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손흥민 1골1도움, 무리뉴 전술의 '결정체'
입력: 2019.11.24 00:21 / 수정: 2019.11.24 00:25
토트넘 손흥민이 23일 열린 웨스트햄과 EPL 13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전반 36분 무리뉴 감독 체제의 1호골을 기록한 뒤 세리머리를 펼치고 있다./런던=AP.뉴시스
토트넘 손흥민이 23일 열린 웨스트햄과 EPL 13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전반 36분 무리뉴 감독 체제의 1호골을 기록한 뒤 세리머리를 펼치고 있다./런던=AP.뉴시스

23일 EPL 13라운드 토트넘-웨스트햄전 '전술핵'... 무리뉴 데뷔번 3-2 승리 '주역'

[더팩트 | 박순규 기자] 무리뉴 체제에서 가장 빛난 선수는 손흥민(27)이었다. 손흥민의 빠른 돌파와 상대 골문을 위협하는 정확한 슈팅은 토트넘 감독으로 데뷔전에 나선 '스페셜 원' 조제 무리뉴 감독의 격한 반응을 이끌어냈다. 무리뉴 감독은 공격 2선의 두 명을 교체하면서도 손흥민은 풀타임을 뛰게 했다.

23일 오후 9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웨스트햄과 토트넘의 2019~2020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3라운드는 토트넘의 3-2로 승리로 막을 내렸다. 무리뉴 감독의 데뷔전으로 관심을 모은 이 경기에서 토트넘은 리그 원정 12경기 무승(3무 9패) 사슬을 끊고 첫 승을 거두며 4승 5무 4패 승점 17점으로 리그 6위에 올라섰다.

지난 20일 토트넘 지휘봉을 잡은 지 사흘 만에 데뷔전을 치른 무리뉴 감독은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전 감독 체제의 골격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4-2-3-1 전형으로 웨스트햄전에 나섰다. 해리 케인을 최전방 원톱에 세우고 손흥민-델레 알리-루카스 모우라를 공격 2선에 기용했다. 수비형 미드필드진으로는 에릭 다이어와 해리 윙크스를 세우고 포백진에는 벤 데이비스~토비 알더베이럴트~세르주 오리에, 골키퍼에 파울로 가차니가를 내세웠다.

무리뉴 효과는 경기 초반부터 나타났다. 토트넘 선수들은 2022~2023시즌까지 계약한 무리뉴 감독의 눈에 들기 위해 이전 경기와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리그 12경기에서 고작 3승에 그쳤던 경기력과 달리 초반부터 웨스트햄 수비진을 강하게 압박했다. 그중에서도 손흥민의 전술적 움직임이 가장 눈에 띄었다. 테크니컬 에어리어에서 작전을 지휘하던 무리뉴 감독도 손흥민의 슛이 터질 때마다 기쁨과 아쉬움의 다양한 제스처로 눈길을 끌었다.

손흥민은 전반 20분 기습적인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무리뉴 감독을 펄쩍 뛰게 만들었다. 페널티아크 왼쪽에서 중앙으로 볼을 드리블한 뒤 강한 오른발 인스텝슛으로 웨스트햄 골문 오른쪽을 노렸다. 비록 웨스크햄 골키퍼 로베르토 히메네스의 선방에 막혔지만 양 팀 모두를 놀라게한 유효슈팅이었다. 손흥민의 골은 전반 36분 터졌다. 델레 알리의 침투 패스를 골에어리어 왼쪽에서 받자마자 웨스트햄 수비수를 페인트로 제친 뒤 강력한 왼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은 전반 43분 델레 알리가 왼쪽 터치라인에서 넘어지면서 넘겨준 볼을 받아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을 돌파한 뒤 오른쪽의 루카스 모우라에게 '택배 크로스'를 날려 팀의 두 번째 골을 도왔다. 손흥민의 크로스는 속도와 방향, 타이밍까지 절묘하게 맞춘 패스로 상대 수비수 3명을 뚫는 위력을 발휘했다. 모우라는 손흥민의 크로스에 오른발을 갖다대는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의 전반 1골1도움 활약에 전반에만 2-0으로 앞서간 토트넘은 후반 4분 해리 케인의 헤딩 추가골로 3-0으로 앞서다 2골을 내주며 3-2로 승리했다. 비록 1점차 승리였지만 토트넘으로선 지긋지긋한 원정 무승의 늪에서 벗어나며 무리뉴 체제에 대한 희망을 키운 경기였다. 손흥민은 전반 3차례의 슛을 때려 2차례의 슛이 골문 안을 향한 유효슈팀으로 정확성을 자랑했으며 패스 정확도 또한 80%를 기록했다.

특히 무리뉴와 손흥민의 '궁합'은 기대 이상으로 나타나 한국팬들을 더욱 기쁘게 했다. 사실 손흥민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로 이끈 전임 사령탑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과 호흡을 잘 맞추며 축구 인생의 꽃을 피웠다. 포체티노 감독의 경질은 손흥민에게도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도 자아냈으나 무리뉴 감독 체제에서 가장 빛나는 활약으로 우려보다 기대를 갖게 했다.

무리뉴 감독은 후반 34분 공격형 미드필더 델레 알리를 크리스티안 에릭센으로 교체하고, 후반 37분 루카스 모우라를 무사 시스코로 교체했으나 손흥민에게는 끝까지 뛰게 했다.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시 가장 빠르게 상대 진영을 돌파하는 스피드와, 득점권에서의 안정된 슈팅력, 동료가 볼을 잡았을 때 빈 공간을 이용하는 움직임 등이 무리뉴 감독의 경기 운영 전술과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무리뉴 감독은 '선수비 후공격'을 기본 전략으로 이기는 축구를 추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 시 날카롭게 상대 진영을 파고드는 손흥민은 무리뉴 체제에서 가장 뛰어난 전술적 움직임을 보였다.
skp200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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