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최종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의 경기, 후반전 포르투갈 호날두가 슛을 시도하고 있다./알 라이얀(카타르)뉴시스

[더팩트ㅣ주현웅 기자] '고맙다 호날두!' 한국이 포르투갈을 꺾으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을 확정한 가운데 팬들 사이에서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어설픈 경기력에 '고맙다 호날두' 패러디가 유행처럼 돌고 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3일 오전 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H조 최종전에서 2-1 승리를 거뒀다. 전반에 선제골을 허용했으나 김영권과 황희찬의 연속골이 만들어 낸 기적의 역전승이었다.

이번 경기는 꼭 이겨야만 16강 진출 가능성을 내다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한국에는 절체절명의 중요한 경기였다. 또 2019년 이른바 '노쇼 사태'로 한국 축구 팬들을 분노케 한 '날강두' 호날두에 대한 설욕전의 의미도 있었다.

운명의 포르투갈전에서 '글로벌 축구 스타' 호날두는 없었다. 한 골도 넣지 못했다. 눈에 띄는 경기력은 계속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김영권의 동점골에 의도치 않은 어시스트를 하는 등 한국의 '숨은 X맨'을 의심하게 했다. 김영권 골상황을 보면 한국은 전반 26분 코너킥 기회를 얻었다. 이강인이 문전으로 올린 공은 호날두를 맞고 김영권에 연결됐다. 이 기회를 잡은 김영권은 침착하게 득점에 성공했다. 박지성 SBS해설위원은 "호날두가 어시스트해준 것과 다름 없다"고 평가했다. 박지성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호날두와 함께 할약한 바 있다.

3일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최종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의 경기, 2-1로 포르투갈을 꺾은 대한민국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호날두는 김영권의 동점골을 사실상 어시스트하는 역할을 했다./알 라이얀(카타르)=뉴시스

호날두는 자신의 골 기회를 허무하게 날리기도 했다. 전반 42분 한국 골문을 향해 헤딩한 슛이 빗맞으며 골대와는 관련 없을 만큼 먼 곳에 날아가기도 했다. 포르투갈의 슈팅이라기보다 한국 수비수가 헤딩으로 공을 걷어내는 모습 같았다.

결국 호날두는 이번 경기에서 임팩트 있는 모습을 보이지 못하다 후반 20분 교체됐다. 이때도 해설위원들은 "호날두가 더 뛰었으면 좋겠다"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국내 축구 팬들이 호날두에 특히 안 좋은 감정을 갖는 이유는 2019년 내한 때 보여준 그의 태도 때문이다. 당시 호날두는 이탈리아 유벤투스 소속으로 한국에 방문했으나 45분 의무 출전 조항을 무시하고 그라운드에 서지 않아 '노쇼 논란'을 일으켰다.

이번 경기 후 누리꾼들은 호날두가 한국 유니폼 입은 모습을 꾸미거나 대한민국 국적 주민등록증을 합성하는 등 패러디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이날 포르투갈을 꺾으며 최종 성적 1승1무1패를 기록했다. 같은 시간 가나를 상대로 승리한 우루과이와 승점(4점)과 골득실이 같았지만 다득점에서 한국이 앞서면서 기적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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