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멕시코-폴란드전 대기심
월드컵 역사상 처음
프라파르는 23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구칠사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컵 C조 1차전 폴란드와 멕시코전에 심판복을 입고 그라운드에 섰다. /도하(카타르)=AP.뉴시스 |
[더팩트ㅣ조소현 인턴기자] 또 한 번 '유리천장'이 깨졌다. 스테파니 프라파르(39·프랑스)가 월드컵 본선 경기 공식 심판이 된 것이다. 1930년 월드컵 시작 이래 여성 심판이 본선 공식 심판으로 나선 건 처음이다.
프라파르는 23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구칠사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컵 C조 1차전 폴란드와 멕시코전에 심판복을 입고 그라운드에 섰다.
AP통신 등 주요 외신은 "프라파르가 폴란드-멕시코전의 네 번째 심판(대기심)으로 나서면서, 월드컵 역사상 첫 본선 경기 공식 심판으로 나선 여성으로 기록됐다"고 보도했다.
대기심은 주심이 사고를 당할 것에 대비해 장외에서 미리 준비하고 있는 심판이다. 선수 교체 상황을 총괄하며 교체 번호판을 드는 역할과 그라운드의 주심과 벤치의 감독 간 소통을 중재하는 일을 한다.
FIFA는 남자 월드컵 심판에 성별 제한을 두고 있지 않지만, 2018 러시아 월드컵까지 본선 무대에서 여성 심판은 기용되지 못했다. FIFA 주관 남자 대회에 여성 심판이 등장한 것은 지난 2017년 10월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17세 이하(U-17) 월드컵과 인도와 미국전에 움피에레스 클라우디아(우루과이)가 대기심으로 투입된 것이 처음이다.
그러나 FIFA는 이번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 6명의 여성 국제심판을 배정했다. 프라파르와 야마시타 요시미(일본), 살리마 무칸상가(르완다)가 주심으로, 네우사 백(브라질)과 카렌 디아스(멕시코), 캐서린 네스비트(미국)이 부심으로 나선다. 이번 본선에서 활약할 심판은 주심 36명, 부심 69명 등 105명이다.
프라파르는 2009년 FIFA 국제심판 자격증을 딴 뒤 2011년 프랑스 3부리그, 2014년 프랑스 리그2로 계단을 올라섰고 2019년에는 여성 최초로 프랑스 리그1 심판이 됐다. /도하(카타르)=AP.뉴시스 |
프라파르는 여성 축구 심판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이다. 2009년 FIFA 국제심판 자격증을 딴 뒤 2011년 프랑스 3부리그, 2014년 프랑스 리그2로 계단을 올라섰고 2019년에는 여성 최초로 프랑스 리그1 심판이 됐다.
2019년 프랑스 여자월드컵 결승전에서 주심으로 나선 그는 2020년 12월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경기 주심으로 배정되면서 여성 심판의 새 역사를 썼다.
지난해 3월에는 카타르 월드컵 유럽 예선 G조 2차전 네덜란드와 라트비아 경기에서 휘슬(주심)을 잡았다. 남자 선수들이 겨루는 월드컵 예선 경기에 여성이 주심으로 나선 건 최초의 일이었다.
피에루이지 콜리나 FIFA 심판위원장은 "FIFA는 수년 전부터 남자 주니어 및 시니어 대회에 여성 심판을 배정한 것을 시작으로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심판을 선발함으로써 남녀평등의 긴 과정을 마쳤다"고 말했다.
또 "남자 대회에서 여성 심판을 선발하는 것이 더이상 놀라운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것으로 인식되기를 바란다"며 "FIFA는 성별이 아니라 능력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sohyu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