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첫 주말 유럽파 '펄펄'...손흥민 해트트릭·황희찬 2호골·김민재 풀타임
4일 유럽원정 클린스만호 첫승 '청신호'
'토트넘 캡틴' 손흥민이 2일 번리와 2023~24 EPL 4라운드 원정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뒤 자신감 넘치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번리=AP.뉴시스 |
[더팩트 | 박순규 기자] 드디어 첫승을 신고할 것인가. 유럽 원정에 나서는 클린스만호가 지난 주말 경기에서 한국축구대표팀의 핵심 멤버들인 유럽파들이 최고의 컨디션과 기량을 보여줌으로써 출범 후 첫승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캡틴' 손흥민(31·토트넘)이 해트트릭을 기록한 데 이어 '황소' 황희찬(27·울버햄튼)은 시즌 2호골을 터뜨렸고, '괴물 수비수' 김민재(27·바이에른 뮌헨)는 풀타임 출장하며 역전승에 기여하며 주가를 올렸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국제축구연맹(FIFA)의 A매치 기간을 이용해 유럽파인 손흥민 황희찬 김민재를 모두 소집해 오는 8일 오전 3시45분(한국시간) 영국 웨일스의 카디프시티 스타디움에서 웨일스(35위)와 친선경기를 갖는다. 이후 영국 뉴캐슬로 이동해 13일 오전 1시30분 사우디아라비아(54위)와 A매치를 펼친다.
한국의 FIFA랭킹은 세 팀 가운데 가장 높은 28위다. 비록 프랑스 리그1 파리 생제르맹의 미드필더 이강인(22)은 왼쪽 대퇴사두근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지만 공수의 핵심 멤버들이 대부분 절정의 폼으로 클린스만호에 합류하는 만큼 첫승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부상에서 벗어난 울버햄튼의 황희찬이 최근 EPL 3경기에서 2골을 터뜨리며 9월 유럽원정에 나서는 클린스만호 공격력에 활역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울버햄튼=AP.뉴시스 |
지난 3월 한국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클린스만 감독으로선 데뷔 6개월 만에 '논란의 첫승'을 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유럽파들의 폼이 최고조에 달할 정도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선수들의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는 시차 또한 없는 유럽에서 경기를 펼쳐 절정의 컨디션으로 대표팀 경기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독일 축구의 스타 출신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대표팀 감독에 부임한 후 명성과 기대와 달리 지난 6월까지 4차례 A매치에서 2무2패로 부진한 성적을 내며 논란의 도마에 올라있는 상태다. 3월 콜롬비아와 데뷔전에서 2-2 무승부를 거두고 우루과이에 1-2로 졌고, 6월에는 페루에 0-1 패배, 엘살바도르와 1-1로 비겼다. 역대 한국 축구대표팀 외국인 감독 중 부임 후 4경기까지 승리를 따내지 못했던 지도자는 클린스만이 처음이다.
하지만 9월 첫 주말 경기에서 손흥민의 해트트릭과 황희찬의 시즌 2호골 소식은 공격축구를 내세운 클린스만 감독의 첫승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출범 후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유럽파인 손흥민 황희찬 김민재의 폼이 상승세를 보임에 따라 첫승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더팩트 DB |
잉글랜드 프로축구 울버햄튼 원더러스의 공격수 황희찬은 3일 영국 런던 셀허스트 파크에서 열린 크리스탈 팰리스와 '2023~2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4라운드 원정경기에서 후반 15분 교체멤버로 나선 지 5분 만에 1-1 동점골을 터뜨리며 시즌 2호골을 신고했다. 비록 팀은 2-3으로 패했지만 황희찬은 최근 3경기에서 2골을 기록할 정도로 상승세를 보여 클린스만호에서의 활약 전망을 밝게 했다.
지난달 19일 브라이튼 앤 브 알비온과 2라운드에서 시즌 1호골을 터트린 황희찬은 2경기 만인 크리스탈 팰리스와 4라운드에서 후반 20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헤더로 골망을 흔들었다. 토트넘에서 센터포워드로 나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손흥민과 함께 유럽 원정길에 오른 클린스만호의 공격력을 한층 높일 수 있는 조합으로 기대를 모은다.
독일 분데스리가 '명문' 바이에른 뮌헨의 주전 센터백으로 개막 후 3경기 연속 선발 출전하고 있는 김민재(뒤쪽)./묀헨글라트바흐=AP.뉴시스 |
손흥민은 지난 2일 EPL 4라운드 번리와 원정경기에서 이번 시즌 처음 최전방 원톱 스트라이커로 나선 뒤 시즌 마수걸이 골과 함께 해트트릭을 완성하며 5-2 대승을 이끌었다. 해리 케인 이적 후 주장 완장을 차며 토트넘의 핵으로 활약하고 있는 손흥민은 리그 3경기까지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 했으나 사실상 2승 1무의 중심역할을 한 뒤 4경기에서 득점력을 폭발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손흥민의 해트트릭은 개인 득점 기록뿐만 아니라 팀 내 구심점 역할을 하는 리더십에 무게를 실어줬다는 점, 절대적 신뢰를 보여주고 있는 안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신뢰에 화답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손흥민은 개막 후 리그 3경기에서 비록 공격포인트는 없었지만 이적생 제임스 매디슨과 새롭게 호흡을 맞추며 동료 선수들의 기량을 꽃피우게 하는 이타적 플레이로 연승을 이끌었다.
손흥민의 두 골을 어시스트한 마노 솔로몬 역시 매디슨과 함께 손흥민을 축으로 토트넘 공격의 부분전술에 녹아들어 해리 케인의 공백과 스트라이커 히샬리송의 부진을 지우는 공격수로 등장했다. 매디슨과 솔로몬의 부각 이면에는 중심을 잡아주고 있는 손흥민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수비의 핵' 김민재는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의 주전 센터백으로 개막 후 3경기 연속 출장하며 3연승에 기여했다. 특히 3일 독일 묀헨글라트바흐의 보루시아 파크에서 열린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와의 2023-24 분데스리가 3라운드에서는 처음 풀타임을 소화하며 2-1 역전승에 힘을 보탰다.
9월 유럽원정에 나서는 클린스만호 명단./KFA |
바이에른 뮌헨은 지난 2019년 3월(5-1 승리) 이후 5차례 원정경기에서 1무4패의 부진을 보였으나 이날 승리로 4년 6개월 만의 감격적 승리를 거뒀다. 이탈리아 나폴리 우승에 기여한 뒤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한 김민재는 빠른 발과 안정된 빌드업으로 토마스 투헬 감독의 절대적 신임을 받고 있으며 개막 후 2경기에서 선발 출장으로 활약하다 이날 처음 풀타임 경기를 치렀다. 클린스만호의 수비 안정을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축구대표팀은 신태용 감독 시절인 2018년 3월 북아일랜드, 폴란드 원정 이후 5년 6개월 만에 유럽 원정에 나선다. 전임 파울루 벤투 감독 시절인 2020년 11월에는 오스트리아에서 멕시코, 카타르와 친선경기를 가졌지만 당시에는 중립국 경기로 치른 경기였다.
손흥민 황희찬 김민재 등 유럽파는 영국 현지에서 바로 합류할 예정이며 김영권(울산) 등 K리그 선수 9명은 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한다. 유럽에 머물고 있는 클린스만 감독은 영국 현지에서 선수단에 합류, 태극전사들을 지휘한다. 차두리 코치와 이재홍 피지컬 코치는 선수단 본진보다 하루 빠른 3일 영국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