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한국이 30일 인천문학경기장 주 경기장에서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준결승전에서 태국과 맞붙게 됐다. 사진은 28일 일본과 8강전에서 1-0으로 승리한 뒤 기뻐하고있는 한국 선수들. / 문학경기장 = 임영무 기자 |
[더팩트ㅣ이성노 기자] 이광종호가 '숙적' 일본을 꺾고 태국과 물러설 수 없는 한판 대결을 펼친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태국에 앞서는 한국이지만, 방심은 절대 금물이다. '1998 악몽'을 되새겨야 할 한국이다.
한국은 28일 인천문학경기장 주 경기장에서 열린 일본과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8강전에서 후반 42분 터진 장현수의 페널티킥 골로 1-0 승리를 낚았다. 지난 2002 부산 대회 이후 3회 연속 4강에 오른 한국은 요르단을 꺾은 태국과 결승행 티켓을 두고 다투게 됐다.
최정예 멤버로 구성된 한국은 조별리그 말레이시아-사우디-라오스전을 포함해 16강 홍콩, 8강 일본전까지 10득점 무실점으로 '탄탄대로'를 걸어왔다. 가장 큰 고비였던 한일전을 무사히 넘기며 금메달 7부 능선을 넘고 태국을 만났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58위에 머물러 있는 상대를 생각하면 손쉬운 승리가 예상되지만, 이번 대회에서 태국이 보여준 저력을 생각하면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태국은 앞서 펼쳐진 요르단과 8강전에서 2-0으로 완승을 거두고 한국과 일본전 승자를 기다렸다. 이날 태국은 볼 점유율(47-53)을 제외하고 슈팅(17-6), 파울(5-17), 프리킥(19-5) 모든 면에서 우위를 점했다. 4강에 충분히 오를 팀이란 것을 스스로 증명했다. 태국은 이번 대회에서 몰디브-동티모르-인도네시아와 조별리그 D조에 포함돼 전승으로 4강에 안착했다. 5경기에서 15득점, 무실점 경기를 펼치고 있다. 개인기량에선 한국에 뒤질지 몰라도 탄탄한 조직력과 빠른 역습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한국의 경계대상 1호는 공격수 아디삭 크라이소른이다. 5경기 모두 출전해 5골을 넣으며 인도네시아의 퍼디난드 시나가(6골)에 이어 이번 대회 득점 2위를 달리고 있다. 남은 경기에 따라 충분히 득점왕도 노려볼 수 있는 형국다. 빠른 스피드와 높은 골 결정력을 보이고 있어 한국으로선 한순간도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
역대 아시안게임 전적을 보면 8전 6승 2패로 한국의 절대적 우세다. 하지만 1998 방콕 대회에선 씻을 수 없는 치욕패는 한국 축구 역사에 오점으로 남겨 있다. 당시 한국은 8강에서 '안방 호랑이' 태국을 만나 11-9 수적 우세에도 1-2로 역전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동국, 유상철, 윤정환 등 초호화 멤버도 나섰던 한국은 많은 질타와 비판을 받으며 쓸쓸한 귀국길에 오른 '아픈 기억'이 있다. 당시 한국을 상대로 골망을 흔들었던 키아티수크 세나무앙이 이번 대회에선 감독으로 '타도 한국'을 외치고 있다.
최근 28년 동안 결승 문턱 앞에서 매번 좌절한 한국이다. '혹시나'라는 기대감과 '역시나'라는 걱정이 공존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아시아의 맹주'를 자부하는 한국이 '안방'에서 '안방 호랑이'를 상대로 28년 묵은 치욕을 깨끗이 씻을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