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EPL 29라운드 맨유 원정경기 풀타임 공격포인트 '0'...토트넘 2-3 敗
토트넘 손흥민이 13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EPL 29라운드에서 롤모델 호날두와 맞대결을 펼쳤으나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해 희비가 엇갈렸다./맨체스터=AP.뉴시스 |
[더팩트 | 박순규 기자] '우상' 앞에만 서면 왜 작아지는가. 손흥민(30·토트넘)이 또 고개를 떨궜다. '우상'이자 같은 백넘버 7번을 달고 있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해트트릭으로 펄펄 날며 승리를 이끌었다. 더구나 이날 경기는 '빅4' 진입을 노리는 두 팀의 중요한 일전이어서 더 비교가 됐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 공격수 손흥민은 13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2021~22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9라운드 원정경기에서 해리 케인~데얀 쿨루셉스키와 함께 3-4-3시스템의 스리톱으로 나서 풀타임 활약했으나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 하며 2-3 패배의 아픔을 겪었다. 반대로 맨유의 호날두는 이전 경기까지 10경기 1골의 부진을 보이다 이날 경기에서 맨유의 3골을 모두 기록하는 10점 만점 활약으로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출전권이 주어지는 4위권 진입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던 토트넘과 맨유도 희비가 엇갈렸다. 3연승이 무산된 토트넘은 14승3무10패(승점45)로 7위에 머물렀다. 반면 3경기 만에 승리한 맨유는 4승8무7패(승점50)가 되면서 15승3무7패(승점48)의 아스널을 따돌리고 4위에 올랐다. 맨유는 최근 강등권 왓포드에 0-0으로 비긴 데 이어 맨체스터 시티와 더비에서 1-4 충격패를 당하며 부진했으나 토트넘이란 대어를 잡으로 반전에 성공했다.
'빅4' 진입의 분수령으로 꼽힌 토트넘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맨유의 호날두./맨체스터=AP.뉴시스 |
왼쪽 윙포워드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2% 부족한 활약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슛 타이밍이 한 템포 늦거나, 동료들의 패스가 한 발짝 어긋나거나, 결정적 찬스의 슛이 골대를 약간 빗나가 토트넘 팬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전반 벤 데이비스에게 찔러준 키 패스는 오프사이드 골로 판정되며 경기 흐름을 주도할 수 있는 분위기를 놓쳤다.
최근 2경기 연속 승리가 없던 맨유는 전반 12분 호날두의 원더골로 앞서나갔다. 호날두는 페널티 에어리어 정면에서 프레드의 패스를 받은 뒤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토트넘 골문 구석을 뚫었다. 호날두의 특기인 중거리슛을 허용한 토트넘 중앙수비진의 실수였다. 벤 데이비스~에릭 다이어~크리스티안 로메로의 스리백과 호이비에르~벤탄쿠르로 구성된 수비형 미드필드진의 허술한 수비는 이날 호날두에게 모두 3골을 헌납하며 뼈아픈 패배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토트넘은 전반 35분 해리 케인의 페널티킥으로 1-1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으나 3분 뒤 터진 호날두의 추가골로 다시 끌려갔다. 호날두는 왼쪽 측면에서 산초가 낮게 깔아준 공을 다이렉트 슛으로 연결하며 2-1 리드 상황을 끌어냈다. 손흥민은 후반 27분 2-2 동점 상황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왼쪽 윙백 세르히오 레길론이 낮게 깔아찬 크로스가 맨유의 중앙수비수 해리 매과이어 발에 맞고 그대로 맨유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손흥민의 지능적 공격 전개가 돋보였다.
맨유전에서 아쉬운 경기력을 보인 손흥민의 드리블 돌파 장면./맨체스터=AP.뉴시스 |
토트넘의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2-2 동점이 되자 쿨루셉스키를 빼고 루카스 모우라를 투입하며 역전을 노렸다. 맨유는 수비형 미드필더인 네마냐 마티치를 빼고 공격수 에디손 카바니를 투입,하며 공격을 강화했다. 벤치 대결에서도 맨유의 교체카드가 성공을 거뒀다. 맨유는 후반 36분 코너킥 상황에서 호날두의 높은 제공권을 바탕으로한 헤더로 결승골로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다시 리드를 잡은 맨유는 호날두를 빼고 수비수 빅토르 린델로프를 투입하며 3경기 만에 귀중한 승점 3점을 챙기는데 성공했다.
토트넘전 한 경기에 무려 3골을 몰아친 호날두는 올 시즌 리그 12호골을 신고하며 득점 부문에서 디오고 조타, 사디오 마네(이상 리버풀)와 함께 단숨에 득점 랭킹 공동 2위에 올랐다. 호날두는 지난해 10월 EPL에서 복귀 후 처음 만난 토트넘과 경기에서도 1골 1도움으로 3-0 승리를 이끈 데 이어 또 다시 토트넘과 리턴매치에서도 승리를 이끌어 손흥민에게 아픔을 안겨줬다. 호날두는 올시즌 EPL 토트넘전에서만 4골 1도움으로 강한 모습을 보였다.
손흥민은 평소 롤모델로 여기던 호날두와 2017~2018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2019년 인터내셔널 챔피언스 컵(ICC)에서 잠시 마주쳤다가 지난해 10월 EPL 10라운드에서 처음 같은 리그 경기를 펼친 바 있다. 당시 손흥민은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공격포인트 없이 물러난 반면 호날두는 1골 1도움으로 3-0 승리를 이끈 데 이어 두 번째 대결에서는 더 진화된 해트트릭으로 존재감을 보였다.
지난 시즌까지 맨유전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던 손흥민은 호날두가 합류한 올 시즌에는 유달리 약한 모습을 보여 기대했던 국내팬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손흥민은 이날 경기 전까지 맨유를 상대로 통산(14경기) 3골·2도움을 기록했으며 지난 시즌 맨유전에서는 2골·1도움의 활약으로 맨유에 1-6의 충격패를 안기기도 했으나 올 시즌 2경기에서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 했다.
이날 경기 내용은 각종 매체의 평점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원맨쇼'를 펼친 호날두는 최고 평점인 10점을 받은 반면 손흥민의 평가는 엇갈렸다. 영국 스포츠 전문 매체 스카이 스포츠는 손흥민에게 평점 7점을 부여했다. 해리 케인, 데안 쿨룹세스키, 세르히오 레길론 등과 함께 팀 내 최고점이다. 해트트릭을 달성, 맨유의 승리를 이끈 크리스타이누 호날두는 평점 10점을 받아 이날 최고의 선수로 선정됐다.
축구 통계전문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에서 손흥민은 6.5점을 받았다. 골키퍼 위고 요리스, 쿨루셉스키와 같은 점수로 팀 내에서 무난한 평가다. 호날두는 이 매체에서도 평점 10점을 기록했다. 경기 후 영국 축구 전문 매체인 풋볼 런던은 손흥민에게 팀 내에서 가장 낮은 평점 5점을 부여했다. 손흥민과 함께 이날 수비에서 불안함을 노출, 3골을 허용한 수비수 에릭 다이어와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평점 5점을 받았다.
토트넘은 오는 17일 오전 4시30분 브라이튼과 EPL 원정경기를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