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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인사동에 있는 30년 전통의 떡국집에서 만난 '코리안 좀비' 정찬성 / 문병희 기자 |
[신원엽 기자] 민족 대명절 설이 돌아왔다. 지난해 12월 세계 최대 격투기 대회인 UFC에서 페더급 랭킹 4위 마크 호미닉(29·캐나다)을 경기 시작 7초 만에 누르며 일약 스타덤에 오른 '코리안 좀비' 정찬성 (25·코리안탑팀)은 설레는 마음으로 대구에 있는 부모님과 친인척을 찾았다. 지난 설에는 훈련하느라 부모님을 찾아뵙지 못했다던 그는 귀성길에 오르기 전인 20일 <더팩트>과 서울 인사동에 있는 한 떡국집에서 만났다. 안국역 6번 출구에서부터 인사동 골목에 있는 떡국집으로 이동하는 도중 자신을 알아본 팬들이 아직은 어색하다며 웃어 보인 그는 떡만두국 한 그릇을 맛있게 비우며 '금의환향'을 앞둔 심정을 꺼내 놨다.
- 오랜만이다. 떡국 집으로 오는 길에 팬들이 많이 알아봤는데 인기를 실감하는가.
한국에서 나를 알아보는 팬들은 거의 없다. 이곳까지 오는 지하철 안에서도 아무도 몰라봤다. 여기서 나를 알아본 팬들이야 기자님이 미리 섭외해 놓은 것 아닌가?(웃음) 캐나다에 다녀온 뒤 인터뷰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우리가 만난 지 한 달이 됐다. 시간 참 빠르다. 그때만큼은 아니지만 요즘에도 하루에 한 번씩은 인터뷰를 하는 등 바쁘게 보내고 있다. 최근 운동도 다시 시작해 서서히 몸을 만들고 있는 중이다.
- '7초 신화' 작성 후 처음 집에 내려갔을 때 부모님이 많이 좋아하셨겠다.
당시 일주일정도 집에 내려갔다가 왔다. 이번 경기 끝나고는 부모님께서 특히 좋아하시더라. 항상 경기를 보시는데, 이번에는 상대 선수에게 한 대도 맞지 않았다며 좋다고 하셨다. 내가 평소에는 엄청 많이 맞거나, 기절하지 않았는가.(웃음) 엄마는 이제 방송에 내가 출연하면 '우리 아들 TV에 나온다'고 동네 여기저기에 알리신다.
- 이번 설에 내려가는 기분은 어떤가. 말 그대로 금의환향인데.
평범한 집안에서 정말 확 떴다. 모두들 신기해하시는 것 같다. 이번에는 잘 모르는 친척들까지 전부 모인다고 하더라. 엄마가 이번에는 무조건 내려와야 한다며 엄포를 놓으셨다. 안 내려가면 큰 일 날 것 같은 분위기다.(웃음) 사실 부담도 되고 걱정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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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찬성은 기자와 떡만두국을 맛있게 먹으며 다가오는 설과 관련된 이야기를 풀어 놨다. |
- 부모님께 드릴 설 선물은 준비했나.
특별히 준비한 건 없다. 지난번 집에 찾아 갔을 때 부모님께 옷 한 벌씩 해드렸다. 아마 처음으로 제대로 된 선물 했었던 것 같다. 진작 해드렸어야 했는데…. 엄마가 내색은 안 하셨지만 뿌듯해하시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현금 1천만 원을 멋지게 드리고 싶은데, 아직 돈을 더 벌어야 할 것 같다. 앞으로 더 열심히 운동해서 큰 거 한방 시원하게 선물할 생각이다. 현금이 가장 좋을 것 같고 자동차도 고민 중이다.
- 그래도 이번 설 선물 안하시면 서운해 하시지 않겠나.
잘 모르겠다. 아직 나이가 어려서 그런지 항상 빈손으로 가서 특별하게 선물을 사는 것도 어색하다. 어떤 것을 사야할 지도 모르겠고, 안하던 것을 하려는 게 쑥스럽다. 설 끝나고 하루 이틀 더 머문 뒤 서울에 올 예정인데, 그 때 식사 대접이라도 할 생각이다.
- 조카 및 사촌동생들에게 용돈도 주고 그러는가.
어느새 동생들에게 용돈을 주는 것을 고민할 나이가 된 것 같다. 중학생인 이종 사촌 2명이 있는데 지난번에 만났을 때 20만원씩 줘서 부담이다.(웃음) 올해 더 많이 줘야 할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애들이 착하고 공부도 잘해서 용돈을 주는 마음이 뿌듯하고 참 좋다. 용돈이 필요할 나이 아니겠는가. 생각해보니 올 해 용돈을 더 주진 못하겠고, 지난번과 똑같이 20만원씩 줄 생각이다. 세배 하지 않겠나.(웃음)
- 설날엔 주로 뭐하고 보냈나.
계속 누워 있다가 일어나서 밥 먹고 이야기 하다가 다시 또다시 눕는다. 보통 설에 집에 내려가면 잠을 15시간씩 자는 것 같다.(웃음) 특별히 하는 것은 없고 아침에 차례 지낸 뒤 가족들과 이야기하고 잘하지는 않지만 윷놀이도 가끔 한 번씩 한다. 이번 설에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 명절 음식을 만드는 것을 돕는 등 엄마를 돕지는 않는다. 이미 다 해놓으셨을 거다.(웃음) 명절 음식은 가리지 않고 다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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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떡만두국을 먹는 내내 즐겁게 이야기한 정찬성은 금의환향해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들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
- 결혼 일찍 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안다. 집에 데려가고 싶은 여자 연예인을 꼽아 본다면.
결혼 진짜 일찍 하고 싶다. 내조 잘하는 여자가 내 이상형이다. 소녀시대 멤버인 제시카면 정말 좋겠다. 약간 도도하면서도 웃을 때는 한 없이 따뜻해 보이는….(웃음) 외모가 딱 내 이상형이다.
- 이제 설 연휴가 끝나고 올라오면 본격적으로 운동하는가. 페더급 최강자 조제 알도와 대전에 팬들의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알도와 경기한다는 것은 당연히 좋은 일이다. 알도는 모든 면에서 완벽한 선수다. 항상 어떻게 이길지 고민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당장은 성사가 되지 않을 것 같고 한 번 더 다른 선수와 경기를 치른 뒤 알도와 타이틀샷이 잡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번 경기는 정말 중요하다. 설 지나고 2월부터 정신없이 훈련에 돌입할 예정이다.
- 마지막으로 더팩트 독자들께 한 마디 한다면.
떡국 한 그릇을 먹으면서 이제 한 살을 더 먹게 됐다. 아직 실감은 나지 않는다. 여전히 22살인 것 같다.(웃음) 여러분들도 떡국 맛있게 드시고 새해 복 많으시고 항상 행복하시길 바란다.
<글 = 신원엽 기자, 사진 = 문병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