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확대경] '영웅' 박항서, 잠 못 이룬 베트남…스즈키컵 우승 '축제의 밤'(영상)
입력: 2018.12.16 07:02 / 수정: 2018.12.16 09:24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축구대표팀이 15일 말레이시아를 꺾고 10년 만에 스즈키컵을 우승하자 거리로 뛰쳐나온 시민들이 박항서 등신대를 앞세워 빗속에서 퍼레이드를 펼치고 있다./다낭=정도현 기자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축구대표팀이 15일 말레이시아를 꺾고 10년 만에 스즈키컵을 우승하자 거리로 뛰쳐나온 시민들이 박항서 등신대를 앞세워 빗속에서 퍼레이드를 펼치고 있다./다낭=정도현 기자

[더팩트 | 다낭(베트남)=정도현기자·최영규 기자] '박항서 매직'에 빠져 밤을 잊었다. 곳에 따라 비가 내렸지만 한 번 달아오른 베트남 국민들의 흥분을 누르지는 못 했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 대표팀이 ‘동남아시아의 월드컵’으로 불리는 스즈키컵에서 10년 만에 우승하면서 베트남 전역이 흥분과 열광으로 축제의 밤을 보냈다.

16일 오전 1시 현재(현지 시간) 베트남의 휴양 도시 다낭의 도심에는 비가 내리는 가운데 흥분을 억누르지 못 한 시민들로 러시아워를 방불케 했다. 우의를 입고 오토바이를 타고 나온 시민들과 베트남 축구를 탈바꿈시킨 '박항서 등신대'를 차에 싣고 퍼레이드를 펼치는 차량들이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키며 열광의 시간을 보냈다. 시민들은 국민 영웅으로 부상한 "바캉세오(박항서 베트남 발음)" "베트남 넘버 원" 등을 외치고 부부젤라와 차량 경적을 울리며 베트남 우승을 마음껏 자축했다.

베트남 우승이 확정되자 흥분을 이기지 못한 시민들이 길거리를 가득 메우고 축제의 밤을 즐기고 있다./다낭=정도현 기자
베트남 우승이 확정되자 흥분을 이기지 못한 시민들이 길거리를 가득 메우고 축제의 밤을 즐기고 있다./다낭=정도현 기자

베트남은 15일 오후 하노이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18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결승 2차전에서 말레이시아를 1-0으로 이기고 1,2차전 합계 3-2로 우승했다. 전반 6분 만에 응우옌 꽝하이가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응우옌 안둑이 왼발 발리슛으로 말레이시아의 골망을 흔들어 일찌감치 선제골에 성공한 뒤 말레이시아의 파상 공세를 끝까지 잘 막아 1점차 승리를 끌어냈다. 말레이시아 원정 1차전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한 베트남은 이로써 2008년 이후 10년 만에 정상에 다시 올랐다.

경기 종료 5분여 전부터 우승을 확신한 4만여 관중들과 길거리에서 응원을 펼친 시민들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이날 2차전에서 1-1무승부만 기록해도 '원정 다득점 우선' 원칙에 따라 우승이 확정되는 터라 시간적으로 2실점 할 수 없다는 확신에 우승 분위기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거리의 축제분위기를 달구는 베트남 호찌민의 오토바이 부대./다낭=정도현 기자
거리의 축제분위기를 달구는 베트남 호찌민의 오토바이 부대./다낭=정도현 기자

경기장에서 직접 경기를 관전한 베트남 국가 서열 2위 응우옌 쑤언 푹 총리 등 고위 인사들은 주위 사람들과 축하 인사를 나누며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이룬 위업에 환호했다.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는 앞서 베트남의 결승 진출 이후 “정부를 대표해 박항서 감독을 비롯한 모두에게 축하를 보낸다. 전체가 준비를 잘하고 단결해 열심히 싸워 결승전에서 승리하기 바란다”고 박항서 감독과 베트남 대표팀에 서신을 보내 격려했다.

하노이 호찌민 다낭을 비롯한 베트남 주요 도시의 거리를 점령한 오토바이 부대는 시끄러운 경적을 울리며 거리를 누볐고, 승리를 염원해온 베트남 시민들은 베트남 국기인 금성홍기와 대한민국의 태극기, 그리고 박항서 감독의 얼굴이 새겨진 대형 그림과 등신대 등이 베트남 전역을 수놓았다.

10년 만의 우승을 만끽하는 베트남 시민들./다낭=정도현 기자
10년 만의 우승을 만끽하는 베트남 시민들./다낭=정도현 기자

우승이 확정되자 선수들은 '스승' 박항서 감독을 헹가래치며 감사를 나타냈다. 이어 코치진, 선수들과 기념 촬영을 하며 최고의 순간을 즐겼다. 박항서 감독은 스태프를 이룬 이영진 수석코치, 배명호 피지컬트레이너, 선수들의 부상 예방과 재활을 도운 최주영 재활트레이너와 포옹하며 우승의 감격을 함께했다.

박 감독은 "우승해서 너무 기쁘다. 나와 선수들, 코칭스태프들은 베트남 국민의 많은 사랑과 격려를 받았다. 우승의 영광을 베트남 국민에게 돌린다. 베트남에서선수들과 생활할 때가 가장 즐겁다. 오늘 일은 내 지도자 생활 중에 가장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한국에서 관심을 보여준 팬들에게도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

박항서 감독이 동남아 월드컵으로 불리는 스즈키컵을 들고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하노이=AP.뉴시스
박항서 감독이 '동남아 월드컵'으로 불리는 스즈키컵을 들고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하노이=AP.뉴시스

'박항서 매직'에 빠진 베트남 시민들은 SNS를 통해 박 감독을 언급하며 한국어로 "감사합니다", "고맙다", "한국인 고마워요" 등의 글을 올렸다. 베트남 현지 언론매체인 익스프레스, 나흐얀단 등도 "박 감독이 베트남 전역에 황홀감을 선물해줬다", "천국으로 향하는 문을 열었다"며 박 감독을 치켜세웠다.

thefac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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