하는 결과를 얻고 떠나는 만큼 마음의 여유를 느낄 수 있었지만 다가오는 시즌에 맞춰 최고의 목표를 그리고 있었다.
김연경은 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소속팀에 합류하기 위해 터키로 떠났다. 밝은 표정으로 공항에 나타난 그는 "아시안게임 전에 계획을 세웠는데 그렇게 안 되더라. 피곤해서 잠을 많이 잤다"면서 "친구들도 많이 못 만나고 간다"고 애고 섞인 투정을 털어놨다. 하지만 시즌 개막 이야기가 나오자 진지한 눈빛으로 "항상 팀에서는 내가 중심이라고 말한다. 사장님이나 단장님이 나를 중심으로 팀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한다"며 "내가 할 일은 항상 같은 것 같다. 중심을 잘 만들어야 다른 선수들이 잘 따라올 수 있다. 내가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페네르바체에서 4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김연경은 "한 팀에서 오래 뛰고 있다. 소속팀에선 계속 있으라고 한다. 에다 에르뎀을 빼고 내가 가장 오래 그곳에서 뛰었다. 라커룸 위치도 다 바뀌었다. 경력 많은 선수들이 앞의 라커룸을 사용한다. 지난 시즌까진 뒤쪽에서 생활을 했는데 이번엔 앞으로 들어갔다. 텃세 좀 부리려고 생각하고 있다"며 미소 지었다.
김연경은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대표팀의 주장으로 맹활약하며 한국에 20년 만의 금메달을 안겼다. 경기마다 20점 이상을 기록하며 한국의 전 경기 무패 무실세트의 일등 공신이 됐다. 국가 대표로 최고의 경기력을 보인 김연경은 팀으로 돌아가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오는 21일 터키리그 슈퍼컵에 출격하는 김연경은 25일 리그 개막을 앞두고 있다.
김연경이 진지한 표정으로 인터뷰하고 있다. |
◆ 김연경 일문일답
- 아시안게임 끝나고 어떻게 시간을 보냈나?
7일 정도 시간이 있었다. 아시안게임 전에 계획을 세웠는데 그렇게 안 되더라. 피곤해서 잠을 많이 잤다. 짐도 아침에 일어나 5~6시간 싸서 왔다. 친구들도 많이 못 만나고 간다. (가장 아쉬운 것은 무엇인가?) 피부과 가려다가 못 갔다, 가기 전에 가야 하는데 그걸 못했다. 앞으로 몇 달 동안 갈 수가 없다. 아쉽다(웃음).
- 이번 대표팀이 전과 다른 내용은 무엇이었는가?
많이 어려졌다. 나조차도 주장을 하고 어느 정도 고참에 들어갔다. 밑에 후배들이 많아져서 챙겨야 할 것이 많았다. 아마 후배들이 힘들었을 것이다. 내가 엄한 스타일이다. 후배들은 나에게서 해방돼 좋아할 것이다(웃음). 힘들었을 텐데 다 버텨 줘서 고맙다.
- 이번에 주장을 맡았다.
주장을 시킨다는 말이 있었다. 진짜 주장을 안 하려고 했다. 그런데 감독님이 설득해서 어쩔 수 없이 하게 됐다. 감독님이 항상 믿어 주고 건의할 때마다 이해해 줘 감사하다. 솔직히 왜 나를 주장으로 선택한지 잘 모르겠다. 내가 주장인데 한 게 없다.
- 주장으로 점수를 매긴다면?
50점 정도다. (박한 거 아닌가?) 아니다. 진짜 한 게 없다. (이)효희 언니랑 (김)해란이 언니, (남)지연이 언니들이 이끌었다. 언니들이 다했다.
- 아시안게임으로 휴식이 없었다. 체력적인 문제는 괜찮은가?
이번에 제대로 못 쉬었다. 걱정이다. 이제 시작인데 진짜 힘들다. 팀도 지금까지 나를 기다려 줬고 나도 이제 들어가는 거니깐 최대한 열심히 해 보려 한다. 아프거나 힘들면 중간 중간 휴식을 취하거나 치료를 해서 시즌을 잘 치르겠다.
- 몸 상태는 어떤가?
어깨가 정말 안 좋다. 아시안게임이 끝나고 쉴 때 주사를 맞고 치료에 전념했다. 안 좋지만 어쩔 수 없다. 항상 (스파이크를) 많이 때리니깐 감당해야 한다. 내가 관리하는 수밖에 없다.
- 이제 페네르바체로 복귀한다.
11일부터 바로 훈련에 합류한다. 첫 경기는 21일 슈퍼컵이다. 터키컵 우승 팀과 리그 우승 팀이 겨루는 경기다. 지난 시즌 바키프방크가 모두 정상에 올라 리그 2위였던 페네르바체와 맞붙는다. 25일 리그가 개막한다.
- 팀 구성원이 많이 바뀌었다.
외국인 선수가 나와 한 명 빼고 다 바뀌었다. 항상 팀에서는 내가 중심이라고 말한다. 사장님이나 단장님이 나를 중심으로 팀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한다. 내가 할 일은 항상 같은 것 같다. 중심을 잘 만들어야 다른 선수들이 잘 따라올 수 있다. 내가 더 열심히 해야 한다.
- 매 시즌 세터가 바뀌고 있다. 어려운 점은 없는가?
유럽은 기량이 떨어지면 가차 없이 바꾼다. 그런 분위기인 만큼 누가 오든 상관은 없다. 이탈리아 레오 로비앙코가 올 시즌 주전으로 뛴다. 그가 유럽에선 아시아의 다케시타(일본 국가 대표 세터) 같은 선수다. 전설에 가까운 선수다. 같이 경기를 해서 영광스럽다. 같이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을 것 같다. 좋은 공을 때릴 수 있어 기대가 많이 된다. 런던 올림픽에서 8강에서 만났는데 내가 이겼다. 텃세 좀 부려야겠다(웃음).
- 벌써 페네르바체에서 4시즌째를 맞고 있다.
한 팀에서 오래 뛰고 있다. 소속팀에선 계속 있으라고 한다. 내가 이제 경력이 많다. 에다 에르뎀을 빼고 내가 가장 오래 그곳에서 뛰었다. 텃세 좀 부리려고 생각하고 있다(웃음). 라커룸 위치도 다 바뀌었다. 경력 많은 선수들이 앞의 라커룸을 사용한다. 지난 시즌까진 뒤쪽에서 생활을 했는데 이번엔 앞으로 들어갔다.
- 올 시즌을 맞이하는 각오는?
슈퍼컵, 터키리그. 터키컵. 챔피언스리그까지 다 우승하고 싶다. 이번에 구성원도 좋아 희망적이다. 우리나라에서 뛰었던 몬타뇨와 함께 뛰니깐 지난해보다는 편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공격뿐만 아니라 리시브와 같은 수비적인 면에서도 내가 할 일이 많아질 것이다. 이번 시즌은 재미있을 것 같다. 기대가 많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