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리가 발렌시아 미드필더 이강인이 24일 라리가 7라운드 엘체와 원정경기에서 시즌 3호 도움을 기록하며 도움 랭킹 1위에 올랐다./신화.뉴시스

24일 라리가 7라운드 엘체전 후반 교체 출전, 시즌 3호 도움으로 라리가 도움 1위

[더팩트 | 박순규 기자]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라리가) 발렌시아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강인(19)이 후반 교체 투입의 열악한 상황에서도 시즌 3호도움을 기록하며 드디어 하비 그라시아 감독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성공했다.

발렌시아 미드필더 이강인은 24일 오전 4시(한국시간) 스페인 엘체의 에스타디오 마누엘 마르티네스 발레로에서 열린 2020-21시즌 라리가 7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0-2로 끌려가던 후반 23분 호세 가야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은 뒤 창의적인 패스로 토니 라토의 1-2 추격골을 도와 시즌 3호 도움을 기록했다.

이강인의 교체 투입 후 경기의 실마리를 풀기 시작한 발렌시아는 공세를 이어갔으나 결국 1-2로 패했다. 이로써 발렌시아는 승점 7(2승1무4패)로 13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강인은 짧은 경기 시간에도 불구하고 어시스트를 추가하며 라리가서 가장 많은 도움을 기록한 선수로 올라섰다.

그동안 이강인에게 선발 출전의 기회를 주지않던 하비 그라시아 감독은 결국 팀 분위기 반전을 위해 이강인의 출전 시간을 늘릴 수 있다고 밝혔다. 3연패 늪에 빠진 발렌시아로서는 대부분 후반 교체멤버로 내세우고 있는 이강인을 적극 활용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경기장에 나설 때마다 번뜩이는 재치로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는 이강인이 재계약 문제가 있다곤 하지만 많은 시간을 뛰지 못하는 것은 현지에서도 의아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하비에르 감독은 엘체전 패배로 3연패에 빠진 후 기자회견에서 '이강인에게 더 많은 시간을 줄 수 없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그럴 수 있다. 패스와 골이 매우 좋았다. 선택은 내가 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는 더 많은 옵션을 가질 수 있도록 가장 적절한 선택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고 이강인의 출전 시간 조절을 시사했다.

실제로 이강인은 이날 후반 교체 투입 후 6분 만에 발렌시아의 추격골을 도왔다. 후반 29분 상대 수비의 압박이 심한 상황 속에서 날카로운 스루패스로 견고하던 엘체의 수비라인을 무너뜨렸다. 볼을 잡은 토니 라토가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연결했다. 영국 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이강인의 패스 성공률이 94.2%라고 밝혔다.

이강인은 적은 출전 시간 속에서도 라리가 도움 1위(3도움)뿐만 아니라 90분 환산 경기당 키패스 1위(4.4회)를 달리며 발렌시아 플레이메이커로서의 기량을 발휘하고 있다. 폭 넓은 시야와 창의적인 패스로 공격의 활로를 뚫는 능력이 현지에서도 인정받고 있지만 그동안 그라시아 감독은 이를 외면해 왔다.

이강인은 이날 경기에서도 22분을 뛰는 동안 18개의 패스를 기록하며 94% 이상의 패스 성공률을 보였으며 슈팅으로 연결된 키패스가 4회로 독보적인 팀 내 1위를 기록했다. 이강인이 투입되기 전까지 발렌시아의 슛은 5차례에 불과했다. 3연패에 빠진 하비에르 감독이 다음 경기에서 이강인을 어떻게 활용할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이강인은 레반테와 개막전에서 선발 출전해 2도움을 기록하며 이번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었지만 셀타 비고와의 2라운드에서 전반 종료와 동시에 제이슨으로 교체된 데 이어 승격팀 우에스카와의 3라운드에선 선발 명단에서 제외되면서 5분 교체 출전에 만족해야 했다. 레알 소시에다드와의 4라운드에서 다시 선발 출전해 70분을 소화한 이강인은 5라운드 레알 베티스전에선 다시 교체로 34분 출전에 그쳤고, 비야레알과의 6라운드 더비 매치에선 아예 교체 출전조차 하지 못했다.

이강인은 7라운드 엘체전에서 후반 교체멤버로 투입돼 3호 도움을 기록하며 결국 하비에르 감독의 마음을 움직였다. 발렌시아의 라리가 8라운드는 11월 2일 오전 5시 헤타페와 홈경기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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