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2024~2025 프랑스 리그1 9라운드 마르세유 0-3 PSG
이강인 선발, 전반 29분 자책골 유도...제로톱 전술의 '가짜 9번' 활약
PSG 이강인(가운데)이 28일 벌어진 마르세유와 2024~2025 리그1 9라운드 원정경기 전반 7분 주앙 네베스의 골이 터지자 기뻐하고 있다./마르세유=AP.뉴시스 |
[더팩트 | 박순규 기자]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의 '가짜 9번'이 '르 클라시크'에서 제대로 통했다. 이강인의 대시를 막으려던 수비수가 무리하게 볼을 걷어내려다 실수하며 자책골을 기록했다. 갖가지 비난에도 불구하고 이강인을 '가짜 9번'으로 기용한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용병술은 전반에만 3골을 끌어내며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파리 생제르맹(PSG)의 '가짜 9번' 이강인은 28일 오전 4시 45분(한국시간) 프랑스 마르세유의 오렌지 벨로드롬에서 열린 올랭피크 드 마르세유와 2024~2025 프랑스 리그1 9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전반 29분 상대 수비수 레오나르도 발레르디의 자책골을 유도하는 플레이로 3-0 승리에 기여했다.
이강인은 후반 22분 브래들리 바르콜라와 워렌 라이르-에메리가 빠지고 데지레 두에와 파비안 루이스가 교체 투입된 이후 오른쪽 윙포워드로 뛰다 후반 33분 세니 마율루와 교체됐다. 이강인은 78분 동안 56차례의 볼 터치를 통해 기회 창출 1회와 패스 성공률 96%(46/48)를 기록했다.
PSG는 프랑스 최고 더비로 꼽히는 마르세유와 '르 클라시크(Le Classique)'에서 전반 7분 주앙 네베스의 선제골과 29분 상대 수비수 발레르디의 자책골, 40분 브래들리 바르콜라의 연속골에 힘입어 3-0 완승을 거뒀다. PSG는 7승 2무(승점 23점)로 유일한 무패 1위를 달리며 승점 3점 차로 뒤를 쫓던 3위 마르세유의 추격을 따돌렸다. 마르세유는 5승 2무 2패(승점 17점)를 기록했다.
전반 7분 PSG의 선제골을 기록한 주앙 네베스(왼쪽)./마르세유=AP.뉴시스 |
승부는 전반 20분 마르세유 미드필더 아민 하릿이 퇴장을 당하면서 급격하게 PSG로 기울기 시작했다. PSG의 마르퀴뇨스를 상대하던 하릿이 가슴을 걷어차 다이렉트 레드 카드를 받았다. 전반 7분 만에 네베스의 선제골로 앞서가던 PSG는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압도적 경기를 펼쳤다.
29분에는 아치라프 하키미가 이강인을 보고 건넨 패스가 두 번째 골로 이어졌다. 하키미의 패스는 중앙에서 골문을 향하던 이강인보다 앞쪽으로 흘러 마르세유 골키퍼 룰리가 손쉽게 잡는 듯했으나 수비수 발레르디가 끼어들어 무리하게 발을 뻗어 걷어내려다 자책골을 기록하고 말았다. 이강인의 대시를 견제하려다 실수를 저질렀다.
이강인은 선제골 과정에서도 역할을 했다. 바르콜라의 침투패스를 받은 멘데스가 왼쪽에서 날린 슛이 골키퍼 펀칭에 막혔다. 공격에 가담한 주앙 네베스가 세컨드 볼을 잡아 오른발 슛으로 가볍게 골문을 열었다. 네베스 바로 옆에서 기회를 보던 이강인의 위치도 상대 수비수들을 끌어들여 네베스의 자유로운 슛이 가능토록 만들었다.
프랑스에서 가장 치열한 더비로 불리는 PSG와 마르세유의 올 시즌 첫 '르 클라시크' 장면./마르세유=AP.뉴시스 |
이강인의 '가짜 9번'을 활용한 엔리케 감독의 '제로톱' 전술은 다양한 위치의 선수들이 수시로 중앙 스트라이커로 나서며 득점 기회를 창출했다. 이강인이 오른쪽과 공격 2선으로 빠지면 그 자리에 오른쪽 윙어 우스만 뎀벨레나 하키미, 네베스 등이 채우며 스트라이커로 활약함으로써 유기적 팀 플레이를 완성했다.
고전적 중앙 스트라이커인 9번의 역할이 아니라 팀 전력을 극대화하는 '제로톱' 전술이다. 이 전술은 주중 PSV 에인트호번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 홈경기에서 1-1로 비기며 비난을 받았지만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을 다시 '가짜 9번'으로 기용했다. 중앙 스트라이커로 나설 수 있는 콜로 무아니와 마르코 아센시오의 폼이 좋지 않고 이강인을 기용했을 때보다 팀 전력이 떨어진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PSG는 잔루이지 돈나룸마, 아슈라프 하키미, 마르퀴뇨스, 윌리엄 파초, 누노 멘데스, 비티냐, 주앙 네베스, 워렌 자이르 에메리, 우스만 뎀벨레, 이강인, 브래들리 바르콜라를 선발 출격시켰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최근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강인을 '제로톱' 전술의 핵으로 기용하며 완승을 끌어냈다. 상대 수비수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이강인의 드리블 장면./마르세유=AP.뉴시스 |
이강인은 리그1 개막전인 르 아브르전(4-1 승)에서 개막골을 터뜨린 뒤 2라운드 몽펠리에전(6-0 승)에선 두 경기 연속골을 넣었다. 6라운드 스타드 렌전(3-1 승)에 이어 직전 8라운드 스트라스부르전(4-2 승)에서도 골맛을 봤고, 현재까지 리그 9경기 4골을 기록하고 있다.
이강인은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에서도 핵심 역할을 맡아야 한다. 주장 손흥민(32·토트넘 홋스퍼)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27일 크리스털 팰리스와 EPL 9라운드 원정경기에 결장하면서 11월 A매치 차출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한국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4차전 쿠웨이트전(11월14일), 5차전 팔레스타인전(11월19일)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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