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전 결승골' 손흥민, 케인 없는 토트넘 '걱정 없다'
입력: 2021.08.16 07:16 / 수정: 2021.08.16 07:23
토트넘 손흥민(맨 오른쪽)이 16일 열린 디펜딩 챔피언 맨체스터 시티와 2021~2022시즌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에서 후반 10분 결승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함께 골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런던=AP.뉴시스
토트넘 손흥민(맨 오른쪽)이 16일 열린 디펜딩 챔피언 맨체스터 시티와 2021~2022시즌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에서 후반 10분 결승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함께 골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런던=AP.뉴시스

16일 맨시티와 2021~2022시즌 개막전 1-0 결승골, 누누 산투 감독 체제 '에이스' 입증

[더팩트 | 박순규 기자] 꼭 필요할 때 넣은 골, 순도 200%의 '황금 결승골'이었다. '슈퍼 소니' 손흥민(29)이 디펜딩 챔피언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 새 시즌 개막전에서 결승골을 기록하며 또 한 번 자신의 진가를 입증했다. 간판스타 해리 케인의 빈 자리를 충분히 메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과 동시에 새 사령탑 누누 산투 감독의 데뷔 1호골을 장식함으로써 올 시즌 팀 전략 전술의 핵으로 활동할 가능성을 높였다.

손흥민은 16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20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라운드 맨시티와 홈 개막전에서 토트넘 홋스퍼의 4-2-3-1전형 원톱으로 나서 공격을 주도한 가운데 후반 10분 0-0의 균형을 깨는 왼발 중거리슛으로 결승골을 넣어 경기장을 가득 채운 홈팬들에게 1-0 승리를 선물했다.

손흥민은 전반을 0-0으로 마친 가운데 팽팽한 기세 싸움을 이어가던 후반 10분 누누 산투 감독과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왼발 감아차기 슛으로 맨시티의 왼쪽 골문을 뚫어 환호를 자아냈다. 맨시티의 공격을 차단한 역습 상황에서 베르바인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맨시티의 오른쪽 진영을 드리블로 돌파한 뒤 페널티 에어리어 오른쪽 모서리에서 페널티 아크로 이동하며 세 명의 수비수 사이로 칼날 같은 20여m 왼발 슛을 날려 골 네트를 흔들었다.

레길론과 함께 팬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는 토트넘의 에이스 손흥민./런던=AP.뉴시스
레길론과 함께 팬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는 토트넘의 '에이스' 손흥민./런던=AP.뉴시스

손흥민은 이날 경기 전까지 맨시티를 상대로 통산 6골을 넣으며 특히 강한 모습을 보인 데 이어 새로운 진용으로 맞선 경기에서 또 다시 한 골을 추가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손흥민은 최근 3번의 홈경기에서 모두 득점을 올린 데 이어 이날도 득점에 성공하며 홈팬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손흥민의 이날 골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된 경기에서 승리를 끌어낸 '기념비적 골'이란 점에서 의의가 크다. 맨시티 이적을 놓고 구단과 갈등을 빚고 있는 해리 케인이 후보 명단에서도 빠졌지만 공백을 메우며 꼭 필요한 득점력을 보여줬다는 점, 새 사령탑의 팀 데뷔전에서 결승골을 기록했다는 점, 새 시즌의 새 출발을 알리는 개막전에서 결승골을 기록했다는 점은 토트넘의 새로운 킹으로 자리할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평가를 받을 만하다.

실제로 손흥민은 이날 경기 후 경기 MVP인 '킹 오브 더 매치'에 선정됐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2만 489명의 팬이 참여한 '킹 오브 더 매치' 투표에서 69.3%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손흥민을 1위로 발표했다. 2위 자펫 탕강가(15.7%)의 4배가 넘는 득표율을 보였다. 영국 풋볼런던은 손흥민에게 루카스 모우라, 탕강가와 함께 출전 선수 중 가장 높은 평점 9점을 부여했다. 스카이스포츠도 손흥민, 모우라, 베르바인에게 양 팀 통틀어 최고 평점인 8점을 줬다.

손흥민은 정규리그 개막을 앞둔 프리시즌 경기에서도 원톱으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해리 케인이 출전하지 않은 4경기에서 3골 4도움을 기록하며 누누 산투 체제에서의 골게터로 가능성을 보였다. 지난 시즌 22득점을 기록한 뒤 토트넘과 4년 재계약을 한 손흥민은 "모두가 염원하는 우승을 위해 뛰겠다. 우리가 큰 성과를 얻어낼 수 있다고 믿는다"고 자신감을 보이며 시즌에 돌입한 상태다.

토토넘 홈 구장에 자랑스럽게 펄럭이는 태극기. 손흥민의 골은 한국 팬들에게도 큰 자긍심으로 작용했다./런던=AP.뉴시스
토토넘 홈 구장에 자랑스럽게 펄럭이는 태극기. 손흥민의 골은 한국 팬들에게도 큰 자긍심으로 작용했다./런던=AP.뉴시스

축구 감독의 가장 기분좋은 승리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자신의 구상대로 팀을 구성한 뒤 상대 전력에 따라 세운 전략과 전술이 경기에서 맞아떨어져 이기는 것이다. 지난 시즌 후 조세 무리뉴 감독 후임으로 토트넘 지휘봉을 잡은 포르투갈 출신 누누 산투 감독은 그동안 리빌딩을 통해 팀을 새롭게 재편한 뒤 정규리그 첫 경기에서 짜릿한 승리를 거둬 기분좋은 출발을 했다. 전략 전술의 핵심은 손흥민의 스피드와 결정력을 100% 활용하는 것이었는데 그대로 적중하면서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지난 시즌 리그 7위로 아쉬운 시즌을 보낸 토트넘이 선택한 누누 산투 감독은 시즌 개막에 대비해 대대적인 선수단 개편을 단행했다. 에릭 라멜라를 보내면서 ‘스페인 유망주’ 브리안 힐을 데려왔고 골키퍼 피에를루이지 골리니, 수비수 크리스티안 로메로를 영입하며 스쿼드를 강화했다. 해리 케인의 공백에 대비해 손흥민의 재능을 100% 살리는 전략 전술을 프리시즌을 통해 점검하면서 가능성을 테스트했지만 개막전에서 어떤 결과를 빚어낼지는 미지수였다.

산투 감독은 이날 이적 문제로 뒤늦게 팀에 합류한 해리 케인을 명단에서 아예 제외하며 최전방에 손흥민, 공격 2선에 베르바인-알리-모우라, 수비형 미드필더로 스킵-호이비에르, 포백에 레길론-다이어-산체스-탕강가, 골키퍼 요리스를 선발로 내세웠다. 공격 2선의 모우라와 베르바인은 맨시티 진영의 좌우를 공략하는 손흥민에게 패스를 투입하며 득점 찬스를 만드는 데 주력하게 함으로써 결국 객관적 열세인 경기에서 승리를 쟁취했다.

손흥민은 조세 무리뉴 감독의 팀 데뷔전에서도 1호골을 기록한 데 이어 누누 산투 감독에게도 1호골과 더불어 결승골까지 선물했다. 손흥민은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의 개장 경기 1호골도 기록하는 등 감독과 팬들로부터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는 '토트넘의 킹'으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skp200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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