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브라질, 6일 카타르 도하 974 스타디움 16강전 단판 승부
브라질, 주전 선수 쉬게 한 이원화 전략 통할까
브라질의 네이마르(가운데)가 3일 카타르 루사일의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메룬과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G조 최종전 당시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1차전 후 부상으로 두 경기를 쉰 네이마르는 한국전에 출장할 가능성이 높다. /루사일(카타르)=AP.뉴시스 |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의 약점은 없을까? 드라마틱한 역전승으로 16강 진출에 성공한 한국이 세계 최강 브라질과 8강 진출을 다투게 되면서 브라질의 우세 전망이 압도적으로 많지만 결과는 꼭 전망대로 나타나리란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이변은 전망을 뒤집는 데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6일 오전 4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974 스타디움에서 브라질과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을 치른다. 16강전은 조별리그 경기와 달리 추가 시간을 포함한 전후반 90분이 지나면 연장전에 돌입하고 여기서도 승부가 나지 않으면 승부차기까지 가는 녹아웃 스테이지로 진행된다. 2002년 한일월드컵 우승 이후 20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노리는 브라질 전력을 해부한다.
한 통계업체는 브라질 선수들의 몸 값 합계가 약 1조5000억 원으로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참가한 국가 중 가장 높다고 분석한 바 있다. 사진은 지난달 29일 스위스와 조별리그 2차전에서 골을 넣고 기뻐하는 브라질 선수들./도하(카타르)=AP.뉴시스 |
◆ 월드컵 최다 5회 우승국 '삼바 군단', 선수 8할 이상이 유럽 명문구단 '활약'
토너먼트 첫 경기에서 한국을 만날 브라질은 이 경기에서 목표인 우승의 발판을 삼길 기대하고 있다. '잃을 게 없는' 한국과 반드시 이겨야 하는 브라질은 심리적으로 차이가 있다. '삼바 군단' 브라질은 수식어가 필요 없는 강팀이다. 특히 월드컵에서 더욱 강팀의 면모를 드러내면서 전세계 축구팬들에게 '축구의 나라'로 기억되고 있다. 역대 월드컵 최다 우승(5회)은 물론, 92년 간 이어진 세계 월드컵 역사에서 단 한 번도 기권하거나 예선 탈락하지 않고 본선에 오른 유일한 팀 역시 브라질이다.
올해도 어김 없이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힌다. 몸 값 3000억 원의 '슈퍼스타' 네이마르(PSG)를 필두로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호드리구, 에데르 밀리탕(이상 레알 마드리드), 하피냐(바르셀로나), 히샬리송(토트넘), 가브리엘 제주스, 가브리엘 마르티넬리(이상 아스널), 안토니, 프레드, 카세미루(이상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티아구 실바(첼시), 알리송, 파비뉴(이상 리버풀), 다닐루, 알렉스 산드루, 브레메르(이상 유벤투스), 루카스 파케타(웨스트햄), 에데르송(맨체스터 시티), 마르퀴뇨스(PSG), 알렉스 텔레스(세비야) 등 26인 월드컵 엔트리의 8할 이상이 유럽 명문 구단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다.
여기에 서브 자원인 베베르통(팔메이라스), 에베우통 히베이루, 페드루(이상 플라멩구) 등 미래가 유망한 자국리그 선수들과 40대 백전노장 다니 알베스(푸마스)까지 합세하며 브라질의 두꺼운 선수층을 증명했다.
◆선수단 이원화 운영, 약일까 독일까
이에 짧은 휴식 기간으로 진행되는 월드컵에서 우승을 위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이른바 '선수단 이원화'의 힘을 십분 누리고 있다. 브라질은 조별리그 최종전 카메룬전에서 0-1로 졌으나 큰 점수 차이로 패하지만 않는다면 조 1위가 가능했기 때문에 주전 선수들에게 대거 휴식을 부여하고 교체 선수들의 경기 감각을 끌어 올리는 여유를 부렸다.
