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NOW] 'AGAIN 도하의 기적' 한국, 9% 확률 뚫고 16강 진출
입력: 2022.12.03 07:00 / 수정: 2022.12.03 08:41

포르투전 승리, 우루과이의 가나 승리, '다득점'까지 3박자 '척'
1993년 미국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도하의 기적' 완벽 재현


3일 카타르월드컵 대한민국 대표팀 손흥민이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3차전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고 기뻐하고 있다. /알 라이얀(카타르)=AP.뉴시스
3일 카타르월드컵 대한민국 대표팀 손흥민이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3차전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고 기뻐하고 있다. /알 라이얀(카타르)=AP.뉴시스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약속의 땅 도하! '도하의 기적'이 29년 만에 다시 일어났다. 한국이 9%의 확률을 뚫고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의 역사를 세운 곳은 다름 아닌 도하였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한국이 포르투갈을 꺾고 우루과이가 가나를 꺾어야 16강에 진출하는 상황이 실현됐다. 29년 전 1993년 미국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한 아시아 지역예선에서 일어났던 기적이 그대로 다시 이뤄졌다.

한국축구대표팀은 3일 오전 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포르투갈과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최종전에서 2-1 역전승의 드라마를 썼다.

한국은 전반 킥오프 이후 채 5분도 지나지 않아 포르투갈에 선제골을 내어줬다. 그러나 전반 27분 김영권이 포르투갈의 골문을 가르며 동점골을 터트렸다. 이어 후반전까지 1-1의 줄다리기가 이어지다가 추가시간이 되어서야 교체 투입된 황희찬의 역전 결승골이 나오며 기적 같은 2-1 뒤집기 드라마를 완성했다. 이로써 한국은 1승 1무 1패 승점 4점을 기록, 2승 1패 승점 6점의 포르투갈에 이어 2위를 기록하며 16강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같은 시간 가나와 최종전을 치른 우루과이는 2-0 승리를 거뒀지만 한국에 다득점에서 2골이 밀려 최종 3위로 이번 대회를 마쳤다. 포르투갈에 승리한 한국 선수들은 경기를 마친 후 다같이 모여 추가 시간 8분이 주어진 우루과이와 가나의 경기를 마음 졸이며 지켜봤다. 추가시간에 우루과이의 추가 골이 터지게 되면 골득실에서 밀려 3위로 탈락할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날 한국의 16강 진출은 바늘구멍과 마찬가지였다. 한국이 H조 최강 포르투갈을 이긴다는 전제 자체가 객관적으로 무리였고, 같은 조의 다른 경기에서 우루과이가 가나를 잡고, 또 그것도 2골차 이내로 승리해야 한국의 16강 진출이 이뤄지는 상황이었다. 미국 통계조사전문매체 ‘파이브서티에잇'은 H조 최종전을 앞둔 한국의 16강 진출 가능성을 9%로 점쳤다. 4개 대표팀 가운데 가장 낮은 확률이었다. 그러나 한국은 희박한 확률을 기적적으로 뚫고 16강 티켓을 손에 쥐었다.

3일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들이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 경기에서 포르투갈을 상대로 2-1 역전승을 거두고 기뻐하고 있다. /알 라이얀(카타르)=AP.뉴시스
3일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들이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 경기에서 포르투갈을 상대로 2-1 역전승을 거두고 기뻐하고 있다. /알 라이얀(카타르)=AP.뉴시스

이는 과거 1994년 미국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해 카타르 도하에서 치러졌던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펼쳐진 모습과 정확히 같다. 한국은 1993년 10월 28일, 도하에서 열린 1994 FIFA 월드컵 미국의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최종전 종료 1분을 앞두고 극적으로 24번째 본선 진출 티켓을 따내는 '도하의 기적'을 연출했는데 29년 만에 다시 '약속의 땅'에서 '도하의 기적'을 노래했다. 포르투갈전이 치러진 알 라이얀은 카타르 수도 도하의 위성 도시다.

1993년 미국 월드컵 본선 진출팀을 가리는 지역예선 최종전에서 일본은 이라크와, 한국이 북한과 예선경기를 치렀다. 최종 경기 직전까지 한국은 조 3위로 본선 진출이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당시 6개 대표팀 가운데 선두를 달리던 일본은 최종전 경기 종료 10초를 남겨두고 이라크 움란 자파르에게 통한의 2-2 동점골을 내주며 땅을 쳤다.

일본은 북한을 3-0으로 이긴 한국과 5점으로 같은 승점을 기록하면서 손 안에 넣었던 티켓을 놓치게 된다. 골득실에서 한국에 밀리며 3위로 내려앉았다. 동시에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란을 4-3으로 꺾으며 조 1위에 올라선다. 한국이 승점 6점, 골득실 +5, 일본은 한국과 같은 승점 6점이었으나 골득실이 +3에 그쳤다. 한국에는 '도하의 기적', 일본에는 '도하의 비극'이 탄생한 순간이었다.

이번 월드컵에서 H조 2위로 16강에 오른 한국은 오는 6일 오전 4시 G조 1위 브라질과 16강 대결을 펼쳐 8강 진출을 다툴 예정이다. 월드컵 10회 연속, 통산 11번째 본선 무대에 오른 한국은 12년 만에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에 성공하며 녹다운 토너먼트에서 또 한번의 기적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16강전부터는 단판 승부로 펼쳐져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처럼 충분히 이변을 연출할 수 있다. 한국은 호주 일본에 이어 아시아축구연맹(AFC) 국가로는 세 번째로 16강 토너먼트에 올랐다.
wisdo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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