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에버턴전 '침묵', 페리시치 탓?...토트넘 10G '최다' 승점 기여
입력: 2022.10.16 12:13 / 수정: 2022.10.16 12:19

16일 2022-23 EPL 11라운드 토트넘 홈경기 풀타임 활약, 2-0 승리 기여
문제로 지적된 페리시치와 왼쪽 라인 조합, 긍정 평가


토트넘 손흥민(왼쪽)의 에버턴전 침묵은 페리시치(오른쪽) 탓일까? 16일 에번턴전에서 선발 출장한 손흥민과 페리시치는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는 못 했지만 이전보다 나은 경기력을 보여 향후 콤비플레이 기대를 낳았다./런던=AP.뉴시스
토트넘 손흥민(왼쪽)의 에버턴전 '침묵'은 페리시치(오른쪽) 탓일까? 16일 에번턴전에서 선발 출장한 손흥민과 페리시치는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는 못 했지만 이전보다 나은 경기력을 보여 향후 콤비플레이 기대를 낳았다./런던=AP.뉴시스

[더팩트 | 박순규 기자] 토트넘 홋스퍼의 공격수 손흥민(30)이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 한 원인이 꼭 왼쪽 윙백 이반 페리시치(33·크로아티아) 탓일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펄펄 날던 손흥민이 공교롭게도 페리시치와 함께 선발 출장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에버턴전에서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 해 이 같은 의문을 더했지만 내용적으로는 이전보다 더 나은 플레이를 보여 향후 합작 시너지 효과에 기대가 모아진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 공격수 손흥민은 16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에버턴과 2022-23 EPL 11라운드 홈경기에서 왼쪽 윙포워드와 최전방 포워드로 풀타임 활약하며 2-0 승리에 기여했다. 비록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진 못 했지만 토트넘의 EPL 사상 개막 10경기 최다 승점을 올리는 데 주역으로 활약했다.

에버턴 수비수들 사이로 돌파를 시도하는 손흥민./런던=AP.뉴시스
에버턴 수비수들 사이로 돌파를 시도하는 손흥민./런던=AP.뉴시스

전반을 0-0으로 마친 토트넘은 후반 14분 해리 케인의 페널티킥 선제골과 함께 후반 41분 피에르 에밀 호이비에르의 쐐기골을 묶어 2골 차 승리를 거뒀다. 7승 2무 1패로 승점 23을 기록한 토트넘은 팀 순위 3위를 유지함과 동시에 EPL 출범 후 개막 10경기에서 최다 승점을 수확하는 기쁨을 누렸다. 종전 개막 후 10경기 팀 최다 승점 기록은 2011~12시즌의 승점 22였다.

토트넘의 이날 경기는 두 가지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손흥민의 활동 반경과 페리시치와의 시너지 효과 여부였다. 손흥민은 이날 케인, 히샬리송과 함께 스리톱으로 배치됐다. 좌우 윙백으로는 페리시치와 맷 도허티가 나왔다. 로드리고 벤탄쿠르와 호이비에르가 중앙에서 미드필더로 공수를 조율했고, 벤 데이비스~에릭 다이어~크리스티안 로메로가 스리백, 위고 요리스가 골키퍼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토트넘 손흥민이 16일 에버턴 수비수들 사이로 슈팅을 시도하고 있다./런던=AP.뉴시스
토트넘 손흥민이 16일 에버턴 수비수들 사이로 슈팅을 시도하고 있다./런던=AP.뉴시스