한국-브라질 16강전이 양 팀의 대등한 경기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도 크게 앞선다는 평가를 받지만 몸 상태나 컨디션조차 현 시점의 한국보다 앞서 있기 때문이다. 한국 선수들은 포르투갈전에서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기 때문에 남은 체력을 모두 그라운드에 쏟아냈다.
김민재(나폴리)와 황희찬(울버햄튼) 등 핵심 선수들은 부상 여파로 몸 상태가 100%가 아니며, 안와골절 수술로 마스크를 쓴 손흥민(토트넘)은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풀타임 소화했다. 이에 브라질 선수들이 16강 첫 상대로 만날 한국전에서 대활약할 가능성이 높다. 또 녹아웃 스테이지부터 조 2위로 16강에 오른 팀들이 조 1위로 오른 팀에게 모두 대패하면서 이변은커녕 승부차기조차 나오지 않고 있다. 하지만 변수가 많은 축구경기에서는 또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른다.
공은 둥글다. 한국은 9%의 확률을 뚫고 포르투갈, 우루과이, 가나가 속한 조에서 조 2위로 16강에 올랐으며 6개월 전 서울에서 1-5로 완패한 A매치 경기를 설욕할 기회도 얻었다. 브라질 선수들이 세계적이기 때문에 영상이나 분석 자료도 많아 전력 분석도 수월하다. 강팀 포르투갈을 잡고 16강에 올랐기 때문에 선수단 사이에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동기 부여도 확실한 상황이다.
20년 만에 월드컵 우승을 노리는 브라질이 토너먼트 첫 상대 대한민국을 만나 어떤 경기력을 펼칠지 관심을 모은다. /알 라이얀(카타르)=AP.뉴시스 |
◆ '간판' 네이마르 출전 여부 '변수', 가브리엘 제주스와 수비수 알렉스 텔렉스 '결장'
부상으로 한국과 16강전 결장이 확정된 선수도 있다. 공격수 가브리엘 제주스와 수비수 알렉스 텔렉스다. 두 사람의 공백이 이원화의 힘으로 메워질 순 있으나 치치 브라질 감독이 그간 두 선수를 중용해 왔기 때문에 구상이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
결국 휴식을 부여 받은 브라질 주전 선수 중 네이마르의 출전 여부가 관건이다. 네이마르는 조별리그 첫 경기 세르비아전에 선발 출장했지만 발목을 다쳐 교체 아웃됐다. 이후 조별리그 2, 3차전을 결장하고 토너먼트를 대비했다. 두꺼운 선수층이 다시 증명된 순간이다. 브라질 현지 매체에 따르면 네이마르를 비롯해 부상으로 최종전에 나오지 않았던 윙백 자원 다닐루와 알렉스 산드루도 경기 출전이 유력하다.
브라질이 최근 월드컵에서 보여준 성과가 부담감으로 작용할 여지도 있다. 한국 축구팬들에게 익숙한 2002 한일 월드컵이 월드컵을 들어올린 브라질의 마지막 대회다. 이후 브라질은 2006 독일 월드컵 8강, 2010 남아공 월드컵 8강, 2014 브라질 월드컵 4위, 2018 러시아 월드컵 8강에 그쳤다. 축구팬들에게 익숙한 2002 한일 월드컵 우승 멤버 호나우두, 히바우두, 호나우지뉴, 카를로스, 카푸 등 '황금 세대' 이후 세대 교체에 실패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그럼에도 브라질은 4강 이상을 바라보고 있다. 한국을 이긴다면 일본-크로아티아 승자와 만나기 때문에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보여준 완급조절 카드를 다시 꺼내들면서 파격적인 선발 라인업을 꺼낼 여지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16강전에서 한국에 진다면 1990 이탈리아 월드컵 이후 32년 만에 16강 탈락이라는 오명을 쓰게 되는 팀 또한 브라질이다. 초점을 토너먼트에 맞추고 컨디션을 조절했으나 조별리그에서 슈팅 대비 득점 효율이 떨어진 팀으로 주목을 받은 것도 달갑지 않다. 20년 만에 우승을 노리는 브라질이 12년 만에 16강에 오른 한국을 만나 어떤 경기를 펼칠지 한국과 브라질은 물론 전 세계 축구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