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애스턴 빌라 전 선발 85분 활약...맨유는 2-2 무승부
[ 이연우 기자] ‘맨유의 심장’으로 거듭나고 있는 박지성(29)이 그라운드에서 애스턴 빌라 선수들과 대치하는 보기 드문 장면을 연출했다.
박지성은 13일 오후(한국시간) 영국 버밍엄 빌라 파크서 벌어진 애스턴 빌라와의 2010~2011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3라운드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왼쪽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 87분간 활약하며 극적인 2-2 무승부에 기여했다. 맨유는 0-2로 뒤지다가 후반 36분과 40분 잇따라 마케다와 비디치가 골을 성공시키며 6승 7무로 리그 13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벌였다.
4경기 연속 리그 경기에 선발 출장하며 맨유의 ‘완전 주전’으로 자리매김을 한 박지성은 이날 경기에서 전반 36분 ‘절친’ 에브라가 페널티 아크 정면에서 부상으로 쓰러져 있는 가운데 맨유 선수들과 애스턴 빌라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격렬한 말싸움을 벌이자 물러서지 않고 적극적으로 말싸움 대치에 가담했다.
에브라의 부상을 염려한 에르난데스가 터치라인 왼쪽에서 주심의 ‘볼 데드’를 기다리고 있는 사이, 상대 수비수 루크 영이 볼을 빼앗으려고 하자 비신사적 행위하며 말다툼을 벌였다. 여기에 대런 플레처가 가세하며 분위기가 과열되자 박지성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애스턴 빌라 선수들과 맞서는 진풍경을 보였다. 그라운드에서는 좀처럼 화를 내지 않는 박지성이 의외로 격한 감정을 드러낸 장면이었다.
이날 경기는 빌라 파크 홈경기에서 맨유를 상대로 한 ‘무승 징크스’를 떨쳐버리려는 애스턴 빌라 선수들의 강한 의지로 경기는 초반부터 격렬한 양상을 보였다. 애스턴 빌라는 지난 시즌 맨유와의 맞대결에서 1승1무로 우위를 보였지만 지난 95년 이후 단 한 번도 빌라 파크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더구나 18차례의 빌라 파크 홈경기에서만 맨유에 2승 5무 11패의 부진을 보여 반드시 이겨야겠다는 투지가 강하게 작용했다.
실제로 전반은 애스턴 빌라의 우세로 진행됐다. 볼 점유율에선 55-45% 정도로 앞섰으며 코너킥도 6-0으로 우위를 기록했다. 주포 아그본리허가 스트라이커로 복귀하고 다우닝과 애슐리 영의 빠른 공격력을 앞세워 집요하게 맨유 수비진을 괴롭혔다. 후반 21분에는 콜린스의 헤딩슛이 크로스를 맞고 나오는 불운을 겪었다.
애스턴 빌라는 후반 27분 애슐리 영의 페널티킥 성공으로 앞서나갔다. 애슐리 영이 골에어리어 정면으로 쇄도하는 순간 웨스 브라운이 뒤에서 밀어 주심 마이크 딘이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1-0으로 앞선 애스턴 빌라는 후반 31분 애슐리 영~다우닝~알브링턴으로 이어진 환상적 플레이로 추가골을 뽑아냈다. 애슐리 영이 미드필드부터 왼쪽 터치라인을 치고 들어간 뒤 돌아 들어가는 다우닝에게 전진패스를 넣어주자 다우닝이 오른쪽의 알브링턴에게 연결, 알브링턴이 2-0 추가골을 낚았다.
맨유는 최전방의 베르바토프가 여전히 부진을 보인 가운데 중앙 미드필더인 대런 플레처와 마이클 캐릭이 볼 피딩을 제대로 못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박지성이 왼쪽에서 중앙으로 이동하며 ‘플레이 메이커’ 역할을 했으며 자주 크로스를 날렸으나 슈팅으로 연결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박지성은 전반 18분 에르난데스와의 2대1패스로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날렸으나 동료에게 연결되지 못해 빛이 바랬다. 박지성은 전반 21분과 31분 상대의 파울을 끌어내고, 전반에만 두세차례 미드필드에서 상대 공격을 차단하는 등 부상으로 제컨디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맨유 공격진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박지성은 0-1로 뒤진 후반 28분 퍼거슨 감독의 신뢰를 다시한번 확인했다. 경기흐름을 바꾸기 위해 퍼거슨 감독은 투톱인 베르바토프와 에르난데스를 빼고 마케다와 오베르탕을 교체 투입했다. 후반부터 나니와 위치를 바꾼 박지성은 오른쪽에서 계속 찬스를 열기 위해 노력했다. 박지성은 비디치의 2-2 동점골이 터진 후 수비수 스몰링과 교체됐다.
맨유는 후반 36분 페널티에어리어 정면에서 플레처의 힐패스를 마케다가 오른발 슛으로 연결, 2-1 추격골을 낚으며 막판 반전에 불을 당겼다. 후반 40분에는 나니가 왼쪽에서 수비수 두 명을 제치고 날린 크로스를 골에어리어 오른쪽에서 비디치가 헤딩슛으로 연결, 왼쪽 골문을 뚫었다. 2-2 동점. 0-2로 뒤지다가 후반 종료 직전 4분만에 두 골을 몰아 넣는 저력을 발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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