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스 7] 멀티 플레이어 뜬다! 올림픽 '투잡' 성공사례는?
입력: 2014.02.17 16:06 / 수정: 2014.08.26 08:59
한 대회에서 두 종목(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에 모두 출전한 역대 첫 선수인 네덜란드의 요리엔 테르 모르스가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5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 BBC 보도 캡처
한 대회에서 두 종목(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에 모두 출전한 역대 첫 선수인 네덜란드의 요리엔 테르 모르스가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5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 BBC 보도 캡처

'저건 골이 맞을까?', '그 선수의 유니폼엔 어떤 비밀이?'

스포츠 경기를 보다 보면 갖가지 궁금증이 들게 마련이죠. 축구의 오프사이드 반칙 논란부터 야구의 일명 '마구'로 불리는 너클볼의 세계까지. 별 거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확실하게 설명하기엔 애매한 정보들이 종목마다 넘쳐 납니다. 그래서 < 더팩트 > 이 나섰습니다. 독자들이 매우 궁금해 하는 '가려운 부분'들을 시원하게 긁어 줘 무릎을 탁 치게 만들 '궁금타(打)! 스포츠(이하 궁금스)'가 성심성의껏 고민을 해결해 드립니다. 스포츠와 관련된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주저하지 말고 기사 하단에 기재된 메일로 보내 주세요. 스포츠와 관련된 독자들의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꿔 줄 '궁금스'는 종목도, 엉뚱한 질문도 가리지 않고 언제든 환영합니다! < 편집자 주 >

[유성현 기자]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 이색 '여성 철인'이 등장했습니다. 주인공은 네덜란드의 요리엔 테르 모르스(25)입니다. 그는 16일(이하 한국 시각) 러시아 소치 아들레르 아레나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500m에서 1분53초51을 기록하며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습니다. 당당히 올림픽 신기록까지 세우며 영광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죠.

테르 모르스가 더욱 놀라운 건 그의 출전 종목이 스피드스케이팅 뿐만이 아니라는 점인데요. 이번 대회에서는 무려 6경기나 출전합니다. 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에서 여자 500m, 1000m, 1500m, 3000m 계주에 나서고, 스피드스케이팅에선 1500m와 팀추월 대표로 발탁됐죠. 두 종목을 넘나들며 활약을 펼친 끝에 누구보다 값진 금메달을 거머쥐게 됐네요. 이번 대회에서 가장 바쁜 선수로 나선 보람이 있는 듯합니다.

어떻게 이런 '멀티 플레이'를 하게 된 될까요. 사실 테르 모르스의 주종목은 쇼트트랙입니다. 그는 더 쇼트트랙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스피드스케이팅 연습을 시작했습니다. 기량이 늘어나는 것을 확인한 태르 모르스는 스피드스케이팅에도 욕심을 부렸죠. 하지만 그는 쇼트트랙 500m 6위, 1500m 4위, 그리고 3000m 계주에선 예선 탈락이라는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습니다. 절치부심한 테르 모르스는 마침내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일을 내며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네요.

테르 모르스처럼 한 대회에서 두 종목에 나서는 일은 크게 드뭅니다. 4년 전 밴쿠버 대회 때 하랄드 실로프(라트비아)가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에 모두 출전했지만 메달권과는 거리가 있었죠. 다만 대회마다 출전 종목이 다른 경우는 종종 있습니다. 이러한 케이스는 역시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주로 나오는데요. 곡선 주로에서 예리한 코너워크를 쓰는 쇼트트랙 선수가 힘과 체력을 충분히 다진다면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가 쇼트트랙으로 전향하긴 쉽지 않습니다. 몸집이 상대적으로 크고, 힘보다는 기술적인 레이스가 필요한 쇼트트랙에 적응하기가 어렵기 때문이죠.

대표적인 예가 4년 전 밴쿠버 대회 때 스피드스케이팅 5000m 은메달, 1만m 금메달을 딴 이승훈(26·대한항공)입니다. 이승훈은 2009년까지 쇼트트랙 선수로 활약했으나 이후 스피드스케이팅으로 무대를 옮겨 본격적으로 기량에 꽃을 피웠죠. 장점인 코너워크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세워 큰 대회를 앞두고는 쇼트트랙 훈련을 병행해 왔습니다. 그런가 하면 밴쿠버 대회 때 쇼트트랙 2관왕에 오른 이정수도 이번 대회를 앞두고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했지만 대표로는 선발되지 못했습니다.

올림픽 무대에서 선수의 출전 종목 수 제한은 없습니다. 하지만 여러 종목에 동시에 출전하는 선수가 드문 건 대부분의 선수들이 한 종목에 집중해서 기량을 쌓기 때문입니다. 재능이 다방면으로 뛰어나지 않는 이상, 시간을 쪼개 여러 종목을 준비하더라도 대표팀 선발의 문턱을 넘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각 종목마다 요구되는 능력이 다르기 때문에 그 시간에 하나의 종목에 선택과 집중을 해 세계 정상을 노리는 것이 대부분인 것이죠.

물론 정말 특이한 경우도 있습니다. 동계올림픽과 하계올림픽에서 모두 금메달을 딴 선수도 올림픽 역사에 분명히 존재합니다. 주인공은 미국의 에드워드 이건으로, 1920년 벨기에 안트베르펜에서 열린 하계올림픽 복싱 라이트헤비급 금메달을 거머쥔 선수죠. 그는 1932년 미국 레이스플래시드에서 열린 동계올림픽에서도 봅슬레이 4인승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종목의 특성 자체가 전혀 다른 동·하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가져갔으니 '진정한 멀티형 선수'라 불리기에 손색이 없겠네요.

이밖에도 독일의 여성 스포츠 스타인 크리스타 루딩은 1988년에 열린 동·하계올림픽에서 모두 메달을 목에 건 놀라운 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는 캘거리 동계올림픽에서 스피드스케이팅 1000m 금메달, 500m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단 7개월 뒤 서울에서 열린 하계올림픽에서는 사이클 1000m 스프린트에서 은메달을 차지했습니다. 루딩의 기록은 1994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과 1996년 애틀랜타 하계올림픽이 2년 주기로 엇갈려 열리면서 유일무이한 기록으로 남게 됐습니다.

yshal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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