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의 눈] '김원중 사태'로 드러난 상무의 '군기 문란'
입력: 2014.08.07 06:00 / 수정: 2014.08.08 08:43

지난 3월 김연아의 남자 김원중이 소속팀 상무의 아이스하키 경기가 끝난 후 길거리에서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 목동=이효균 기자
지난 3월 '김연아의 남자' 김원중이 소속팀 상무의 아이스하키 경기가 끝난 후 길거리에서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 목동=이효균 기자



[더팩트ㅣ박상혁 기자] '군기 빠진 불사조!'

국군체육부대(이하 상무) 소속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김원중(30)이 숙소를 무단 이탈해 교통사고를 당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국방부는 6일 설명 자료에서 '김원중이 동료 선수 2명과 지난 6월 27일 차를 타고 합숙소로 복귀하다 신호를 위반한 차와 충돌했다'고 전했다. 군인 신분으로 숙소를 무단 이탈한 점, 그리고 곧바로 보고를 하지 않은 점 등이 밝혀져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

체육특기병들이 모이는 상무의 '군기 문란 행동'은 그 동안 꾸준히 논란이 됐다.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일종의 '특권의식'을 가지며 군인으로서 지켜야 할 기본적인 부분들을 어겨 문제를 일으켰다. 지난 3월 김연아와 열애 사실이 알려져 화제를 모았던 김원중과 상무 아이스하키 팀도 예외가 아니었다. <더팩트>의 현장 취재 결과, 선수들은 일반 병사들과 달리 군기 빠진 행동을 계속해서 보였다. 길거리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입수 보행 하면서 전화 통화까지 자연스럽게 했고, 개인 자동차를 타고 외부로 이동하기도 했다. 일반 병사들은 입수 보행과 핸드폰 사용, 개인 차량 보유를 할 수 없지만 상무 소속의 선수들은 달랐다. 이뿐만이 아니다. 부대 내에서 간부를 봐도 경례를 하지 않고, 점호 시간인 오후 10시를 넘어 외부 편의점에 물건을 사러 다니는 행동들도 포착됐다. 기본적인 군기가 전혀 잡혀있지 않고, 무단 이탈 가능성을 수시로 내비쳤다.

김원중(왼쪽)이 늦은 시간에 친구들을 만나 시간을 보내고 있다. / 목동=이효균 기자
김원중(왼쪽)이 늦은 시간에 친구들을 만나 시간을 보내고 있다. / 목동=이효균 기자

상무는 일반 군부대와 성격이 다르다. 국방부 산하의 부대긴 하지만, 일반 현역병이 아닌 체육 특기를 가진 병사들이 입대하는 곳이 바로 상무다. 운동 선수인 부대원들이 평소에도 경기력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 병사와 다른 시스템 속에서 운영될 수밖에 없다. 부대 안에서 훈련을 할 수 있는 종목이 있고, 부득이하게 부대를 벗어나야 하는 종목도 있다. 각종 훈련과 대회 참가때문에 상무 선수들의 외부 출입은 일반 병사보다 자유롭다. 부상에 따른 치료와 재활이라는 명목이 붙으면 외부 출입이 더욱 쉬워진다.

통제 범위가 부대 밖으로 확장되기 때문에 더욱 강한 군기가 요구되는 곳이 상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다. 평소 선후배 관계가 엄한 운동 선수들이 모여 관리가 잘 된다는 것도 옛말이다. 스타의식에 젖어 있는 선수들이 군인 신분을 망각한 행동들을 잇따라 펼치면서 통제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6월 '마사지 파문'을 일으켰던 연예병사들 못지 않게 상무 선수들의 군기가 완전히 빠졌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교통사고를 당한 김원중 일행은 지난 6월 16일부터 외부 합숙소에서 생활하다가 6월 27일 민간인 감독에게 "탄산음료를 사오겠다"며 허락을 받아 외출했다. 일반 병사라면 외출 자체가 이뤄질 수 없어 '특권 논란'이 고개를 들었다. 더 큰 문제는 김원중 일행이 거짓말을 한 뒤 엉뚱한 행동을 하다 사고를 당했다는 점이다. 김원중 일행은 차를 타고 숙소에서 약 3km 떨어진 마시지 업소에서 2시간 동안 마사지를 받고 합숙소로 복귀하다 교통사고를 당했다. 군복무 중인 현역병이 휴가가 아닌 상황에서 숙소에서 멀리 떨어져 개인적인 행동을 한 부분은 군법을 어긴 범죄다. '무거운 처벌'을 받아 마땅하다.

김원중이 이동 중에 휴대 전화를 이용해 계속해서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목동=이효균 기자
김원중이 이동 중에 휴대 전화를 이용해 계속해서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목동=이효균 기자

국군체육부대는 엄연히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곳이다. 국군체육부대원들은 나라를 지키는 군인을 대표하는 운동 선수라는 의미로 가슴에 '국군대표선수'라는 명찰을 차고 다닌다. 한국의 군인들을 대표해 국내외 대회에 나가 '필승불패'의 정신으로 경기에 나서는 그들은 '불사조'라고도 불린다. 하지만 거짓말을 하고, 몰래 외부로 빠져나가서 마사지를 받고, 휴대폰을 사용하며 개인적인 시간을 즐기는 '군기 빠진 불사조'를 향해 누가 응원을 보내겠는가. 지난 3월 <더팩트>의 카메라에 잡혔던 상무 아이스하키 팀의 돌출 행동들은 국군체육부대 군기 문란의 단면이었고, 결국 '김원중 사태'로 표면화 됐다.

이번 '김원중 사태'에 대해서 '터질 것이 터졌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 동안 상무 소속의 선수들이 군인답지 않은 행동을 많이 보여 구설에 올랐지만, 그에 대한 징계와 처벌 등이 전혀 이뤄지지 않아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이 많다. 현역병으로 전역한 대학생 이모(24) 씨는 "현역병들은 휴가 나와서도 군법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지 않기 위해 조심한다. 부대 내에서 군기 문란과 관련된 교육을 꾸준히 받는다"며 "상무 선수들의 돌출 행동은 현역병들이 상상조차 못 할 일이다. 그들도 운동 선수기 전에 군인 신분인데 지나치게 특권의식에 빠져 있고, 잘못된 부분들이 개선되지 않아 체육특기병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라고 체육특기병의 태도와 관리에 문제가 많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한편, 김원중은 지난 3월 김연아와 열애 사실이 밝혀져 엄청난 관심을 끌었다. 김연아와 같은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안양 한라에서 활동하며 국가대표에 발탁됐다. 뛰어난 실력과 잘생긴 외모로 아이스하키 팬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jumper@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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