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목소리로 '차별 반대' 외쳐
잉글랜드와 이란이 21일 오후 10시(한국시간) 경기에 앞서 한목소리로 각종 차별에 대한 반대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잉글랜드 대표팀은 경기에 앞서 '무릎 꿇기'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주장 해리 케인(29·토트넘 홋스퍼 FC·왼쪽)은 '무지개색 완장'을 착용한다. 이란 대표팀 '간판 공격수' 사르다르 아즈문(27·바이어 04 레버쿠젠)은 자국 정부의 시위 탄압에 대해 "부적절하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뉴시스 |
[더팩트ㅣ김정수 기자] 잉글랜드와 이란이 21일 오후 10시(한국시간) 한치의 양보 없는 대결을 펼치기 앞서 한목소리로 각종 차별에 대한 반대 메시지를 밝혔다.
잉글랜드 대표팀은 이날 카타르 도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이란과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무릎 꿇기'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앞서 잉글랜드의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20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월드컵 대회 기간 관련 퍼포먼스를 경기 시작 전 펼치겠다고 말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경기 전 무릎 꿇기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선수들이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뜻에서 펼쳐졌지만, 이번 퍼포먼스는 월드컵 개최국 카타르에서 발생한 이주노동자, 성 소수자 인권 탄압 논란과 관련 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무릎 꿇기를 하기로 했다"면서 "그래야만 한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포용이 아주 중요하다는 점을 전 세계의 젊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강력한 성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잉글랜드 대표팀 주장 해리 케인(29·토트넘 홋스퍼 FC)은 성 소수자와의 연대를 의미하는 '무지개색 완장'을 차고 경기에 임한다. 완장은 무지개색으로 채워진 하트 위에 숫자 '1'과 '원 러브(One Love)'가 적혀 있다. 성소수자뿐 아니라 세상 모든 차별에 반대하고 연대한다는 의미를 담은 캠페인 중 하나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이 경기에 앞서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무릎 꿇기'를 하고 있는 모습. /AP.뉴시스 |
FIFA는 선수 의상과 장비 또는 행동에 정치, 종교 의미를 내포한 문구나 이미지가 담겨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잉글랜드 대표팀은 규정 위반에 따라 벌금 등이 부과된다 하더라도 무릎 꿇기 퍼포먼스와 무지개색 완장 착용을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잉글랜드와 맞붙는 이란 대표팀은 '히잡 의문사'와 관련한 자국 정부의 시위 탄압에 대해 "부적절하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란 대표팀 주장 에산 하지사피(32·AEK 아테네)는 20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화 월드컵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조별리그 1차전 사전 기자회견에서 "무슨 말을 하기 전에 우리나라에서 가족을 잃은 분들께 위로를 전하려 한다"며 "우리나라가 처한 여건이 바람직한 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표팀이 그분들을 지지하고 함께 아파한다는 사실을 아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근 이란 반정부 시위는 20대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이유로 도덕경찰에 체포돼 의문사하면서 발생했다. 이에 분노한 시민들이 참여하며 이슬람 신정 체제에 대한 저항 시위로 번지고 있다.
이란 대표팀 '간판 공격수' 사르다르 아즈문(27·바이어 04 레버쿠젠)은 지난 9월 이란 정부의 시위 유혈 진압으로 사상자 수백 명이 발생하자 자기의 SNS에 "이란의 여성과 민중을 죽이는 것은 창피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이에 대한 처벌이 국가대표 제외라면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고 적었다. 아즈문은 이란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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