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지휘봉' 벤투 감독, 아시안컵서 한국 이강인과 대결?
입력: 2023.07.10 08:45 / 수정: 2023.07.10 08:50

10일 UAE 축구협회, 벤투 감독과 3년 계약 발표
내년 1월 아시안컵서 '적장'으로 한국과 대결 가능
이강인과 '제2의 대결' 관심


파울루 벤투 감독(오른쪽)이 UAE 대표팀 지휘봉을 잡으면서 활용을 놓고 논란을 빚었던 이강인과 적장으로서의 만남에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은 지난해 9월 6만여 관중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단 1분도 이강인을 출전시키지 않은 카메룬전 후 이강인(왼쪽)과 벤투 감독./남용희 기자
파울루 벤투 감독(오른쪽)이 UAE 대표팀 지휘봉을 잡으면서 활용을 놓고 논란을 빚었던 이강인과 적장으로서의 만남에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은 지난해 9월 6만여 관중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단 1분도 이강인을 출전시키지 않은 카메룬전 후 이강인(왼쪽)과 벤투 감독./남용희 기자

[더팩트 | 박순규 기자] 과연 어떤 결과가 빚어질까. 파울루 벤투(54·포르투갈)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아랍에미리트(UAE) 지휘봉을 잡으면서 내년 1월 클린스만호와 아시안컵 대결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벤투 감독과 관련 검색어처럼 따라붙는 '골든 보이' 이강인(22·파리 생제르맹)은 그동안 대표팀 활용 여부를 놓고 계속 논란을 빚은 관계여서 더 이목이 집중된다.

UAE 축구협회는 10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벤투 감독을 UAE 국가대표팀의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안정적인 분위기에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기간을 보장하기 위해 3년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벤투 감독은 2026 북중미 월드컵이 종료되는 2026년 7월까지 UAE 감독직을 맡는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을 16강으로 이끈 벤투 감독은 한국 지휘봉을 놓은 지 약 7개월 만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인 UAE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으면서 월드컵 지역예선과 아시안 컵 등에서 한국과 대결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해 12월까지 한국 대표팀을 지휘한 파울루 벤투 감독(오른쪽)이 10일 UAE 대표팀 사령탑에 취임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UAE FA
지난해 12월까지 한국 대표팀을 지휘한 파울루 벤투 감독(오른쪽)이 10일 UAE 대표팀 사령탑에 취임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UAE FA

UAE 축구협회는 "포르투갈과 한국 대표팀, 그리스, 중국 등에서 클럽팀을 이끈 벤투 감독의 경험을 높게 평가했다"고 밝혔다. UAE는 벤투 감독을 영입하면서 아시안컵 결승 진출과 월드컵 본선 무대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UAE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2위, 한국은 28위다.

이에 따라 벤투 감독은 오는 11월 시작하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이나 2024년 1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2023 AFC 아시안컵에서 위르겐 클린스만(59·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과 맞대결을 펼칠 수 있다. 이미 조편성이 끝난 2023 아시안컵에서 한국은 요르단, 바레인, 말레이시아와 함께 E조에 편성됐다. 벤투 감독의 UAE는 이란, 팔레스타인, 홍콩과 함께 C조에 속해 있다. 한국과 UAE는 조별리그를 통과하면 토너먼트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있다.

2018년 8월 한국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한 벤투 감독은 4년 반 동안 '빌드업 축구'를 내세워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끌었지만 계약기간 만료 후 대한축구협회와 재계약에 합의하지 못 하면서 한국을 떠났다. 특히 2010 남아공 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에 성공하고도 '골든 보이' 이강인의 기용을 놓고 계속 갈등을 빚으면서 지도력 논란을 빚어 아직도 찬반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슛돌이 이강인이 9일 한국선수로는 처음 세계적 명문 클럽 파리 생제르맹에 공식 입단한 뒤 팀 유니폼을 들어보이고 있다./파리 생제르맹
'슛돌이' 이강인이 9일 한국선수로는 처음 세계적 명문 클럽 파리 생제르맹에 공식 입단한 뒤 팀 유니폼을 들어보이고 있다./파리 생제르맹

벤투 감독의 이강인 기용 논란은 지난해 9월 카타르 월드컵을 앞둔 마지막 두 차례 평가전에서 정점을 찍었다. 벤투 감독은 1년 6개월 만에 재발탁한 이강인을 단 1분도 기용하지 않았다. 당시 이강인은 마요르카 주전으로 스페인 라리가 어시스트 공동 1위(3개)에 오르며 쾌조의 경기력을 보이고 있었지만 스페인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고도 23일 코스타리카전에 27일 카메룬전에서도 벤치만 달궜다.

벤투 감독은 "이강인"을 연호하는 6만여 팬들의 함성에도 불구하고 경기 중 5명을 교체하면서도 이강인을 외면했다. 경기 후 "다른 옵션을 선택했을 뿐, 전술적인 선택"이라고 해명한 벤투 감독은 팬들의 이강인 연호에 대해 "귀가 2개니 안 들릴 수 없었다"며 얼버무리는 등 자신 만의 '축구 철학'을 보여 논란의 대상이 됐다.

하지만 이강인은 26명의 카타르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포함된 뒤 가나와 2차전에서 0-2로 뒤진 상황에서 교체 출전 1분 만에 조규성의 만회골을 어시스트하는 재능을 보이며 2-2 무승부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포르투갈과 3차전에서는 마침내 선발 출전하는 기회를 잡았으며 한국의 16강 진출 후 지난 9일 세계 최고의 명문 클럽 프랑스 리그1의 파리 생제르맹으로 이적하는 기염을 토했다.

벤투 감독에 이어 한국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클린스만 감독은 벤투 감독과 달리 이강인의 재능을 높이 평가하며 주전으로 계속 기용하고 있다. 만약 아시안컵이나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한국과 UAE가 격돌하게 된다면 그라운드의 승부 못지 않게 벤투 감독의 용병술과 이강인의 그라운드 재능이 평가를 받는 '제2의 대결'이 이목을 집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skp200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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