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철의 스포츠 뒤집기] 3연속 3관왕 노리는 박태환, 닝저타오를 경계하라
입력: 2014.09.01 16:07 / 수정: 2014.09.01 16:07

박태환이 21일 열린 2014 MBC배 전국수영대회 남자 일반부 개인혼영 400m 결승에서 대회 신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하며 6관왕에 올랐다. / 남윤호 기자
박태환이 21일 열린 2014 MBC배 전국수영대회 남자 일반부 개인혼영 400m 결승에서 대회 신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하며 6관왕에 올랐다. / 남윤호 기자

25살 청년 박태환이 아시아경기대회 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3개 대회 연속 3관왕에 도전한다.

박태환은 지난 21일 김천실내수영장에서 끝난 2014년 MBC배전국수영대회에서 의미 있는 기록들을 세웠다. 이 대회는 9월 19일 개막하는 제 17회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출전 국가 대표 선수 선발전을 겸했다. 대회가 열린 김천실내수영장은 수심이 1.35m여서 부력의 도움을 받기 어려웠다.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대회 등 국제 대회에서는 수심 2m 이상의 풀에서 경기한다. 출발대도 국제 대회에서는 '스타팅 블록'을 사용하지만 김천실내수영장은 일반 출발대였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서 날짜별 기록을 살펴본다.

[16일]자유형 200m에서 1분45초25의 시즌 세계 최고 기록을 세웠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대회에서 금메달을 딸 때 세운 한국 기록(1분44초80)에 0.45초 뒤진 기록이다. 올 시즌 최고 기록은 키메룬 맥보이(호주)의 1분45초46이었다. 하기노 고스케가 4월 10일 도쿄에서 열린 2014년 일본선수권대회 때 세운 1분45초89(세계 4위), 박태환의 라이벌 쑨양이 5월 12일 칭타오에서 열린 중국선수권대회 때 수립한 1분46초04(세계 5위)가 박태환의 뒤를 잇고 있다.

일본선수권대회에서 마쓰다 다케시가 1분46초98(세계 11위), 고보리 유키가 1분47초27(세계 16위)을 기록하는 등 선수층이 두꺼운 일본의 도전이 예상되지만 현재 페이스대로면 2006년 도하 대회 이후 박태환의 아시아경기대회 200m 3연속 금메달 가능성이 매우 높다. 쑨양의 컨디션과 관련해서는 400m에서 살펴본다.

[17일]개인혼영 200m 한국 기록을 새로 썼다. 2분00초31로 터치 패드를 찍어 2009년 당시 인천체고에 다니던 김민규가 제 5회 동아시아경기대회(홍콩)에서 세운 한국 기록(2분00초41)을 5년 만에 0.10초 앞당겼다. 박태환이 이 종목에 출전하는 바람에 오랜만에 개인혼영 순서인 ‘접배평자’를 기억했다.

개인 혼영은 물론 박태환의 주 종목이 아니다. 아주 이따금 이 종목에 출전했지만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대회는 물론, 아시아경기대회에서도 개인혼영에 출전한 적이 없다. 따라서 세계적인 수준과는 차이가 있다. 올 시즌 개인혼영 200m 최고 기록은 일본의 하기노 고스케가 갖고 기록한 1분55초38이다. 일본은 세토 다이야가 1분57초32(세계 2위), 후지모리 히로마사가 1분57초77(세계 4위) 등 20걸 안에 4명의 선수가 들어 있다. 중국은 왕슌이 1분57초99(세계 8위), 마오펠리안이 1분59초28(세계 14위)의 시즌 기록을 갖고 있다. 기록으로 보면 박태환이 이 종목에서 메달을 딸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2010년 광저우 대회 기록과 비교하면 동메달에 해당하기는 한다. 광저우 대회 3위 기록은 2분00초48(호리시타 유야)이었다. 마이클 펠프스는 2012년 런던 올림픽 이 종목에서 1분54초27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18일]주 종목인 400m에서 3분44초75를 찍었다. 올 시즌 이 종목 1위 기록은 데이비드 맥키온의 3분43초72다. 약 1초 차이다. 2위는 하기노 고스케의 3분43초90인데 일본선수권대회에서 수립했다. 3위가 박태환이다. 3분43초96으로 지난 2월 28일 호주 전지훈련 때 출전한 뉴사우스웨일스 스테이트 오픈 챔피언십에서 세운 기록이다. 쑨양은 3분45초12로 5위에 올라 있다. 중국선수권대회에서 작성했다. 2012년 런던 대회 때 3분40초14의 올림픽 신기록으로 우승할 때보다 5초 가까이 뒤진다. 지난해 바르셀로나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 기록인 3분41초59에도 3초 이상 모자란다.

