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U-22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SEA게임 우승을 차지한 박항서 감독이 10일 인도네시아와 결승전에서 심판 판정에 항의를 하다가 레드카드를 받고 있다./마닐라=AP.뉴시스 |
10일 베트남-인도네시아 SEA게임 결승전 박항서 퇴장...베트남 언론 고도의 용병술 '칭찬'
[더팩트 | 박순규 기자] '레드카드를 받은 것도 고도의 용병술이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22세 이하(U-22) 남자축구대표팀이 10일 오후(한국시간) 필리핀 리잘 메모리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동남아시안게임(SEA) 남자 축구 결승전에서 인도네시아를 상대로 3-0 승리를 거두며 60년 만에 정상을 탈환한 가운데 베트남에서는 베트남 축구 역사를 새로 쓴 박항서 감독의 용병술에 대한 칭찬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축구팬들의 염원인 SEA게임 우승을 이룩하는 과정에서 절묘한 용병술로 베트남 축구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결승전이 열린 경기장에는 베트남 국기인 금성홍기와 한국의 태극기가 나란히 등장했으며 베트남 시내 곳곳의 거리 응원현장에서도 태극기를 들고 나와 박항서 감독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우승을 기원했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U-22 축구대표팀이 10일 인도네시아와 SEA게임 결승전을 펼친 리잘 메모리얼 스타디움의 베트남 관중석에 대형 태극기가 휘날리고 있다./마닐라=AP.뉴시스 |
베트남은 지난 1959년 SEA게임 원년대회에서 우승(당시 남베트남) 이후 무려 60년 만에 동남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베트남에서는 통일 이전의 남베트남 우승을 인정하지 않고 박항서 감독이 이룩한 2019 필리핀 대회 우승을 첫 금메달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박항서 감독의 용병술은 라이벌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인접국가들과의 경기에서 단 한 번도 지지 않는 경기로 나타나 베트남 팬들의 경외 대상이 되고 있다.
이번 대회 B조 리그 고비였던 인도네시아와 경기에서 선제골을 내주고도 2-1로 짜릿하게 뒤집는 경기를 펼쳤으며 태국과 경기에선 전반 초반 골키퍼 실수로 두 골을 먼저 헌납하고도 2-2로 따라붙어 4강 토너먼트에 진출하는 용병술을 발휘했다. 인도네시아와 다시 붙은 결승전에서는 3-0으로 앞선 후반 32분 인도네시아 선수들의 거친 플레이를 심판에게 항의를 하다가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을 당했으나, 이것이 오히려 선수들의 집중력을 끌어올리고 무난하게 우승을 확정짓는 용병술로 평가를 받았다.
베트남 언론 'Zing'은 "박항석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내 자신을 통제했어야 했는데 미안하다. 내가 레드카드를 받는 것보다 우승이 우선이었다. 불만을 표출한 것이 과했던 것 같다. 죄송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베트남 언론들은 박항서의 리더십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Zing은 또 "박항서 감독은 심판의 결정을 인정하지 않았고, 불만을 표시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두려워하지 않는 박 감독은 선수들을 향한 애정을 드러낼 때 베트남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고 아빠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많은 팬들이 베트남 축구에 열광하게 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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