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대 투혼' 손흥민, '최악의 경기'를 '최고의 역전승'으로 '조율'
입력: 2022.10.30 08:18 / 수정: 2022.10.30 15:13

29일 EPL 14라운드 본머스전, 0-2 뒤진 경기를 3-2 역전승 견인
공격포인트 없었지만 극장골 코너킥 도화선
영국 매체 최고 평가


29일 EPL 14라운드 본머스전에서 0-2로 끌려가다 3-2 대역전승을 일군 토트넘의 안토니오 콘테 감독(오른쪽)이 주역으로 활약한 손흥민(가운데)의 목을 껴안고 격하게 격려하고 있다./본머스=AP.뉴시스
29일 EPL 14라운드 본머스전에서 0-2로 끌려가다 3-2 대역전승을 일군 토트넘의 안토니오 콘테 감독(오른쪽)이 주역으로 활약한 손흥민(가운데)의 목을 껴안고 격하게 격려하고 있다./본머스=AP.뉴시스

[더팩트 | 박순규 기자] 최악의 경기를 최고의 역전승으로 이끌었다. 비록 공격포인트는 없었지만 '붕대 투혼'으로 6개의 키패스를 하며 '펠레 스코어 대역전승'을 끌어내는 활약을 펼쳤다. 역전 드라마의 피날레를 장식한 결승골 역시 그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의 공격수 손흥민(30)은 29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영국 본머스의 바이탈리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3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4라운드 본머스와 원정경기에서 해리 케인과 함께 3-5-2전형의 투톱으로 나서 0-2로 끌려가다 3-2로 대역전극을 펼치는 중심에서 풀타임 활약했다. 축구통계매체 소파스코어는 골을 기록한 로드리고 벤탄쿠르(평점 7.7), 라이언 세세뇽(평점 7.4), 벤 데이비스(평점 7.0)보다 높은 팀 내 최고 평점인 7.8점을 손흥민에게 부여하며 그의 활약을 높게 평가했다.

손흥민은 본머스전에서 비록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진 못 했지만 날카로운 킥과 크로스로 대역전글의 도화선으로 활약했다./본머스=AP.뉴시스
손흥민은 본머스전에서 비록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진 못 했지만 날카로운 킥과 크로스로 대역전글의 도화선으로 활약했다./본머스=AP.뉴시스

실제로 손흥민은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 했지만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벤탄쿠르의 역전 결승골의 도화선이 된 왼쪽 코너킥을 절묘하게 감아차 극적 승리의 디딤돌 역할을 했을 뿐만 아니라 중하위권 상대에 0-2로 끌려가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역전의 기운을 북돋우는 날카로운 크로스와 슛, 코너킥으로 최악의 경기를 최고의 경기로 바꾸는 활약을 펼쳤다. 손흥민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선수는 양 팀을 통틀어 멀티골을 기록한 본머스 공격수 키퍼 무어(평점 8.4)가 유일했다.

위기의 순간에 손흥민의 활약이 빛을 발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토트넘은 지난 20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서 0-2로 완패한 후 24일 뉴캐슬과 홈 경기마저 1-2로 패해 연패의 수렁에 빠진 상태였다. 설상가상으로 수비의 중심 축인 센터백 에릭 다이어의 부진과 골키퍼 위고 요리스마저 흔들려 비상이 걸린 데다 후반 12분 라이언 세세뇽의 추격골이 터지기 전까지 승리가 예상됐던 팀에 주도권을 내주고 0-2로 끌려가 3연패 기운이 짙게 감돌던 경기였다.

