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없이 다가가 숨죽여 울었다
'캡틴' 손흥민은 28일 가나전 이후 '전 캡틴' 구자철과 만나 말없이 눈물을 흘렸다. /구자철 유튜브 캡처 |
[더팩트ㅣ김정수 기자] '캡틴' 손흥민이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가나와의 경기에서 패배한 후 '전 캡틴' 구자철의 품에 안겨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손흥민(30·토트넘 홋스퍼 FC)은 구자철 KBS 해설위원이 29일(한국시간) 자신의 유튜브 채널 '구자철 Official'에 올린 '우리 선수들 만나고 왔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에 등장했다.
28일 가나전 종료 후 촬영된 영상 속 손흥민은 어깨에 힘이 다 빠진 채 터덜터덜 걷고 있는 모습이었다. 손흥민은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구자철과 마주치자마자 힘없이 다가가 그의 품에 안겼다. 구자철도 말없이 손흥민의 머리와 어깨를 쓰다듬었다. 손흥민은 그렇게 한참을 울었다고 한다.
손흥민은 구자철과 두 번의 월드컵 무대에서 함께 뛰었다. 지난 2014 브라질 월드컵 알제리와의 조별리그 경기에서 손흥민(왼쪽)이 첫 골을 성공시키고 구자철(오른쪽)과 함께 세리머니를 하고 있는 모습. /포르투 알레그레(브라질)=뉴시스 |
손흥민은 구자철과 두 번의 월드컵 무대에서 함께 뛰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당시 손흥민이 대표팀 막내로 월드컵에 첫 출전했을 때 구자철은 대표팀 주장이었다. 둘은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카잔의 기적'을 썼을 때도 함께 태극마크를 달고 있었다.
손흥민 외 대표팀 선수들도 구자철을 만나 가나전 아쉬움을 전했다. 조현우(31·울산현대축구단)는 "(황)희찬이는 경기 아예 못나가고 도움을 못줘서 많이 울기도 했다"고 전했다. 구자철은 이후 황희찬(26·울버햄튼)을 비롯해 이재성(30·FSV 마인츠 05), 백승호(25·전북현대모터스), 정우영(23·SC 프라이부르크) 등과 만나 "5분을 뛰더라도 후회 없이 뛰어. 골 안 넣어도 돼"라며 포르투갈전을 앞둔 선수들을 격려했다.
가나전에서 부상 투혼을 보여줬던 황인범은 구자철을 보자마자 눈물을 쏟았다. /구자철 유튜브 캡처 |
구자철은 상기된 표정의 김영권(32·울산현대축구단)과 정우영(32·알 사드 SC)에게는 "선배들 다 나가고 너희들이 대표팀 지킨 거지"라며 위로했다. 구자철은 지나가던 이강인(21·마요르카)에게도 위로의 포옹을 전하고 "이제 너가 (대표팀을) 이끌어야 해"라며 "나와 (기)성용이, (이)청용이랑 너네 지원해 주려고 많이 노력하거든"이라고 말했다.
가나전에서 부상 투혼을 보여줬던 황인범(26·올림피아코스 FC)은 구자철을 보자마자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진짜..."라며 눈물을 쏟았다. 구자철은 과거 자신과 같은 포지션에 뛰고 있는 황인범을 안아주며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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