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손흥민(오른쪽)이 8일 웨스트브롬과 EPL 8라운드에서 후반 1-0 결승골을 터뜨린 해리 케인을 축하하고 있다./웨스트브로미치(영국)=AP.뉴시스 |
8일 EPL 8라운드 토트넘, KBS라인 첫 선발 가동하며 웨스트브롬에 1-0 '신승'
[더팩트 | 박순규 기자] 기대했던 토트넘의 'KBS라인'이 정상 가동하기까지는 좀 더 인내가 필요해 보인다. 프리미어리그 최하위 팀을상대로 고전 끝에 승리를 거둔 토트넘은 단독 2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지만 정상 도전을 위해선 아직도 풀어야할 과제가 많음을 보여줬다.
'슈퍼 소니' 손흥민(28)이 풀타임 출전한 토트넘은 8일 오후 9시(한국시간) 영국 웨스트 브로미치의 허손스 구장에서 열린 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온(이하 웨스트브롬)과 2020~2021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8라운드 원정에서 후반 43분 해리 케인의 절묘한 헤더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뒀다.
리그 3연승을 달린 토트넘(5승2무1패 승점 17)은 사우샘프턴, 리버풀(이상 승점 16)을 따돌리고 2위로 올라섰다. 개막전 패배후 7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달린 토트넘은 경기 직후 1위에 올라서기도 했으나 레스터 시티가 뒤이어 벌어진 경기에서 울버햄튼을 1-0으로 꺾으며 6승2패 승점 18로 1위에 올라 2위로 밀렸다.
웨스트브롬의 거친 몸싸움에 고전하는 손흥민. 손흥민은 4경기 연속 골 침묵을 지켰다./웨스트브로미치=AP.뉴시스 |
A매치 리그 휴식기를 앞두고 벌어진 이날 경기는 여러모로 토트넘과 손흥민 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과연 토트넘이 최하위 팀을 상대로 승리를 거둬 선두로 나설 수 있을 것인가. 손흥민은 득점 단독 선두에 나설 수 있을까. 공격 삼각편대로 관심을 모으는 'K(케인) B(베일) S(손흥민) 라인'이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인가.
결과적으로 토트넘은 정규시간 종료 2분 전 가까스로 결승골을 넣어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팬들의 기대를 채워주진 못 했다. 조세 무리뉴 감독은 해리 케인을 원톱에 세우고 왼쪽 윙포워드에 손흥민, 오른쪽 윙포워드에 가레스 베일을 선발 투입하며 올 시즌 처음 'KBS라인'을 선발 가동시켰다. 베일은 유로파리그에서 선발로 나서긴했으나 리그에서는 처음 스타팅멤버로 나섰다.
하지만 토트넘의 계속된 강행군이 결국 ' KBS라인' 정상 가동의 발목을 잡았다. 불가리아 루도고레츠 원정을 마친 지 사흘도 안 돼 리그 경기에 나선 토트넘 선수들은 전체적으로 거센 들소처럼 맞부딪치는 웨스트브롬 선수들의 체력전에 고전했다. 전반에 유효슈팅 하나도 날리지 못할 만큼 부진했다.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니 날카로운 맛도 없었고, 슈팅 타이밍도 제대로 잡지 못 했다. 또 해리 케인과 손흥민으로 단일화 됐던 공격 루트가 가레스 베일의 합류로 오히려 역효과가 나는 현상까지 벌어졌다. 해리 케인이 후방으로 처져서 볼을 잡을 때 옵션은 침투하는 손흥민을 겨냥하는 것이었으나 베일의 합류로 이것이 분산됐다.
좋게 얘기하면 공격 옵션의 다양화가 이뤄졌지만 플레이가 꼬일 때는 오히려 공격의 집중력이 분산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손흥민과 가레스 베일은 전반 10분 서로의 위치를 바꾸며 경기 흐름을 바꾸려 노력했으나 별다른 효과를 거두진 못했다. 토트넘의 공격 물꼬는 후반 33분 가레스 베일을 빼고 비니시우스와 루카스 모우라를 동시에 투입하며 투톱 체제로 바꾸면서 나타났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결국 결승골도 이 선수 교체 후 나왔다.
무리뉴 감독이 풀어야할 숙제다. KBS라인이 토트넘의 정상 도전에 약이 될 수도 있고, 독이 될 수도 있음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체력 문제를 노출하며 풀타임을 뛴 손흥민은 최근 4경기(리그 2경기·유로파리그 2경기) 연속으로 골 사냥에 실패했다. 전반 13분 은돔벨레의 절묘한 패스로 골에어리어 오른쪽에서 골키퍼와 맞서는 득점 기회를 맞았지만 슈팅 타이밍을 잡지 못 해 득점 사냥에 실패했다.
반대로 해리 케인은 무승부로 끝날 것 같았던 후반 43분 매트 도허티의 크로스를 공중에서 몸을 틀며 감각적인 헤더로 EPL 개인 통산 150번째 골을 성공시켜 토트넘의 에이스다운 면모를 보였다.
손흥민은 경기 직후 스포츠서울 통신원을 포함한 공동취재단과 인터뷰에서 "상대가 수비에서 준비를 잘 해서 어려운 경기했다. 그래도 이런 경기를 이기는 게 팀 분위기에 큰 도움이 된다. 선수들이 끝까지 노력해서 이겨냈다"고 말한 뒤 KBS 라인 선발 가동에 대해선 "서로 좋아하는 스타일이 있기에 그런 부분과 관련해 얘기를 나눴다. 이제 (세 명이) 처음으로 함께 선발로 나선 것이기에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리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손흥민은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 주간에 따라 오는 15일과 17일 오스트리아에서 열리는 멕시코, 카타르와 평가전을 치르기 위해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국가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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