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2022 카타르 월드컵 8강전
프랑스, 잉글랜드에 2-1 승리
포르투갈 1-0 꺾은 모로코 '이변'
프랑스 공격수 올리비에 지루(왼쪽)가 11일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잉글랜드와 8강전에서 후반 33분 2-1로 앞서는 헤더골을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 /알코르(카타르)=AP.뉴시스 |
[더팩트|이상빈 기자] '역사적 라이벌전'의 승자는 프랑스였다. 잉글랜드는 해리 케인의 두 차례 페널티킥에 웃고 울며 1-2로 져 우승 도전을 마감했다. 모로코 돌풍은 포르투갈마저 1-0으로 잠재우며 아프리카 첫 월드컵 4강까지 내달렸다. 메시의 아르헨티나와 달리 호날두는 또 다시 비교되면 눈물을 흘렸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8강 마지막 두 경기는 정규시간 안에 승부가 결정 났다. 앞선 두 경기가 승부차기까지 가는 피 말렸던 전접인 것과 대비된 11일 8강전 3,4경기를 정리한다.
◆ '백년전쟁 앙숙'의 승자는 프랑스...케인 PK 실축 잉글랜드 '눈물'
역사적으로 얽힌 '백년전쟁 앙숙' 프랑스와 잉글랜드는 축구에서도 라이벌 의식이 강하다. 카타르 월드컵 토너먼트 대진이 확정된 뒤 두 팀이 정상으로 가는 길목에서 만날 것이란 예상이 컸다. 마침내 두 팀은 11일 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코르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준결승 티켓을 놓고 마주했다.
오렐리엥 추아메니(가운데)가 잉글랜드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알코르(카타르)=AP.뉴시스 |
기선 제압은 프랑스 몫이었다. 오렐리앵 추아메니(22·레알 마드리드)가 페널티 아크 앞에서 앙트완 그리즈만(31·AT 마드리드)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 중거리포로 잉글랜드 골문을 갈랐다. 후반 9분 해리 케인(29·토트넘 홋스퍼)이 부카요 사카(21·아스널)가 얻어낸 페널티킥으로 동점골을 뽑아내면서 잉글랜드의 반격이 시작됐다.
팽팽하던 균형은 후반 33분 올리비에 지루(36·AC 밀란)가 헤더골을 터뜨리며 깨졌다. 선제골을 도운 그리즈만이 잉글랜드 진영 왼쪽 터치라인 근처에서 정확한 크로스를 올렸고 장신 스트라이커 지루가 수비수와 경합을 이겨내고 머리로 받아 넣었다.
마음이 급해진 잉글랜드에 동점 기회가 찾아왔다. 후반 38분 또다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그러나 키커로 나선 동점골 주인공 해리 케인의 슈팅이 허공을 갈랐다. 후반 종료 직전 마커스 래시포드(25·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프리킥도 골대를 벗어나면서 잉글랜드의 득점 기회가 모두 무위에 그쳤다. 결국 프랑스가 잉글랜드에 2-1로 승리하며 4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는 월드컵 본선에서 잉글랜드에 2연패를 기록하다 처음 천금 같은 1승을 기록했다.
후반 38분 페널티킥을 실축한 잉글랜드 해리 케인이 멋쩍은 표정을 짓고 있다. /알코르(카타르)=AP.뉴시스 |
◆ '다윗과 골리앗' 모로코-포르투갈, 결과는 '대반전'
경기를 앞두고 객관적 전력에서 앞서는 포르투갈이 무난하게 승리할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모로코가 16강전에서 스페인을 승부차기 끝에 꺾고 올라왔으나 스위스를 6-1로 대파하며 여유롭게 8강에 안착한 포르투갈을 넘기엔 역부족이란 평가가 뒤따랐다.
모로코 유세프 엔 네시리(가운데)가 11일 포르투갈과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8강전에서 전반 42분 선제골을 터뜨린 뒤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알투마마(카타르)=AP.뉴시스 |
이날 오전 4시 카타르 알투마마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경기는 예측대로 포르투갈의 주도 아래 진행됐다. 볼 점유율에서도 모로코가 27%에 그친 반면 포르투갈은 73%로 사실상 '반 코트' 게임이 펼쳐졌다. 그러나 모로코의 효율적인 '선 수비, 후 역습' 전략은 슈팅 숫자(9-8)에서 오히려 하나 더 많을 만큼 포르투갈을 위협했다. 유효 슈팅은 모로코와 포르투갈이 3-3으로 같았다. 높은 점유율에도 결정짓지 못하는 공격력으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걸 포르투갈이 증명하고 있었다.
심지어 선제골도 모로코 발끝에서 나왔다. 전반 42분 유세프 엔 네시리(25·세비야)가 문전에서 높이 뛰어올라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해 포르투갈 골망을 흔들었다. 한 골 뒤진 채 맞이한 후반전에 포르투갈의 파상공세가 펼쳐졌다. 하지만 회심의 슈팅은 번번이 모로코 골키퍼 야신 부누(31·야신 부누) 손에 가로막혔다. 부누는 스페인전에 이어 8강전에서도 신들린 선방으로 '야신'이란 이름의 가치를 드높였다.
포르투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모로코와 8강전이 0-1 패배로 끝나자 괴로워하고 있다. /알투마마(카타르)=AP.뉴시스 |
후반 추가시간 주앙 펠릭스(23·AT 마드리드)의 발을 걷어찬 왈리드 셰디라(24·SSC 바리)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하면서 포르투갈이 수적 우위를 가져갔다. 하지만 경기를 원점으로 돌리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모로코 수비진은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투혼을 발휘해 포르투갈의 공격을 온몸으로 막았다. 마침내 주심의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면서 모로코가 포르투갈을 1-0으로 제압하고 4강에 오르는 이변을 완성했다. 아프리카 팀 사상 첫 월드컵 4강 진출의 신기원을 열었다.
5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출전 기록을 세운 호날두는 경기 후 얼굴을 감싸며 눈물을 흘리는 것으로 사실상 자신의 월드컵 무대를 마감했다.
이로써 프랑스와 모로코가 15일 결승 진출을 놓고 맞대결하는 4강 대진이 완성됐다. 하루 앞선 14일엔 아르헨티나와 크로아티아가 격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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