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월드컵 역사상 최초로 중동지역인 카타르에서 대회가 열리고 있지만 이란과 카타르 등 중동국가들은 지리적 '특혜'를 누리기는커녕 첫 경기부터 축구 강국들과 맞대결을 벌이며 맥없이 무너지고 있다.
21일 카타르가 개최국이 대회 첫 경기에 패배한 새로운 역사를 쓴 데 이어 아시아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가장 높은 이란은 22일 잉글랜드에 6점을 실점했다. 첫 경기를 앞둔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우승컵을 노리는 아르헨티나를 적수로 만나 난항이 예상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2일 오후 7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다옌 루사일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아르헨티나와 맞붙는다. 카타르 이란에 이어 사우디도 승점을 얻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객관적 전력 역시 아르헨티나가 우세하다. 아르헨티나는 상대 전적에서 2승 2무로 앞서있으며 FIFA 랭킹 3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그간 A매치에서 165경기 91골을 득점한 리오넬 메시(35‧파리생제르맹FC)가 사우디의 골망을 뒤흔들 태세를 갖추고 있다. 이외에 라우타로 마르티네스(25·인터밀란), 크리스티안 로메로(24·토트넘) 등 유럽의 쟁쟁한 선수들이 전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사우디는 FIFA 랭킹 51위에 머물고 있다. 특히 앞선 2002년 한국‧일본 대회에서 큰 점수차로 패배한 이력이 있다. 당시 조별리그 1차전에서 독일을 만나 0-8로 참패했다. 이후 세 차례의 조별리그에서 득점 없이 12점을 내어주며 3패로 탈락했다.

첫 중동 개최국인 카타르도 굴욕을 면치 못했다. 카타르는 92년 월드컵 역사상 최초로 개최국의 개막전 패배 사례를 남겨 오명을 썼다. 전날 열린 A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에콰도르에 0-2로 완패했다. 경기 시작 3분 만에 허락한 선제골은 오프사이드로 판정됐지만 전반 16분과 31분에 걸쳐 실점이 났다.
이는 1930년 우루과이에서 개최된 첫 월드컵 이래 개최국이 대회의 첫 경기에서 패배한 최초의 사례다. 카타르는 올해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경기에 진출했다. 개최국 자격으로 자동 출전권을 확보한 것이다.
카타르의 FIFA 랭킹은 50위, 에콰도르는 44위다. 앞으로 A조에 포함된 네덜란드(8위), 세네갈(18위)과의 조별리그가 남아있다. 개최국인 카타르가 첫 경기의 고배를 털고 남은 대회를 이어나갈지 주목된다.
같은 날 잉글랜드와 B조 조별리그를 치른 이란의 경기도 순탄치 못했다. 전반에만 3점을 잃은데 이어 후반에도 추가로 3골을 더 내줬다. 이란은 월드컵 역대 성적 가운데 최대 실점을 기록하게 됐다. 후반전에서 페널티킥을 얻어내 골로 이어갔으나 승점은 2점에 그쳤다.
이란은 FIFA 랭킹 20위로 한국(28위)을 포함해 아시아에서 가장 높다. 다만 유력한 월드컵 우승 후보인 잉글랜드(5위)의 전력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란은 앞으로 웨일스(16위)와 미국(19위)을 상대로 남은 조별리그를 이어갈 예정이다. 중동 특유의 기후도 실력 앞에서는 별다른 위력을 발휘하지 못 하는 카타르 월드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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