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토트넘 손흥민-케인 합작골 역대 EPL 2위, '영혼 단짝' 절정
입력: 2020.10.27 10:48 / 수정: 2020.10.27 10:48
토트넘 손흥민(왼쪽 두 번째)이 27일 번리전에서 후반 31분 결승골을 기록한 뒤 도움을 준 해리 케인과 기뻐하고 있다. 손흥민과 케인은 역대 EPL 듀오 합작골 부문에서 29회로 2위에 올랐다./번리=AP.뉴시스
토트넘 손흥민(왼쪽 두 번째)이 27일 번리전에서 후반 31분 결승골을 기록한 뒤 도움을 준 해리 케인과 기뻐하고 있다. 손흥민과 케인은 역대 EPL 듀오 합작골 부문에서 29회로 2위에 올랐다./번리=AP.뉴시스

27일 번리전 1-0 결승골 합작, 통산 29회...EPL 역대 듀오 합작 득점 2위 '케미'

[더팩트 | 박순규 기자] "나는 달리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공은 내 발 앞에 있다. 케인과 함께 뛰는 것을 즐기고 있다."

이쯤 되면 '영혼의 단짝'이요, '절정의 텔레파시'라 할 수 있다. 토트넘의 '슈퍼 소니' 손흥민(28)은 올 시즌 들어 '찰떡궁합'을 자랑하고 있는 '소울메이트' 이자 잉글랜드 대표팀 주장 해리 케인과 호흡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경기장 밖에서 팬들이 보는 것과 마찬가지로 피치에서도 절정으로 치닫고 있는 해리 케인과 케미를 재치있게 설명, 향후 경기에서의 활약을 기대케 한다.

손흥민은 27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번리 터프 무어에서 열린 2020~21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6라운드 번리와 원정 경기에서 후반 31분 해리 케인의 도움을 받아 1-0 결승골을 기록한 뒤 가진 프리미어리그 사무국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서로를 잘 이해한다. 케인과 함께 뛰는 것 즐기고 있다"면서 케인과의 협력 플레이와 득점 1위에 나선 소감을 밝혔다.

손흥민은 이날 4경기 연속골로 리그 8호골을 기록하며 6경기 만에 프리미어리그 득점 단독 선두에 나섰다. 손흥민의 8호골을 도운 해리 케인 역시 7도움으로 도움 부문 1위를 기록했다. 이로써 손흥민과 해리 케인의 합작골은 통산 29골을 기록, EPL 역대 듀오 합작 득점 순위에서 2위로 올라섰다.

27일 번리전에서 고전한 토트넘의 조세 무리뉴 감독이 손흥민의 결승골 덕분에 1-0슬리를 거둔 뒤 농담을 하며 기뻐하고 있다./번리=AP.뉴시스
27일 번리전에서 고전한 토트넘의 조세 무리뉴 감독이 손흥민의 결승골 덕분에 1-0슬리를 거둔 뒤 농담을 하며 기뻐하고 있다./번리=AP.뉴시스

이 부문 역대 1위는 첼시의 전성시대를 열었던 프랑크 램파드-디디에 드록바의 36골이며 손흥민-해리 케인 듀오는 티에리 앙리-로베르 피레스, 다비드 실바-세르히오 아게로와 함께 29골로 공동 2위를 기록했다. 손흥민-해리 케인 콤비는 올 시즌 초반 레이스를 소화하고 있는 만큼 이 부문에서 얼마나 기록을 추가할지, 국내외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실제로 이날 경기의 결승골은 두 선수의 호흡이 얼마나 순간적으로 잘 맞는지를 여실히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12월 '75m원더골'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손흥민은 다시 만난 번리전에서 또 어떤 퍼포먼스를 보여줄지 기대를 모았다. 그만큼 부담이 많은 경기였다. 하지만 손흥민은 토트넘의 조세 무리뉴 감독과 번리의 션 디쉬 감독이 벌인 지략 대결 속에서 결정적 골을 넣음으로써 존재감을 입증했다.

후반 중반까지 토트넘은 고전했다. 번리의 션 디쉬 감독은 4-4-2 전형을 기본으로 전후방 라인을 좁히는 '블록 수비'를 가동하며 토트넘의 공격수들에게 공간을 내주지 않았다. 볼 점유율은 토트넘이 앞서면서도 결정적 장면은 오히려 번리가 더 많이 연출할 정도로 토트넘의 플레이는 풀리지 않았다.

해리 케인의 헤더를 지체없이 헤더 결승골로 연결하고 있는 손흥민의 1-0 득점 장면./번리=AP.뉴시스
해리 케인의 헤더를 지체없이 헤더 결승골로 연결하고 있는 손흥민의 1-0 득점 장면./번리=AP.뉴시스

토트넘은 전반 45분 동안 고작 슈팅 3개에 그쳤다. 유효슈팅 하나도 때리지 못했다. 번리는 볼 점유율은 낮아도 슈팅 5개에 유효슈팅 2개로 효율적인 공격을 했다. 무리뉴 감독은 해리 케인을 원톱으로 배치하고, 좌우 윙어에 손흥민과 루카스 모우라를 세워 4-2-3-1 전형의 스피드 숭부를 노렸으나 탄탄한 번리의 지역방어 전술에 막혀 답답한 경기를 이어갔다.

토트넘의 경기는 후반 12분 에릭 라멜라를 투입하며 공격의 실마리를 풀었다. 초기 전술의 실패를 재빨리 인정한 무리뉴 감독은 루카스 모우라를 라멜라로 교체하며 경기 흐름에 변화를 꾀했다. 결국 무리뉴의 선수 교체는 성공으로 끝났다. 후반 31분 라멜라의 오른쪽 코너킥을 해리 케인 헤더~손흥민 헤더 골로 마무리지으며 1-0 클린시트를 작성했다.

션 디쉬 감독은 예상 밖의 선전으로 경기를 풀어갔으나 후반 해리 케인과 손흥민의 '영혼 플레이'에 또 다시 좌절하고 말았다. 손흥민의 결승골은 그야말로 눈 깜짝할 사이에 들어가 번리 벤치를 놀라게 했다. 해리 케인의 헤더는 슛인지, 도움인지 분간하기 힘들 정도로 순식간에 손흥민에게 연결됐고, 손흥민은 기다렸다는 듯 헤더로 방향을 바꿔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은 지난 5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서 2골-1도움, 19일 웨스트햄과 5라운드에서 1골-1도움, 그리고 지난 23일 LASK 린츠(오스트리아)와 유로파리그 조별리그 1차전서 1골에 이어 4경기 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득점 랭킹 단독 선두로 나섰다.

라멜라의 코너킥 상황에서 번리 수비수와 몸싸움을 이겨낸 해리 케인은 절묘한 헤더를 손흥민이 골로 연결하면서 어시스트 한 개를 추가하며 7도움으로 도움 부문 1위를 기록했다. 두 선수의 '텔레파시 플레이'는 골과 도움 기록뿐만 아니라 감탄을 자아내는 예술적 경지를 보여 세계 축구팬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토트넘의 다음 경기는 오는 30일 오전 2시 55분 열리는 UEFA 유로파리그 로얄 앤트워프전이다.

skp200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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