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2024] 또 극장골 드라마!...이탈리아 극적 16강, 모드리치 '눈물'
입력: 2024.06.25 06:41 / 수정: 2024.06.25 09:08

25일 유로 2024 B조 3차전 크로아티아 1-1 이탈리아, 알바니아 0-1 스페인

이탈리아의 마티아 자카니(오른쪽)가 25일 크로아티아와 유로2024 B조 최종전에서 추가시간 종료 직전 1-1 극장골을 터뜨리며 16강 진출을 이끌고 환호하고 있다./라이프치히=AP. 뉴시스
이탈리아의 마티아 자카니(오른쪽)가 25일 크로아티아와 유로2024 B조 최종전에서 추가시간 종료 직전 1-1 '극장골'을 터뜨리며 16강 진출을 이끌고 환호하고 있다./라이프치히=AP. 뉴시스

[더팩트 | 박순규 기자] 또 극장골 드라마가 펼쳐졌다. 세계적 미드필더 루카 모드리치(39)가 조국 크로아티아를 구해내며 16강 무대에서도 ‘라스트 댄스’ 연장 공연을 예고하려던 순간, 이탈리아의 동점골이 터졌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기 직전, 두 팀의 운명이 갈렸다. '무적 함대' 스페인은 로테이션 멤버를 가동하고도 알바니아를 가볍게 제압하며 3연승으로 조 1위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플라티코 달리치 감독이 이끄는 크로아티아는 25일 오전 4시(한국시간) 독일 라이프치히의 라이프치히 스타디움에서 열린 '디펜딩 챔피언' 이탈리아와 2024 유럽축구연맹(UEFA)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 조별리그 B조 최종 3차전에서 '캡틴' 루카 모드리치의 선제골에 힘입어 후반 추가시간 7분까지 1-0으로 앞서다 마지막 1분을 버티지 못하고 동점골을 내주면서 1-1로 비겼다.

스페인 이탈리아와 함께 조 선두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됐던 크로아티아는 2차전까지 1무 1패(승점 1점)로 조 최하위에 머물다 최종전에서 기사회생하며 '죽음의 조'에서 탈출하는 듯했으나 추가시간 8분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기 직전 동점골을 허용하며 2무 1패 승점 2점으로 조 3위에 그쳤다.

크로아티아는 A조의 헝가리와 D조의 오스트리아, E조의 슬로바키아가 승점 3점으로 3위를 기록하고 있어 3위 상위 4팀에 주어지는 16강 진출 티켓 획득 가능성이 사실상 힘들게 됐다. C조와 F조 3위 가운데 한 팀만 승점 3점 이상을 확보하면 크로아티아는 탈락하게 된다.

유로 2024 B조 최종 순위./UEFA
유로 2024 B조 최종 순위./UEFA

페널티킥을 실축하고도 곧바로 선제골을 터뜨린 모두리치는 38세 289일 만에 골을 넣으며 유로 역사상 최고령 득점자로 이름을 올렸다.

스페인에 0-1로 패하며 충격을 받은 이탈리아는 크로아티아에까지 승리를 내주며 조 3위로 다른 조 경기 결과에 따라 16강 진출 여부가 가려지는 처지로 내몰렸으나 막판 마티아 자카니의 한 방으로 비기며 1승 1무 1패를 기록, 2연속 우승을 향한 여정을 이어갔다. 이번 유로 2024 조별리그 최종전에서는 유달리 팀의 운명을 바뀌는 '극장골'이 자주 터지고 있다. 앞서 열린 A조 최종전에서는 독일과 헝가리가 후반 추가시간 '극장골'로 순위를 역전시키는 결과를 빚어내며 팬들을 열광시켰다. 이탈리아의 극장골은 대회 최종전 세 번째 극적인 골로 기록됐다.

38세 289일 만에 유로 2024 최고령 골을 터뜨린 크로아티아의 모드리치는 후반 추가시간 이탈리아에 동점골을 허용하며 라스트 댄스에 제동이 걸렸다./라이프치히=AP.뉴시스
38세 289일 만에 유로 2024 최고령 골을 터뜨린 크로아티아의 모드리치는 후반 추가시간 이탈리아에 동점골을 허용하며 '라스트 댄스'에 제동이 걸렸다./라이프치히=AP.뉴시스

비기기만 해도 16강에 오르는 이탈리아와 달리 무조건 이겨야하는 크로아티아의 집념이 빛을 발하는 듯했다. 4-3-3 전형의 크로아티아는 마리오 파샬리치, 안드레이 크라마리치, 루카 수치치를 스리톱에 내세우고 마테오 코바치치, 마르셀로 브로조비치,루카 모드리치를 공격 2선에 포진시켰다. 4백에는 요십 스타니시치, 마린 폰그라치치, 요슈코 그바르디올, 요십 슈탈로가 호흡을 맞췄으며 골문은 도미니크 리바코비치가 지켰다.

