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민이 형 간절함, 머리로만 알았다"...이강인, 런던서 손흥민에 전격 '사과'
입력: 2024.02.21 08:22 / 수정: 2024.02.21 08:47

21일 인스타그램 통해 2차 사과문 발표...손흥민에게 직접 사과
"절대 해서는 안 될 행동, 깊이 뉘우치고 앞으로 올바르게 행동"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내분 논란을 일으킨 이강인이 런던으로 가서 손흥민에게 직접 사과했다고 21일 밝혔다. 사진은 카타르 아시안컵 경기 장면./도하=신화.뉴시스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내분 논란을 일으킨 이강인이 런던으로 가서 손흥민에게 직접 사과했다고 21일 밝혔다. 사진은 카타르 아시안컵 경기 장면./도하=신화.뉴시스

[더팩트 | 박순규 기자]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하극상' 논란을 일으킨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이 런던으로 가서 한국축구대표팀의 주장 손흥민(32·토트넘)을 만나 직접 사죄하며 용서를 구했다. 이에 따라 한국축구계에 일대 파문을 일으킨 축구대표팀 내분 사태는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이강인은 2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흥민이 형을 직접 찾아가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는게 중요하다 생각했고 긴 대화를 통해 팀의 주장으로서의 짊어진 무게를 이해하고 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며 "런던으로 찾아간 저를 흔쾌히 반겨주시고 응해주신 흥민이 형께 이 글을 통해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직접 사과 과정을 소개했다.

이강인은 "흥민이 형에게 얼마나 간절한 대회였는지 제가 머리로는 알았으나 마음으로 그리고 행동으로는 그 간절함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던 부분에서 모든 문제가 시작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특히 흥민이형이 주장으로서 형으로서 또한 팀 동료로서 단합을 위해 저에게 한 충고들을 귀담아 듣지 않고 제 의견만 피력했습니다"면서 "그날 식사자리에서 절대로 해서는 안될 행동을 했습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봐도 절대로 해서는 안될 행동이었습니다. 이런 점들에 대해서 깊이 뉘우치고 있습니다"고 반성했다.

한국의 4강 진출을 이끈 손흥민(앞)과 이강인이 3일 호주와 2023 아시안컵 8강전 연장 전반 역전 프리킥골을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요르단과 4강전을 앞두고 물리적 충돌을 빚어 64년 만의 우승 염원에 찬물을 끼얹었다. /알와크라=신화.뉴시스
한국의 4강 진출을 이끈 손흥민(앞)과 이강인이 3일 호주와 2023 아시안컵 8강전 연장 전반 역전 프리킥골을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요르단과 4강전을 앞두고 물리적 충돌을 빚어 64년 만의 우승 염원에 찬물을 끼얹었다. /알와크라=신화.뉴시스

이강인은 64년 만의 우승에 도전한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요르단과 준결승전 전날 식사자리에서 주장 손흥민의 지시에 반발하며 물리적 충돌을 빚어 팬들의 실망을 자아냄과 동시에 한국축구계를 혼란 속으로 몰아넣었다. 식사를 일찍 마친 이강인과 젊은 선수들이 탁구를 치자 손흥민이 제지하는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을 빚어 손흥민의 오른손가락이 탈구되는 일명 '탁구 사태'가 벌어져 충격을 안겼다.

이강인은 지난 14일 팬들의 비난이 쏟아지자 SNS를 통해 "팬들에게는 죄송하다. 형들의 말을 잘 따르겠다. 형들을 도와 더 좋은 사람, 좋은 선수가 되겠다"고 1차 사과했으나 '탁구 사태'의 상대인 손흥민과 대표팀 선수들에 대한 사과가 빠져 진정성 없는 내용이라는 지적을 받았었다.

이강인은 1차 사과에도 불구하고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중도 퇴진과 함께 대표팀 내분에 대한 논란이 계속 확산하자 19일 자신의 23번째 생일을 전후해 손흥민을 직접 찾아가 사과를 한 것으로 보인다.

21일 이강인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2차 사과문.
21일 이강인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2차 사과문.

이강인은 "팀에 대한 존중과 헌신이 제일 중요한 것임에도 제가 부족함이 많았습니다.⠀대표팀의 다른 선배님들, 동료들에게도 한 분 한 분 연락을 드려서 사과를 드렸습니다.⠀선배들과 동료들을 대할때 저의 언행에 배려와 존중이 많이 부족했다는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선배들과 동료들을 대할때 더욱 올바른 태도와 예의를 갖추겠다 약속드렸습니다"면서 향후 언행에 주의할 것을 다짐했다.

이강인은 "이제까지 대한민국 축구를 지키고 빛내셨던 선배님들과 동료들, 그리고 축구를 사랑하는 많은 팬분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저의 위치에 있을 수 있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는 계기였습니다.⠀여러분들께서 저에게 베풀어 주신 사랑만큼 실망이 크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앞으로 축구선수로서 또 한 사람으로서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고 헌신하는 이강인이 되겠습니다"고 말했다.

◆ 이강인 2차 사과문 전문

안녕하세요, 이강인입니다. 지난 아시안컵 대회에서, 저의 짧은 생각과 경솔한 행동으로 인해 흥민이 형을 비롯한 팀 전체와 축구 팬 여러분께 큰 실망을 끼쳐드렸습니다. 흥민이 형을 직접 찾아가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는게 중요하다 생각하였고 긴 대화를 통해 팀의 주장으로서의 짊어진 무게를 이해하고 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런던으로 찾아간 저를 흔쾌히 반겨주시고 응해주신 흥민이 형께 이 글을 통해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흥민이 형에게 얼마나 간절한 대회였는지 제가 머리로는 알았으나 마음으로 그리고 행동으로는 그 간절함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던 부분에서 모든 문제가 시작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특히 흥민이형이 주장으로서 형으로서 또한 팀 동료로서 단합을 위해 저에게 한 충고들을 귀담아 듣지 않고 제 의견만 피력했습니다. 그날 식사자리에서 절대로 해서는 안될 행동을 했습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봐도 절대로 해서는 안될 행동이었습니다. 이런 점들에 대해서 깊이 뉘우치고 있습니다.⠀팀에 대한 존중과 헌신이 제일 중요한 것임에도 제가 부족함이 많았습니다.⠀대표팀의 다른 선배님들, 동료들에게도 한 분 한 분 연락을 드려서 사과를 드렸습니다.⠀선배들과 동료들을 대할때 저의 언행에 배려와 존중이 많이 부족했다는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선배들과 동료들을 대할때 더욱 올바른 태도와 예의를 갖추겠다 약속드렸습니다. 저의 사과를 받아주시고 포용해주신 선배님들과 동료들에게도 이 글을 통해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저의 행동 때문에 함께 비판의 대상이 된 선수들도 있습니다. 그들에게 향한 비판 또한 제가 받아야한다고 생각합니다.⠀과분한 기대와 성원을 받았는데도 대한민국 대표 선수로서 가져야할 모범된 모습과 본분에서 벗어나 축구 팬 여러분께 실망을 안겨드려서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 이제까지 대한민국 축구를 지키고 빛내셨던 선배님들과 동료들, 그리고 축구를 사랑하는 많은 팬분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저의 위치에 있을 수 있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는 계기였습니다. 여러분들께서 저에게 베풀어 주신 사랑만큼 실망이 크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축구선수로서 또 한 사람으로서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고 헌신하는 이강인이 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이강인 올림.

skp200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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