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줌인] 모두가 원하는 '손흥민 슛', 봉인(封印)을 해제하라
입력: 2022.11.25 08:50 / 수정: 2022.11.25 08:51

24일 우루과이와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1차전 0-0 무승부
원인은 유효슛 '0'...손흥민 슛은 1개
28일 가나와 2차전 슛 더 필요


한국축구대표팀의 캡틴 손흥민(왼쪽)이 24일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1차전에서 우루과이 수비수 마르틴 카세레스(35·LA 갤럭시)의 수비를 뚫고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알라이얀=AP.뉴시스
한국축구대표팀의 '캡틴' 손흥민(왼쪽)이 24일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1차전에서 우루과이 수비수 마르틴 카세레스(35·LA 갤럭시)의 수비를 뚫고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알라이얀=AP.뉴시스

[더팩트 | 박순규 기자] "정말 좋은 경기력을 보였지만 딱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슛이 부족한 것이다."

100분 가까이 가슴을 졸이게 만든 24일 오후(한국시간) 한국과 우루과이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H조 1차전이 끝난 뒤 박지성 SBS 해설위원은 무엇보다 태극전사들의 슛 부재를 아쉬워했다. 잘 준비된 경기력으로 지난 2010년 남아공 월드컵 16강전에서 패배한 아픔을 12년 만에 '설욕'할 수 있는 기회였지만 마지막 순간, 마무리로 연결되지 않아 0-0 무득점 무승부에 그쳤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경기는 FIFA에서 집계한 경기리포트에서 유효 슈팅을 하나도 기록하지 않은 진기한 경기로 남았다. 경기 내용은 무척 재미있었지만 골대 안으로 들어간 슛이 없었다는 것은 축구에서 무척 드문 일이 아닐 수 없다. 그것도 한 팀이 아니라 두 팀 모두 그랬다는 것은 선수들 모두 상대를 너무 의식해 긴장했다는 반증으로 풀이된다.

ESPN은 이들 두고 21세기에 열린 FIFA 월드컵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고 주목했다. 우루과이는 슈팅 10개, 한국은 슈팅 7개를 시도했지만 모두 골망을 흔들지 못한 것은 물론 골대를 벗어났다. 우루과이에선 전반 수비수 디에고 고딘의 헤딩 슛과 후반 페데리코 발베르데의 중거리슛이 골대를 맞혔지만 유효슈팅으로 기록되지 않았다.

24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1차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경기에서 후반전이 종료된 후 손흥민(30·토트넘)과 이강인(21·마요르카), 손준호(30·산둥 타이산)가 포옹을 나누며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알라이얀=AP.뉴시스
24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1차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경기에서 후반전이 종료된 후 손흥민(30·토트넘)과 이강인(21·마요르카), 손준호(30·산둥 타이산)가 포옹을 나누며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알라이얀=AP.뉴시스

한국은 전반 33분 김태환의 크로스로 황의조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우루과이 골키퍼 루체트와 맞서는 결정적 득점 기회를 잡았으나 오른발 슛이 골대 위로 벗어나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지난 2일 안와골절을 당한 뒤 3주일 만에 경기장에 나선 '캡틴' 손흥민은 검정 마스크를 쓰고 우루과이전에 나서 활발한 움직임으로 한국 공격의 중심으로 활약, 16강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하지만 손흥민은 후반 오른발 슛을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지나치게 슛을 아껴 팬들은 안타깝게 했다. 손흥민은 지난 2021~2022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서 23골로 아시아 최초의 득점왕을 차지한 '월드 클래스' 공격수다. 한국대표로서도 이번 월드컵 직전까지 A매치 104경기에서 35골을 기록한 대표적 골게터다. 이번 대회에서 골을 넣으면 한국축구 사상 최초로 3개 대회 연속 골을 기록한 선수이자 최다골 기록을 다시 쓰게 된다.

이는 곧 한국이 승리하기 위해선 손흥민이 골을 기록해야 하며, 슛 또한 자주 시도해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손흥민은 우루과이전에서 마스크와 주장 완장으로 경기 중 자주 불편한 모습을 보이기 했지만 몸 상태가 걱정했던 것 만큼 나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였다. 우루과이 디에고 알론소 감독 또한 35살의 베테랑 수비수 마르틴 카세레스를 손흥민 전담 마크맨으로 붙여 특급 경계를 펼쳤는데, 안타깝게도 손흥민의 슛 숫자는 기대에 미치지 못 했다. 슛 타이밍에서도 주위 동료 선수를 살피고 더 완벽한 기회를 찾다 볼 주도권을 놓치는 경우도 발생했다.

한국의 캡틴 손흥민이 24일 우루과이와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1차전에서 얼굴 보호를 위해 검은 마스크를 쓰고 강한 오른발 슛을 날리고 있다./도하=KFA 제공
한국의 '캡틴' 손흥민이 24일 우루과이와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1차전에서 얼굴 보호를 위해 검은 마스크를 쓰고 강한 오른발 슛을 날리고 있다./도하=KFA 제공

손흥민 효과는 벤투호에서 이루 헤아릴 수 없다. 개인 능력 뿐만 아니라 팀의 주장으로서 선수들의 능력을 100% 이상 끌어올려 조직력을 극대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부상 중에도 "단 1%의 가능성만 있다면, 그 가능성을 보며 얼마 남지 않은 시간 앞만 보며 달려가겠다. 아름다운 우리나라의 대표선수가 되기 위해"라고 SNS에 심경을 피력한 글은 대표팀에 임하는 손흥민의 마음가짐을 잘 말해주고 있다. 우루과이전에서도 경기장에 등장하기 직전의 통로에서 세계적 대형 수비수로 성장한 김민재와 이마를 맞대며 선전을 다짐하는 장면은 보는 이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그렇다보니 손흥민 개인의 득점 기회를 자주 동료에게 양보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축구는 개인 경기가 아니라 팀 경기다. 동료가 없으면 골도 없다. 하나의 팀이 될 때 승리의 열매도 맛볼 수 있다. 당초 포르투갈과 우루과이가 H조에서 16강에 오를 것이란 전망은 한국의 분전으로 이제 어느 팀이 16강 티켓을 거머쥘지 알 수 없는 혼전 양상으로 바뀌었다.

오는 28일 한국과 가나, 포르투갈과 우루과이가 맞붙는 H조 2차전은 그야말로 '전쟁'과 다름없는 경기가 될 전망이다. 반드시 이겨야하는 한국으로선 동료 선수들의 지원을 받은 손흥민의 슛이 가나 골망을 세차게 흔들길 기대한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우루과이전 직후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을 지원하기 위해 이강인을 후반 교체 투입했다고 밝혔다. 축구는 골로 말한다. 이제 손흥민이 동료 선수를 위할 때가 아니라 손흥민이 동료의 도움을 받아 골을 기록할 때다. 가나전에서는 부디 한국팬들이 모두 원하는 손흥민의 '봉인(封印)'된 슛이 해제되길 바란다.

skp200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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