조 2위 수성에서 나선 이탈리아의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은 잔루이지 돈나룸마 골키퍼를 비롯해 조반니 디 로렌초, 알레산드로 바스토니, 리카르도 칼라피오리, 마테오 다르미안, 니콜로 바렐라, 조르지뉴, 로렌초 펠레그리니, 페데리코 디마르코, 자코모 라스파도리, 마테오 레테기를 선발 출격시켰다.

스페인과 1차전에서 0-3으로 충격패한 크로아티아는 알바니아와 2차전에서도 2-2로 비기며 승리를 거두지 못한 상태라 최종전 승점 3점 획득에 대한 절박함이 컸다. '캡틴' 모드리치가 앞장섰다. 2018 러시아 월드컵 '골든볼' 수상자이자 2006년 3월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서 크로아티아 국가대표로 첫 경기를 치른 이후 모든 A매치에 선발된 모드리치는 자신의 다섯 번째 유로 대회에서 천금 같은 선제골을 기록했다.

모드리치는 UEFA 유로 2008, 2012, 2016, 2020, 2024에 출전하고 있으며 2006년 FIFA 월드컵, 2014, 2018, 2022를 포함해 크로아티아가 본선에 진출한 모든 대회에 참가한 크로아티아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조국 크로아티아의 유니폼을 입고 뛰는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는 경기에서 모드리치는 후반 9분 페널티킥을 실축한 뒤 곧바로 이어진 후반 10분 안테 분드미르의 도움을 받아 선제골을 기록했다.

스페인의 페란 토레스가 25일 알바니아와 B조 최종전 전반 13분 선제 결승골을 터뜨리고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뒤셀도르프=AP.뉴시스
스페인의 페란 토레스가 25일 알바니아와 B조 최종전 전반 13분 선제 결승골을 터뜨리고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뒤셀도르프=AP.뉴시스

하지만 이탈리아는 막판 한 번의 기회를 살렸다. 추가시간 8분이 다 끝나갈 무렵, 마티아 자카니가 1-1 동점골을 터뜨렸다. 크로아티아는 절망했고 이탈리아는 환호했다. 1분 만에 2위는 3위가 되고, 3위는 2위로 올라섰다. 16강 진출의 운명이 바뀌었다.

2차전에서 조기 16강 진출을 확정한 스페인은 대거 로테이션 멤버를 가동하면서도 알바니아를 누르고 3연승으로 토너먼트에 올라 우승 후보다운 저력을 과시했다. 스페인은 이날 독일 뒤셀도르프에 위치한 뒤셀도르프 아레나에서 열린 알바니아와 B조 3차전에서 전반 13분 페란 토레스의 선제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스페인의 루이스 데 라 푸엔테 감독은 다비드 라야 골키퍼를 비롯한 알렉스 그리말도, 아이메릭 라포르트, 다니 비비안, 헤수스 나바스, 미켈 메리노, 주비멘디, 미켈 오야르자발, 다니 올모, 페란 토레스, 호셀루를 선발로 내세우며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크로아티아와 1차전에서 3-0 대승을 거둔 주역 알바로 모라타, 라민 야말 등 공격진부터 파비안 루이스, 로드리 등은 선발에서 제외했다.

알바니아는 토마스 스트라코샤, 이반 바일리우, 베라트 짐시티, 아를린드 아예티, 마리오 미테이, 크리스티안 아슬라니, 일베르 라마다니, 야시르 아사니, 야짐 라치, 나딤 베라미, 레이 마나이가 선발 출전했다.

스페인은 전반 13분 일치감치 선제골을 기록하며 편한 경기를 펼쳤다. 다니 올모가 알바니아 수비진을 무너뜨리는 스루 패스를 넣어주자 페란 토레스가 왼발 슛으로 왼쪽 골문을 뚫었다. 알바니아는 전반 종료 직전 중거리 슛으로 첫 슈팅을 기록할 정도로 전력의 열세를 보였다.


skp200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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