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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제골에 환호하는 파비우 <출처 - 맨유 홈페이지> |
[ 김용일 기자] 박지성(30·맨유)의 복귀는 무산됐지만 퍼거슨의 흥미로운 지략이 돋보인 경기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숙적' 아스널을 꺾고 FA컵 준결승에 진출했다.
맨유는 13일 새벽(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소재 올드 트라포트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0~2011시즌 잉글리시 FA컵 8강전 아스널과의 경기에서 전반 28분 파비우의 선제골과 후반 4분 웨인 루니의 추가골을 묶어 2-0 쾌승을 거뒀다.
지난 리버풀과의 리그 경기에서 나니의 부상으로 공격 자원에 고민을 안고 있던 퍼거슨 감독은 이날 파비우-하파엘 두 쌍둥이 형제를 좌우 측면 공격수로 내놓는 깜짝 선발 명단을 선보였다. 두 선수의 공격적인 성향과 재능을 신뢰한 흥미로운 구상이었다. 그리고 이는 제대로 맞아 떨어졌다. 맨유가 터뜨린 이날 2골에 완벽하게 기여했다.
반면 아스널은 보름 사이에 칼링컵과 챔피언스리그를 모두 놓친 후유증이 결국 맨유전 패배로 이어지며 최악의 흐름을 보였다.
경기 초반 양 팀은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자칫 슬럼프 위기에 놓일 수 있었던 아스널은 맨유전 승리가 절실했다. 이에 주전들의 줄부상으로 전력 공백이 생긴 맨유 중원에 우위를 점하며 초반 분위기를 주도했다.
반면 맨유는 오셔가 투입된 중원이 안정감을 찾지 못하며 최전방 루니와 에르난데스에게 양질의 패스가 이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파비우와 하파엘 ‘쌍둥이 형제’의 빠른 스피드를 필두로 공격을 풀어나갔다. 그러자 아스널은 높은 볼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영양가있는 모습을 점차 잃게됐다.
결국 선제골은 전반 28분, '쌍둥이 형' 파비우의 발끝에서 터졌다. 에르난데스가 루니의 크로스를 헤딩 슛으로 연결했다. 그리고 아스널의 수문장 알무니아가 이를 막아내자 파비우가 쇄도하며 가볍게 툭 차넣어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들어서도 양 팀은 빠른 공격 전개를 보였다. 그리고 후반 시작 4분만에 맨유가 추가골을 터뜨렸다. 이번에는 '동생'이 맞장구를 쳤다. 하파엘의 땅볼 크로스를 아스널 수비수 주루가 넘어지며 걷어내자, 루니가 절묘한 헤딩슛으로 연결했다.
이후 맨유는 아스널의 반격에 비디치와 스몰링으로 구성된 중앙 수비를 필두로 끈끈한 방어를 선보였다. 그리고 최전방과 미드필드간의 안정적인 간격과 공수 조율로 전체적인 경기를 장악했다.
하지만 아스널은 수 차례 패스미스를 남발하는 등 흔들리는 모습을 노출했다. 또한 로시츠키, 코시엘리 등의 결정적인 슈팅도 판데르 사르의 완벽한 선방에 가로막혔다.
아스널은 교체카드를 이미 다 소진한 후반 36분, 수비 상황에서 주루가 사냐와 부딪혀 부상으로 아웃돼 10명으로 싸우는 불운까지 겹치며 힘겨운 사투를 벌였다.
결국 맨유는 이에 침착하게 대응하며 끝까지 기회를 헌납하지 않았다. 2-0 승리. 맨유의 준결승 진출이 확정됐다.
한편, 지난해 9월 부상을 입어 재활에 몰두했던 안토니오 발렌시아는 이날 경기에서 복귀전을 치렀다. 박지성은 차주 볼턴과의 리그 경기에서 이청용과의 맞대결을 통해 복귀가 점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