이 종목에서 박태환의 메달 색깔은 쑨양이 인천 대회 개막까지 남은 기간 얼마나 컨디션을 끌어올리느냐에 달려 있다. 박태환과 하기노 고스케는 앞뒤 집이다. 런던 올림픽 400m와 1500m 금메달의 여세를 몰아 바르셀로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400m 800m 1500m 3관왕에 오른 쑨양은 지난해 11월 저장성 항저우에서 무면허 운전을 해 국가 대표 자격이 박탈됐고 지난 3월 징계가 풀리면서 대표팀 훈련에 복귀했다. 훈련량이 절대적으로 모자란 상태에서 2개월 뒤 중국선수권대회에 출전했다.

[19일]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대회에서 3관왕이 되는 데 결정타가 된 100m에서 48초68의 좋은 기록을 세웠다. 광저우 대회 챔피언 기록인 48초70보다 0.02초 앞서고 뉴사우스웨일스 스테이트 오픈 챔피언십에서 세운 한국 기록 48초42에 0.26초 뒤진다. 올 시즌 100m 1위는 호주의 제임스 마구느센(47초59)이다. 그런데 이 종목에서도 박태환에 앞서는 아시아 선수가 있다. 중국의 21살 신예 닝저타오다. 48초41로 세계 8위다. 박태환은 48초42로 세계 9위다. 닝저타오는 지난 1월 호주에서 이 기록을 작성했다.

인민해방군 소속인 닝저타오는 지난해 9월 8일 랴오닝성 선양에서 열린 제 12회 중국 전국체육대회(정식 이름 중화인민공화국전국운동회, 1959년 제 1회 대회가 베이징에서 열렸고 1975년 제 3회 대회부터 4년 주기로 열리고 있다. 인민해방군 선수들은 지역 대표가 아닌 별도의 팀으로 출전한다) 100m에서 48초27의 아시아 신기록을 세웠다. 닝저타오는 지난 6월 14일 스위스 테네로에서 열린 세계군인체육대회 100m에서는 48초46을 기록했다. 올 시즌 자신의 최고 기록인 48초41에 0.05초 뒤졌으나 49초82를 기록한 러시아의 에브게니 라구노프를 가볍게 제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닝저타오는 또 지난해 10월 톈진에서 열린 제 6회 동아시아경기대회에서는 자신이 한 달여 전에 세운 아시아 최고 기록인 48초27에 0.14초 뒤진 48초 41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닝저타오는 지난해부터 각종 국내외 대회에 잇따라 출전하며 꾸준히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어 박태환의 100m 2연속 우승에 강력한 경쟁자로 떠올랐다. 개인 최고 기록으로만 비교하면 닝저타오가 0.15초 앞선다.

박태환은 대회 마지막 날 열린 1500m에 출전하지 않았지만 인천 대회에서는 이 종목에도 출전할 전망이다. 그러나 금메달은 좀 어려워 보인다. 올 시즌 1500m 1위 기록은 팰트리니에리 그레고리오(이탈리아)가 갖고 있는 14분44초50이다. 3위는 야마모토 고헤이로 6월 19일 다츠미에서 열린 일본 오픈에서 세운 14분58초89다. 7위는 쑨양의 15분01초33이다. 쑨양은 런던 올림픽에서 14분31초02의 세계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 시즌 기록은 중국선수권대회에서 수립했는데 앞에 설명했듯이 훈련량이 절대적으로 모자랐다. 박태환은 11위다. 15분03초38로 호주 전지훈련 때 작성했다.

경영은 기록경기이긴 하지만 당일 컨디션이 육상경기보다 더 크게 작용한다. 박태환이 100m에서 닝저타오를 잡고 쑨양의 페이스 회복이 더디면 아시안게임 3개 대회 연속 3관왕이 꿈만은 아닌 듯하다.

더팩트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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