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의 월드컵] 한국 일본, 16강 동반 탈락…세계 벽 실감한 아시아 축구
입력: 2022.12.06 07:42 / 수정: 2022.12.06 09:27

6일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한국, 브라질에 1-4 완패
일본, 크로아티아와 승부차기 끝 1-3 패배


한국의 손흥민이 6일 카타르 도하의 974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질과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1-4로 패한 후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도하(카타르)=AP.뉴시스
한국의 손흥민이 6일 카타르 도하의 974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질과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1-4로 패한 후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도하(카타르)=AP.뉴시스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세계의 벽은 높았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이변'을 연출했던 아시아 팀들이 16강 토너먼트에서는 모두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12년 만에 16강에 진출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FIFA랭킹 1위 브라질의 벽을 넘지 못하고 1-4로 무너져 원정 사상 첫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전 대회 준우승팀 크로아티아와 대등한 경기를 펼친 일본은 연장까지 1-1로 비긴 후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지만 신들린 듯한 크로아티아 골키퍼 선방에 막히며 1-3으로 져 아쉬운 눈물을 흘렸다. 6일 열린 16강전 5,6경기를 조명한다.

◆ 시작부터 실점한 한국, '삼바 축구' 풀가동에 1-4 완패…8강행 좌절

결국 체력 고갈로 '삼바 템포'를 살려준 게 패인이었다. 한국은 6일 카타르 도하의 974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질과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전반에만 4실점하며 1-4로 완패했다. 후반 교체 투입된 백승호(전북현대)가 만회골을 터뜨렸으며, 네이마르는 페널티킥 득점으로 이번 대회 첫 득점포를 가동했다.

객관적 전력에서 열세인 한국은 손흥민의 득점력을 살리기 위해 조규성과 함께 투톱으로 내세운 4-4-2포메이션을 가동했다. 경기 초반 라인을 내리지 않고 과감한 공격 시도로 브라질에 맞섰다. 이번 대회 처음으로 동반 선발 출전한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울버햄튼)이 경기 초반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으며, 부상을 털고 경기에 나선 김민재(나폴리)와 '기적의 사나이' 김영권(울산현대)이 브라질의 공세를 적극적으로 막아냈다.

한국의 백승호(오른쪽)가 6일 카타르 도하의 974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질과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후반 31분 만회골을 터뜨리고 있다. /도하(카타르)=AP.뉴시스
한국의 백승호(오른쪽)가 6일 카타르 도하의 974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질과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후반 31분 만회골을 터뜨리고 있다. /도하(카타르)=AP.뉴시스

그러나 균형의 추가 일찍 무너지면서 승패를 좌우했다. 전반 7분 브라질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가 한국의 오른쪽 수비를 허문 하피냐(바르셀로나)의 땅볼 크로스를 받아 가볍게 선제골을 넣었다.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휴식을 취한 브라질 정예 멤버들은 비니시우스의 선제골을 기점으로 춤을 추기 시작했다. 전반 13분 네이마르(PSG)가 한국의 패널티 박스 안에서 히샬리송(토트넘)이 따낸 패널티킥을 득점에 성공하며 격차를 벌렸다. 히샬리송이 얻어낸 페널티킥은 정우영이 볼을 걷어내는 과정에서 달려들던 히샬리송이 발을 뻗으며 먼저 볼을 터치하다 충돌한 것이어서 파울 판정에 논란이 일렀다. 정우영은 뒤에서 달려든 히샬리송을 보지 못하고 볼을 걷어내다 위에 얹힌 히샬리송의 발을 찬 것. VAR 판독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후 히샬리송과 루카스 파케타(웨스트햄)가 각각 전반 29분, 39분 다시 한국의 골망을 흔들며 힘이 빠진 한국을 더욱 좌절케 했다.

한국은 후반 들어 전술 변화와 교체카드 투입 등 경기 분위기를 바꿔보려 했으나 벌어진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후반 31분 터진 백승호(전북현대)의 원더골이 위안이었다.

한국은 세계 최강 브라질을 상대로 다시 기적을 쓰려했으나 이른 실점에 조금이나마 남아 있던 체력마저 더욱 빨리 소진된 듯한 모습이었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월드컵 16강에 진출한 성과를 냈지만, 세계 축구의 벽이 여전히 높다는 것 또한 실감한 대회로 기억될 전망이다.

◆ 일본, 크로아티아에 분패…대회 첫 연장·승부차기·업셋 볼거리

일본은 16강전에서 크로아티아를 만나 발목을 잡혔다. 이번 대회 첫 연장전과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으나 승부차기 키커로 나선 일본 선수들이 '실축쇼'를 남발하며 조 1위가 조 2위에게 패한 첫 '업셋'의 희생양이 됐다. 코로아티아 골키퍼 도미니크 라바코비치의 잇따른 선방이 승부를 갈랐다. 무려 3명의 일본 키커 킥 방향을 읽고 막아냈다.

일본은 6일 오전 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 와크라의 알 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크로아티아와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연장까지 120분 동안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돌입한 승부차기에서 1-3으로 패했다.

전반 분위기는 일본이 가져갔다. 전반 43분 일본의 마에다 다이젠(셀틱)이 선제골까지 기록하면서 역대 월드컵에서 단 한번도 올라가보지 못한 8강 꿈에 한발짝 다가가기도 했다. 일본의 공격수 이토 준야(스타드 렌)의 활약도 돋보였다.

일본의 미나미노(오른쪽)가 6일 카타르 알 와크라의 알 자눕 스타디움에서 열린 크로아티아와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승부차기에서 1번 키커로 나서 실축하고 있다. /알와크라(카타르)=AP.뉴시스
일본의 미나미노(오른쪽)가 6일 카타르 알 와크라의 알 자눕 스타디움에서 열린 크로아티아와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승부차기에서 1번 키커로 나서 실축하고 있다. /알와크라(카타르)=AP.뉴시스

그러나 전 대회 준우승팀 크로아티아의 경험을 넘지 못했다. 손흥민(토트넘)의 팀 동료이기도 한 이반 페리시치(토트넘)가 후반 10분 동점골을 터뜨렸으며 어느덧 30대 후반에 접어든 '발롱도르 위너'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는 일본의 중원을 휘저었다. 크로아티아의 '마스크맨' 그바르디올(라이프치히)의 육탄방어 수비도 일본의 추가골을 헌납하지 않은 결정적 역할을 했다.

양팀의 희비를 가른 건 승부차기였다. 일본의 키커로 나선 미나미노(AS모나코)와 미토마 카오루(브라이튼)이 연이어 실축한 반면, 크로아티아의 니콜라 블라시치(토리노)와 마르셀로 브로조비치(인터밀란)는 골을 성공시켰기 때문이다.

죽음의 조를 1위로 통과하며 무서운 기세로 토너먼트에 오른 일본의 월드컵 엔딩이 다소 허무했던 순간이다. 승부차기에서 일본 키커 슛을 3개나 막은 크로아티아의 수문장 도미니크 라바코비치(디나모 자그레브)는 경기 MOM(Man Of the Match)에 선정됐다.

이에 전날 아르헨티나에 1-2로 석패한 호주에 이어 일본과 한국이 연이어 패하면서 역대 월드컵 사상 최초로 3개 국이나 16강전에 오른 아시아 팀이 모두 16강에서 탈락하게 됐다. 한국을 이긴 브라질과 일본을 꺾은 크로아티아는 오는 10일 0시 카타드 알 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8강전을 벌일 예정이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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