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주가 이번 시즌 전반기동안 3승을 거두며 KLPGA 절대강자로 올라설 준비를 마쳤다. / KLPGA 제공 |
[더팩트ㅣ임준형 기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반기 레이스가 시작된다. 전반기 12개 대회를 치른 KLPGA 투어에서는 김효주(19·롯데)의 강세가 도드라졌다. 김효주는 6월 기아자동차 제28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 우승을 시작으로 금호타이어 여자오픈, 한화금융 클래식 2014 등 굵직한 대회에서 승전고를 울렸다. KLPGA 여제의 탄생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최근 KLPGA 투어는 혼전 양상이다. 올 시즌 12개 대회에서 8명의 선수가 우승을 챙겼다. 압도적인 실력으로 우승을 손쉽게 챙기는 절대강자가 없다. 2승 이상을 거둔 선수는 2승의 백규정(19·CJ오쇼핑)과 3승을 거둔 김효주뿐이다.
하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KLPGA 투어에는 절대강자가 있었다.
신지애(26)가 그 주인공이다. 신지애는 2005년 SK엔크린 인비테이셔널에서 아마추어 자격으로 우승을 차지하면서 그해 프로로 전향했다. 2006년 태영배 제20회 한국여자오픈, PAVV 인비테이셔널, 2006 오리엔트 차이나 레이디스 오픈 우승으로 3승을 챙긴 신지애는 2007년을 자신의 시대로 만들었다.
신지애는 2006년부터 2008년까지 KLPGA 투어의 절대강자로 군림하면서 KLPGA 대상과 상금왕, 다승왕 등 대부분의 타이틀을 휩쓸었다. / KLPGA 제공 |
신지애는 2007년에만 9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연말에 열리는 2007 차이나 레이디스 오픈까지 포함하면 10승이다. 신지애는 2007년 한 시즌 최다 우승, 연간 최다 우승 기록을 작성했다. 2008년에도 기세는 이어졌다. 2008년 국내 우승 횟수는 8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비회원 자격으로 출전해 거둔 승수는 3승에 이른다. 신지애는 2008년 총 7억 6518만 4500원을 벌어 한 시즌 최다 획득 상금 기록을 작성했다. 이 기록은 올해 김효주에 의해 경신됐지만 당시 KLPGA 투어 총상금 규모가 28개 대회 103억 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신지애의 대단함이 새삼 느껴진다. 올 시즌 KLPGA 투어는 26개 대회, 155억 원 규모로 열리고 있다.
2008년 신지애의 활약도 대단했지만 서희경(28·하이트진로)의 활약도 훌륭했다. 서희경은 2008년에만 6승을 거두며 대활약했지만 신지애의 그늘에 가려져 2인자 신세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2009년 신지애가 LPGA 투어로 떠나자 곧 KLPGA 투어의 강자로 자리 잡았다. 2009년 거둔 승수는 5승. 2006년부터 2008년까지 KLPGA 대상, 상금왕, 다승왕 등을 신지애가 독식했지만 2009년에는 모두 서희경의 차지였다. 이후 서희경은 2010년 LPGA 투어 KIA 클래식 우승으로 LPGA 시드권을 획득했고 2011년 미국에 진출했다.
서희경과 유소연은 2009년 KLPGA 투어에 라이벌 구도를 형성해 많은 골프팬에게 보는 즐거움을 선사했다. / KLPGA 제공 |
서희경에게는 잊지 못할 라이벌이 있다. 2009년 자신과 함께 KLPGA 투어를 양분했던 유소연(24·하나금융그룹)이다. 유소연은 2009년 4승을 거두며 서희경과 시즌 마지막까지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공격적인 플레이가 장점인 유소연의 등장에 많은 골프팬이 열광했고 특히 동갑내기 최혜용과 연장 9홀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승을 차지한 2009년 두산 매치 플레이 챔피언십은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는 명승부다.
이후 KLPGA 투어에는 절대강자가 없었다. 선수들의 실력 상승과 실력의 평준화로 다승을 거둔 선수들이 많지 않았다. 김하늘(2011년 3승), 양제윤(2012년 2승), 김자영2(2012년 3승), 장하나(2013년 3승), 김세영(2013년 3승) 등이 꾸준히 승수를 쌓았지만 신지애-서희경-유소연이 보여준 절대강자의 아우라에는 다소 부족했다.
KLPGA 투어 절대강자에 김효주가 도전장을 던졌다. 전반기 12개 대회 중 벌써 3승을 챙겼다. 8월부터 남아있는 대회는 15개(한일골프대항전 제외)다. 이 기세라는 시즌 6승 이상도 가능한 상황이다.
이미 신지애의 기록을 경신하기 시작했다. 지난 한화금융클래식 2014 우승으로 시즌 총상금 7억 7017만 3351원을 기록한 김효주는 지난 2008년 신지애가 기록한 한 시즌 최다 상금 기록을 뛰어넘었다.
김효주의 KLPGA 절대강자를 향한 도전은 오는 8일부터 사흘간 인터불고 경산 컨트리클럽에서 열리는 제1회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에서 시작된다. 마음도 굳게 먹었다. 김효주는 "최근 전반적으로 감이 좋다"며 "지난해와 기술적으로 차이점을 느낄 수 없지만 신인이라는 타이틀을 떼고 나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어디서 경기하던 똑바로 치면 된다고 생각한다. 샷이나 퍼트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고 이번 도전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무한한 자신감으로 무장한 김효주는 신지애-서희경-유소연으로 이어진 KLPGA 절대강자의 바통을 이어받을 가능성을 활짝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