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활약하고 있는 토트넘의 사량탑 누누 산투 감독이 부임 4개월 만에 경질됐다. 이에 따라 손흥민의 팀내 위상 변화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된다../뉴캐슬=AP.뉴시스 |
토트넘 구단, 맨유전 패배 후 전격 경질...손흥민에 미칠 영향 '주목'
[더팩트 | 박순규 기자] 결국 '단두대 매치'였다. 슈퍼 소니’ 손흥민(29)이 활약하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의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감독(47·포르투갈)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서의 완패 충격을 극복하지 못 하고 경질됐다. 이에 따라 산투 감독 체제에서 주 공격수로 활약한 손흥민의 팀내 역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토트넘은 1일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산투 감독의 경질을 공식 발표했다. 파비오 파라티치 토트넘 단장은 "산투 감독과 코치진이 성공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안다"면서도 "(경질이라는) 결정을 내리게 돼 유감스럽다. 그와 코치진에 감사하고 그들의 미래를 축복한다. 조만간 후임 인선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토트넘으로선 산투 감독이 지난달 31일 안방에서 열린 맨유와 EPL 10라운드에서 기대와 달리 0-3으로 완패한 데다, 선수 기용 등에서 지도력 부재의 비난에 시달리자 분위기 쇄신을 위해 사령탑 교체를 단행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토트넘과 맨유의 주말 경기는 성적 부진으로 팬들의 실망을 자아낸 산투 감독과 올레 군나르 솔샤르 맨유 감독의 '경질 더비'로 관심을 모았으며 결국 산투 감독이 '단두대 매치'의 제물이 됐다.
이로써 포르투갈 출신의 산투 감독은 지난 6월 30일 토트넘과 2년 계약을 하고 부임한 지 4개월 만에 불명예 퇴진을 하게 됐다. 산투 감독은 EPL 개막전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손흥민의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둔 것을 시작으로 3연승을 기록하며 9월 '이달의 감독'에 선정되는 등 순항을 하는 듯했다.
토트넘 사령탑 누누 산투 감독은 지난달 31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홈경기에서 유효슈팅 하나 기록하지 못 하고 0-3으로 완패한 뒤 결국 경질됐다./파수스 드 페헤이라(포르투갈)=AP.뉴시스 |
하지만 산투 감독은 EPL과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콘퍼런스리그(UECL), 리그 컵(카라바오컵) 등 3개 대회를 로테이션 멤버로 치르면서 공수 밸런스가 깨지고, 주포 해리 케인까지 부진하면서 최근 7경기에서 5패를 당해 경질 압박에 시달려왔다. 맨유와 홈경기에서는 레프트백 레길론을 선발에서 제외하고 그나마 활동적이던 루카스 모우라를 스티븐 베르바인으로 납득할 수 없는 교체를 하면서 팬들의 야유를 받는 등 용병술에 의문이 제기돼 왔다. 맨유전에서는 유효슈팅 하나 없이 0-3으로 참패하면서 결국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토트넘은 EPL 10경기를 소화한 2일 현재 5승5패 승점 15로 9위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후임으로는 안토니오 콘테 전 인터밀란 감독이 유력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파울루 폰세카 전 AS로마 감독도 거론되고 있으나 이미 토트넘은 콘테 전 감독과 계약을 완료했다는 내용도 흘러나온다.
콘테 감독이 토트넘의 새로운 사령탑에 오를 경우 손흥민의 팀내 위상에는 별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콘테 감독이 아닌 다른 지도자가 지휘봉을 잡더라도 이미 토트넘 팬들의 확실한 사랑을 받고 있는 손흥민은 여전히 주전 공격수로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4골 2도움을 기록 중인 손흥민은 해리 케인이 시즌 초 이적 갈등을 빚을 당시에도 토트넘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보이며 토트넘 선수들 가운데 최다 공격포인트로 승리를 이끌어 공격의 핵심 자리를 확고히 한 상태다.
손흥민은 포워드와 윙어로서도 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 양발을 자유자재로 사용해 왼쪽 오른쪽 포지션을 다 소화할 수 있다는 점, 킥이 좋다는 점 등이 강점으로 꼽힌다. 현재 토트넘의 공격 자원을 고려하면 손흥민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는 상태다.
유로스포츠는 "콘테가 3-5-2 전형을 사용한다면 손흥민이 스트라이커로 뛸 수 있다. 콘테가 완전히 그를 사랑할 것이라는 점을 안다. 상대 수비를 압박할 수 있고, 어디서든 골을 넣을 수 있는 선수다. 케인이 원톱으로 나설 때 고립되지 않도록 도와줄 수도 있다"면 손흥민 중심의 공격 전술을 예상했다.
2015~2016시즌부터 토트넘에서 활약한 손흥민은 지난 시즌까지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과 조세 무리뉴 감독을 경험했으며 올 시즌에는 산투 감독과 호흡을 맞췄다. 토트넘의 역대 감독들은 한결같이 손흥민을 중용했다.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
skp2002@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