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스 11] 아사다 마오의 점수가 '세계신기록'이 아닌 이유
입력: 2014.03.28 16:39 / 수정: 2014.08.26 09:02



'저건 골이 맞을까?', '그 선수의 유니폼엔 어떤 비밀이?'

스포츠 경기를 보다 보면 갖가지 궁금증이 들게 마련이죠. 축구의 오프사이드 반칙 논란부터 야구의 일명 '마구'로 불리는 너클볼의 세계까지. 별 거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확실하게 설명하기엔 애매한 정보들이 종목마다 넘쳐 납니다. 그래서 < 더팩트 > 이 나섰습니다. 독자들이 매우 궁금해 하는 '가려운 부분'들을 시원하게 긁어 줘 무릎을 탁 치게 만들 '궁금타(打)! 스포츠(이하 궁금스)'가 성심성의껏 고민을 해결해 드립니다. 스포츠와 관련된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주저하지 말고 기사 하단에 기재된 메일로 보내 주세요. 스포츠와 관련된 독자들의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꿔 줄 '궁금스'는 종목도, 엉뚱한 질문도 가리지 않고 언제든 환영합니다! < 편집자 주 >

[신원엽 기자] 요즘 '신기록'이라는 말이 지나치게 자주 들립니다. '기존의 기록보다 뛰어난 새로운 기록'이라는 뜻을 가진 이 단어가 '편파 판정 탓에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등의 얘기를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신기록'이 아닌데, '신기록'이라는 단어를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는 일부 팬과 언론의 습관을 바로잡기 위해 '궁금스' 수첩을 꺼내기로 했습니다.

27일, 많은 언론은 이날 일본 사이타마 슈퍼아레나에서 열린 2014 국제빙상경기연맹 세계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42.81점과 예술점수(PCS) 35.85점을 더해 합계 78.66점으로 1위에 오른 아사다 마오(24·일본)가 '세계신기록'을 세웠다고 앞다퉈 보도했습니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피겨 여왕' 김연아가 세운 78.50점(TEC 44.70점, PCS 33.80점)을 뛰어넘어 여자 싱글 사상 최고의 점수를 적어 냈다면서, 아사다가 4년 만에 '세계신기록'을 작성했다고 대부분 쏟아냈습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이날 아사다는 '세계신기록'을 세우지 않았습니다.

아사다의 연기를 폄하하는 게 아닙니다. '안방 퍼 주기' 논란을 꺼내려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아사다의 높은 점수를 '세계신기록'이 아닌 '세계 최고기록' 또는 '세계 최고점'으로 표기해야 하는 건, 스포츠 종목에서 중요한 문제일 수 있습니다. '세계신기록'과 '세계 최고기록'은 혼용해서 쓰이는 경우가 많지만, 이 두 용어는 분명 구분해서 사용해야 옳습니다.

'세계신기록'은 동일한 조건에서 기록 경쟁을 하는 종목에서 작성됩니다. 육상의 트랙-필드 종목과 수영, 양궁 등이 바로 이 예입니다. 반면, '세계 최고기록'은 같은 조건에서 경쟁이 이뤄지지 않은 경우를 비롯해 심판의 주권적인 판단에 따라 승부가 갈리는 종목에서 세워집니다. 신기록의 의미인 '새로운 기록'이지만, '기존의 기록보다 뛰어난'이라는 그 전제에 부합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각 대회 환경이 다르기에 '과거와 현재'에서 공정하게 나눈 '기록 경쟁'으로 보지 않는 것이죠. 피겨스케이팅과 같이 심판의 구성과 판단에 따라 순위가 가려지는 리듬체조와 대회 때마다 코스가 달라지는 봅슬레이 종목 역시 '세계 최고기록'으로 성적을 남깁니다. 코스도 서로 다르고 기후 조건도 달라 신기록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 마라톤도 대표적인 '세계 최고기록 군'입니다.

아사다는 피겨 여자 싱글 쇼트에서 '세계 최고기록'을 경신했습니다.

wannabe2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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