하지만 경기 한 시간 전 스타팅 멤버가 발표되자마자 토트넘 팬들 사이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 13일 프랑크푸르트와 UCL 4라운드에서 2골을 넣으며 활약한 손흥민과 선발로 호흡을 맞췄던 라이언 세세뇽을 왼쪽 윙백에 넣지 않고 그동안 활동 반경 문제로 지적됐던 페리시치를 그 자리에 넣었기 때문이다. 세세뇽은 지난 시즌 손흥민이 EPL 득점왕을 차지할 때도 자주 세르히오 레길론과 함께 왼쪽 윙백으로 나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인터밀란에서 자유계약선수로 풀려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페리시치는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대표적 애제자로 꼽힌다. 인터밀란이 2020~21시즌 세리에A 우승컵을 들어올릴 때 감독과 선수로 호흡을 맞췄다. 콘테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토트넘 이적을 강력히 희망하다 올시즌을 앞두고 2년 계약을 체결했다. 손흥민처럼 양발잡이인 페리시치는 세르히오 레길론이나 세세뇽보다 더 나은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으나 왼쪽 욍포워드 영역으로 활동 반경을 넓히며 손흥민의 공간을 제약하는 데다 세트피스 기회에서도 손흥민과 중첩돼 아직까지 기대했던 효과를 낳지 못하고 있다. 손흥민의 개막 초반 부진이 페리시치와 부조화 때문이란 현지 지적도 제기됐다.

토트넘의 안토니오 콘테 감독(오른쪽)은 16일 에버턴전에서 애제자 페리시치를 왼쪽 윙백으로 선발 출전시키며 변함없는 신뢰를 보였다./런던=AP.뉴시스
토트넘의 안토니오 콘테 감독(오른쪽)은 16일 에버턴전에서 애제자 페리시치를 왼쪽 윙백으로 선발 출전시키며 변함없는 신뢰를 보였다./런던=AP.뉴시스

실제로 손흥민은 이날 경기 전까지 올시즌 세세뇽이 윙백으로 기용될 때만 시즌 5골 2도움을 기록했다. 페리시치가 선발로 나선 9경기에서 손흥민은 단 하나의 공격포인트도 기록하지 못한 대신 5경기에 선발로 나선 세세뇽 출전 경기에선 올 시즌 모든 공격포인트를 기록했으니 이런 비교가 나올 만도 했다. 일부 팬들은 에버턴전 페리시치의 선발을 보고 "오늘 손흥민이 못하는 날이겠다"라며 처음부터 우려를 자아내기도 했다. 손흥민에 대한 팬들의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손흥민은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 했다. 페리시치가 선발로 나선 10경기에서 모두 '침묵'을 지킨 것으로 징크스를 이어갔다.

하지만 경기 내용면에선 변화를 보였다. 전반보다 후반이 더 나았다. 전반을 왼쪽 윙포워드로 뛴 손흥민은 후반 7분 히샬리송이 부상으로 비수마와 교체되면서 케인과 함께 투톱으로 나서 공격을 이끌었다. 후반 8분 케인의 슈팅이 골키퍼 펀칭에 막혀 나온 것을 손흥민이 왼발 슈팅까지 연결했지만 골대를 벗어났다. 3분 뒤에는 페리시치의 크로스를 문전에 있던 손흥민이 머리로 갖다 댔으나 빗맞으면서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손흥민은 4차례 슈팅과 함께 2차례 키패스를 성공시켰다. 53차례 볼을 터치했고 패스 성공률은 90.3%로 준수했다. 전반 왼쪽 윙포워드로 활약할 때보다 투톱으로 나설 때의 경기력이 더 좋았다. 경기 후 영국매체 풋볼런던'은 손흥민과 페리시치의 호흡에 올시즌 처음 좋은 평가를 했다. 손흥민과 플레이에 대해 "페리시치와 경기 초반 좋은 호흡을 보였고, 에버턴을 상대로 위협적인 크로스를 날렸다. 후반 케인의 슈팅이 맞고 나온 것을 하프 발리슛으로 기록했다"며 평점 7점을 부여했다. '이브닝 스탠다드'는 손흥민에게 평점 8을 매기며 "경기 내내 상대를 위협했다"고 호평했다. '후스코어드닷컴'도 평점 7점으로 활약을 평가했다.

손흥민은 비록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전에 이어 세 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이어가지는 못헀지만 해리 케인과 투톱으로서의 활약, 페리시치와의 시너지 효과에 대해 긍정적 전망을 낳게 하는 경기를 펼쳤다. 오는 11월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주당 2경기의 강행군을 펼치고 있는 토트넘으로선 아직도 많은 경기가 남아 있는 만큼 가용 자원의 풀 소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skp200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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