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이 28일 울버햄튼과 EPL 15라운드 원정경기에서 1-0으로 앞서다 손흥민 교체 후 또 실점하며 1-1 무승부에 그쳤다. 울버햄튼 선수를 살피고 있는 손흥민./울버햄튼(영국)=AP.뉴시스

28일 EPL 15라운드 토트넘, 손흥민 교체 후 실점...'손흥민 교체 징크스'에 운다[더팩트 | 박순규 기자] 토트넘이 울버햄튼전에서 또 뒷심 부족을 노출했다. 공교롭게도 '슈퍼소니' 손흥민(28)을 교체한 뒤 실점을 당해 '손흥민 교체 실점' 징크스를 이어갔다. 조세 무리뉴 토트넘 감독은 "지쳐 보여서 교체했다"고 하지만 올 시즌 계속되는 징크스에 침울한 표정을 감추지 못 했다.

토트넘은 28일 오전(한국시간) 잉글랜드 울버햄튼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울버햄튼과 2020~2021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5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전반 1분 만에 탕귀 은돔벨레의 선제골로 앞서갔으나 추가 득점에 실패한 뒤 후반 41분 동점골을 허용하며 1-1 무승부에 그쳤다. 해리 케인과 함께 투톱으로 나선 손흥민은 유효슈팅 1개 만을 기록하고 후반 39분 에릭 라멜라와 교체됐다.

손흥민이 교체된 지 2분 만에 동점골을 내주며 다잡은 승리를 놓친 토트넘은 잇따른 뒷심 부족을 노출하며 4경기 연속 승리를 챙기지 못하고 승점 1을 얻는데 그쳤다. 7승5무3패 승점 26을 기록한 토트넘은 1경기를 덜 치른 맨시티와 동률을 이뤘으나 골득실차에서 앞서며 8위에서 5위로 올라섰다.

손흥민이 교체된 후 실점하는 장면은 올 들어 벌써 네 번째여서 무리뉴 감독도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분명 체력 열세로 교체를 하며 수비가 더 보강돼야 하는데 오히려 실점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울버햄튼전에서 돌파를 시도하고 있는 토트넘 손흥민./울버햄튼=AP.뉴시스

이날 손흥민은 3-4-1-2 포메이션의 투톱으로 나섰다. 토트넘 주 전형인 4-2-3-1의 윙포워드 대신 상대 수비를 흔들기 위한 포워드로 나섰지만 상대 수비의 집중 견제를 벗어나지 못 했다. 무리뉴 감독은 최전방에 해리 케인과 손흥민, 바로 아래에 탕귀 은돔벨레, 미드필드진에 세르히오 레길론,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 해리 윙크스, 맷 도허티를 배치했다. 3백 수비 라인은 벤 데이비스, 에릭 다이어, 다빈손 산체스로 꾸렸다. 골문은 위고 요리스 골키퍼에게 맡겼다.

토트넘의 선제골은 손흥민으로부터 연결됐다. 손흥민이 킥오프 휘슬과 함께 시작된 공격에서 침투하며 얻어낸 코너킥에서 울버햄튼 골망이 흔들렸다. 손흥민의 코너킥을 벤 데이비스가 내주자 은돔벨레가 페널티박스 밖에서 중거리 슈팅으로 선제골을 낚았다. 쉽게 경기를 풀어나가는 듯하던 토트넘은 이후 89분 동안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 무리뉴 감독의 실망을 자아냈다.

수비를 강화하며 역습 기회를 노리던 무리뉴 감독은 후반 25분과 후반 39분 은돔벨레와 손흥민을 무사 시소코와 에릭 라멜라로 바꾸며 수비를 강화했지만 오히며 후반 43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울버햄튼 사이스에게 헤더 동점골을 내주고 말았다.

토트넘의 '손흥민 교체 후 실점' 징크스는 지난 10월 19일 웨스트햄과 리그 5라운드 경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당시 3-1로 앞서던 토트넘은 후반 35분 손흥민을 빼고 모우라를 투입했는데, 이후 수비진이 무너지며 2실점으로 3-3으로 비기고 말았다. 지난 4일 LASK 린츠(오스트리아)와 유로파리그 조별리그 5차전에서는 2-1로 앞선 후반 37분 손흥민을 빼고 알리를 넣었는데 이후 2실점, 3-3으로 비겼다.

또 지난 17일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펼쳐진 리버풀과 13라운드 원정 경기에서는 1-1의 팽팽한 균형이 이어지던 후반 42분 손흥민을 빼고 알리를 투입한 뒤 후반 45분 코너킥 상황에서 피르미누에게 결승골을 내줘 1-2로 졌다. 리그 단독 선두를 내줬을 뿐만 아니라 토트넘의 기세가 하락 반전하는 계기가 됐다.

이날 울버햄튼전 후 무리뉴 감독은 "손흥민 교체는 지쳐보여서 바꿨다. 승점 1점을 얻을 자격이 있는지, 야망이 없다. 경기 시작 1분 만에 골을 넣었는데 89분 동안 추가골을 넣지 못하고 마지막에 골을 허용했다. 답답하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토트넘은 오는 31일 풀럼과 EPL 16라운드 홈경기를 치른다. 지난 2015년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뒤 통산 99호골을 기록하고 있는 손흥민의 통산 100호골과 해리 케인과의 합작골, 토트넘의 '손흥민 교체 징크스' 여부가 16라운드에서는 또 어떻게 실현되고 나타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skp200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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