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토트넘 공격수 손흥민이 20일 리버풀과 EPL 18라운드 홈경기에서 2-2 동점골을 터뜨린 뒤 골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손흥민은 토트넘 통산 300경기에서 115호골을 터뜨리며 자축했다./런던=AP. 뉴시스 |
20일 EPL 토트넘-리버풀전 2-2 동점골...토트넘 통산 300경기에서 115호골 기록 '자축'
[더팩트 | 박순규 기자] 아니나 다를까. 돌아오자마자 팬들의 기대에 화답했다. 1-2로 역전당한 상태에서 터진 동점골! 감독은 열광했고, 팬들은 환호했다. 주인공은 300경기 출장의 대미를 115호골로 장식한 '슈퍼 소니' 손흥민(29). 코로나19를 떨치고 그라운드에 나선 손흥민이 위기의 순간, 토트넘을 구원하며 홈 구장 팬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비록 컨디션은 완전치 않았지만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빛을 발하는 활약으로 3경기 연속골을 이어갔다.
토트넘 공격수 손흥민은 20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강호' 리버풀과 2021-2022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8라운드 홈 경기에 3-5-2전형의 투톱으로 선발 출전한 뒤 1-2로 뒤진 후반 29분 극적 동점골을 터뜨려 천금 같은 리그 7호골을 기록했다. 2015년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손흥민은 팀 통산 300경기 출장에서 115호골을 기념비적으로 장식했다. 역전패 위기에서 벗어난 토트넘은 2-2로 경기를 마치며 8승2무5패 승점 26점으로 7위를 기록, 빅4 진입의 희망을 이어갔다.
토트넘 통산 300경기에서 115호골을 터뜨린 뒤 해리 케인(오른쪽)의 축하를 받는 손흥민(가운데)./런던=AP.뉴시스 |
코로나19 확산으로 잇따라 경기를 치르지 못했던 토트넘은 승점 27점 6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보다 1경기를, 승점 28점 5위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보다 2경기를, 승점 32점 4위 아스널보다 3경기를 덜 치른 상태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 부임 이후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토트넘으로선 향후 경기 결과에 따라 얼마든지 상위권 순위에 변화를 일으킬 기회를 갖게 됐다. 선두 경쟁을 벌이는 리버풀은 12승5무1패 승점 41점로 맨체스터 시티에 승점 3점이 뒤진 2위를 기록했다.
투톱으로 나선 손흥민과 해리 케인의 활약이 돋보였다. 토트넘은 팀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면서 지난 5일 노리치 시티전 이후 보름 만에 경기를 치렀다. 손흥민 역시 10일간의 치료를 마치고 팀에 합류했다. 그동안 토트넘은 '불행 중 다행'으로 예정된 경기를 모두 치르지 못 했다. 10일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콘퍼런스리그(UECL) 스타드 렌(프랑스)전, 13일 프리미어리그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전, 17일 레스터 시티전이 차례로 연기됐다.
'강호' 리버풀전을 상대로 2-2 무승부를 연출한 토트넘의 안토니오 콘테 감독. 콘테 감독은 해리 케인과 손흥민의 연속골에 격한 반응을 나타냈다./런던=AP.뉴시스 |
우여곡절 끝에 경기를 치르게 됐지만 토트넘의 라인업 변화는 불가피했다. 포메이션도 달라졌다. 손흥민은 해리 케인과 함께 투톱을 이루는 3-5-2포메이션의 공격 첨병으로 활약했다. 리버풀 역시 코로나19 여파로 버질 판다이크, 파비뉴가 빠졌다. 선제골은 리버풀의 초반 공세를 누르고 해리 케인이 기록했다. 케인은 전반 13분 리버풀의 역습을 차단한 뒤 이어진 탕귀 은돔벨레의 침투 패스를 오른발 대각선 땅볼슛으로 마무리하며 박진감 넘치는 명승부의 첫 골세리머니를 펼쳤다.
전반 16분에는 '손케 듀오'의 콤비 플레이가 경기장을 달궜다. 리버풀 진영으로 치고 들어간 케인의 크로스를 함께 스트린트한 손흥민이 논스톱 왼발 슛을 날렸으나 아쉽게 골로 연결되지 않았다. 손흥민은 전반 30분 '절친' 델레 알리에게 결정적 골찬스를 열어줬다. 손흥민은 역습 상황에서 상대 수비수들을 끌어모아놓고 뒤에서 달려들던 델레 알리에게 노마크 득점 기회를 만들어줬으나 알리의 슛이 알리송의 손끝에 걸리면서 2-0 리드 찬스를 놓치고 말았다.
기회를 살리지 못 한 토트넘은 곧바로 리버풀의 공세에 역전까지 허용했다. 전반 35분 로버트슨의 크로스에 이은 디오구 조타의 헤더를 막지 못해 1-1 동점을 허용한 뒤 후반 24분 로버트슨의 헤더를 놓치며 1-2로 끌려갔다. 위기의 순간, 손흥민이 나섰다. 후반 29분 윙크스의 절묘한 침투 패스가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으로 향했다. 윙크스가 볼을 잡는 순간 손으로 위치를 가리키며 스프린트한 손흥민은 뛰쳐나온 알리송 골키퍼를 제치며 여유있는 왼발 슛으로 동점골을 작렬했다.
선방을 거듭하던 알리송은 손흥민의 대시에 놀라 제대로 볼을 걷어내지 못 한 뒤 동점골을 허용하며 아쉬움을 금치 못 했다. 반대로 테크니컬 에어리어의 콘테 감독은 두 손을 흔들며 기쁨을 토해냈다. 손흥민은 2015년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이적,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후 300경기 출장에서 115골을 기록했다. 손흥민은 코로나19로 경기가 취소되기 전인 2일 브렌트포드전, 5일 노리치 시티전에 이은 3경기 연속 골로 리그 7호골을 기록했다.
리버풀을 어렵게 만든 손흥민은 경기 후 각종 매체로부터 팀내 1,2위에 해당하는 평점을 받았다. 영국 BBC는 양 팀 최다인 평점 6.97점을 손흥민에게 부여했다. 영국 매체 '풋볼 런던'은 9점의 해리 윙크스에 이어 8점을 매겼다. 손흥민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리버풀에 끔찍한 밤을 선물하겠다"고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손흥민의 예고는 현실로 나타났다. 토트넘은 24일 웨스트햄과 EPL컵 홈경기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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