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NOW] '16강 좌절' 환호한 이란 남성, 보안군에 사살 '참변'
입력: 2022.12.01 14:51 / 수정: 2022.12.01 14:51

2022 카타르 월드컵 B조 이란, 미국에 0-1 패배 '탈락'
잉글랜드·미국 16강 진출...정부에 반항하다 '참변'


29일(현지시간) 오후 카타르 도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B조 3차전 이란과 미국의 경기, 한 남성이 이란 정부를 규탄하는 페이스 페인팅을 하고 관중석에 앉아 있다. /도하(카타르)=뉴시스
29일(현지시간) 오후 카타르 도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B조 3차전 이란과 미국의 경기, 한 남성이 이란 정부를 규탄하는 페이스 페인팅을 하고 관중석에 앉아 있다. /도하(카타르)=뉴시스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정치적 앙숙' 미국에 패배해 16강 진출이 좌절된 것에 환호하던 이란의 한 남성이 보안군의 총을 맞아 사망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1일 영국 매체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이란과 미국의 B조 3차전에서 이란이 0-1로 패배해 조 3위로 16강에 진출하지 못하게 된 뒤, 반정부 시위를 벌이던 27세 메흐란 사마크(Mehran Samak)가 보안군의 총을 맞아 숨졌다.

이란과 미국의 B조 3차전에서 이란은 승리가 절실한 상태에서 0-1로 정치적 앙숙 미국에 패배했다. 미국은 전반 38분 크리스천 풀리식(24·첼시)이 결승골을 넣은 이후 후반전까지 분위기를 이어가면서 승리를 거뒀다. 3위인 이란은 1승 2패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가디언은 인권단체 이란 휴먼 라이츠(IHR)의 말을 인용하며 지난달 30일 밤 이란 반다르 안잘리에서 이란 축구팀 패배를 축하하기 위해 자동차 경적을 울리며 환호한 사마크가 이란 보안군 총격을 맞아 숨졌다고 밝혔다. IHR은 보안군에 직접 표적이 돼 총을 맞았다고 전했다.

사마크는 미국전에서 뛴 이란 미드필더 사이드 에자톨리히(22·레딩)의 지인으로 확인됐다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에자톨리히는 본인 인스타그램을 통해 "너를 잃었다는 지난 밤의 비통한 소식에 가슴이 찢어진다"는 심정을 나타냈다.

이어 사마크의 사망 상황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언젠가는 가면이 떨어지고 진실이 드러날 것"이라며 "이것은 우리 청소년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가 마땅히 받아야 할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란 미드필더 사이드 에자톨리히(22·레딩)는 본인 인스타그램을 통해 지인인 사마크 사망 소식을 에둘러 전하며 너를 잃었다는 지난 밤의 비통한 소식에 가슴이 찢어진다는 심정을 나타냈다. /에자톨리히 인스타그램 갈무리
이란 미드필더 사이드 에자톨리히(22·레딩)는 본인 인스타그램을 통해 지인인 사마크 사망 소식을 에둘러 전하며 "너를 잃었다는 지난 밤의 비통한 소식에 가슴이 찢어진다"는 심정을 나타냈다. /에자톨리히 인스타그램 갈무리

뉴욕에 본부를 두고 있는 이란인권센터(CHRI)도 사마크가 이란 패배를 역설적으로 축하하는 행사 중 보안군에 의해 숨졌다고 보고했다. 아울러 CHRI는 사마크 장례식에서 애도자들이 '독재자에게 죽음'을 외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영상도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가디언은 반정부 시위 속에 이란의 16강 진출 실패를 축하한 사람이 사마크뿐만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란 도시 곳곳에서 시위대가 폭죽을 터뜨리고 자동차 경적을 울린 것으로 전해졌다.

B조는 잉글랜드가 2승·1무로 1위, 미국이 1승·2무로 2위를 기록해 16강에 진출했다. 이들은 각각 A조 1·2위인 네덜란드와 세네갈과 8강을 두고 맞붙게 된다. 네덜란드와 미국의 16강전은 오는 4일 오전 12시에, 잉글랜드와 세네갈 경기는 오는 5일 오전 4시에 열린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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