토트넘 수비수 벤 데이비스(맨 오른쪽)가 후반 2-2 동점골을 기록한 뒤 벤탄쿠르와 함께 골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맨 왼쪽은 손흥민./본머스=AP.뉴시스
토트넘 수비수 벤 데이비스(맨 오른쪽)가 후반 2-2 동점골을 기록한 뒤 벤탄쿠르와 함께 골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맨 왼쪽은 손흥민./본머스=AP.뉴시스

오른쪽 발목에 붕대를 감고 나선 손흥민은 전반 초반부터 활발한 모습을 보이다 전반 37분 결정적 크로스로 본머스를 위협했다. 오른쪽에서 왼발로 감아올린 왼발 크로스가 날카롭게 문전으로 투입됐고 이 크로스를 막기 위해 본머스 수비가 헤딩한 것이 오히려 뒤로 가 본머스 골대를 때리고 나왔다. 상대 자책골을 만들 수 있었던 예리한 크로스였지만 아쉽게 골대를 때리는 등 토트넘의 위협적 장면은 대부분 손흥민이 만들었다.

전반 막판의 손흥민의 슛은 본머스 팬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할 만큼 위협적이었다. 결국 손흥민의 날카로운 크로스와 절묘한 킥은 역전 결승골로 이어졌다. 토트넘은 전반 22분과 후반 4분 본머스의 키퍼 무어에게 연속 골을 내주며 0-2로 끌려가다 후반 12분 세세뇽과 후반 28분 벤 데이비스의 연속골로 2-2 동점을 만들고 정규 시간이 끝나고 주어진 후반 90+2분에 벤탄쿠르의 역전 결승골을 경기를 3-2로 뒤집었다. 바로 이 '역전 펠레스코어'를 만든 역전 결승골은 손흥민이 코너킥으로부터 시작됐다.

손흥민은 후반 추가시간에 주어진 왼쪽 코너킥을 오른발로 낮고 강하게 문전으로 날렸다. 경기 종료 직전의 상황이라 양 팀의 선수들이 모두 골마우스에 몰려있던 상황. 손흥민의 코너킥은 공격에 가담한 벤탄쿠르의 헤더로 연결됐다. 벤탄쿠르는 볼을 방향을 바꾸는 헤더가 선수 몸에 맞고 나오자 곧바로 오른발 슛으로 연결시켜 대역전 드라마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손흥민은 비록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진 못했지만 날카로운 코너킥으로 역전의 디딤돌을 놓았다.

이태원 참사 소식을 접한 손흥민이 SNS를 통해 깊은 애도를 전하고 있다./손흥민 인스타그램
이태원 참사 소식을 접한 손흥민이 SNS를 통해 깊은 애도를 전하고 있다./손흥민 인스타그램

지난 13일 프랑크푸르트전 멀티골 이후 5경기째 '골침묵'을 이어갔지만 내용적으로는 축구에서 가장 재밌는 스코어라는 3-2 펠레 스코어 승리를 이끈 수훈갑으로 꼽히기에 충분한 활약을 보였다. 펠레 스코어'는 불세출의 스타 펠레가 "축구는 한 골 차 승부가 가장 재미있다. 그 중 3-2 스코어는 가장 이상적"이라고 말한데서 비롯됐다. 4-3 등 많은 골이 나온 경기보다 18분 간격으로 한 골씩 터질 때 관중들은 가장 흥미를 느끼기 때문인데, 역전 펠레 스코어는 더 짜릿할 수밖에 없다.

유럽 통계 전문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벤탄쿠르(7.9점)에 이어 2위에 해당하는 평점 7.8점을 부여했다. 3개의 슛 가운데 2개의 유효슛을 기록하고 6개의 키패스와 87.5%의 패스성공률을 보인 활약을 높게 평가했다. 경고 1회를 받으며 부진한 해리 케인은 6.75점을 받았다.

'지옥에서 천국으로'으로 급반전에 성공한 토트넘은 8승 2무 3패 승점 26으로 3위를 지켰다. 손흥민은 11월 2일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최종전인 마르세유와의 원정 경기를 앞두고 있다.

한편 경기 후 이태원에서 발생한 끔찍한 참사 소식을 접한 손흥민은 깊은 애도를 표했다. 손흥민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갑작스러운 사고 소식을 전해들었습니다. 더이상 안타까운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라며 사고 피해자들께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라고 밝혔다.

skp200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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