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손흥민 '50m 원더골', 아시안컵 정상 탈환 '청신호'
입력: 2018.11.25 08:56 / 수정: 2018.11.25 09:07
손흥민이 25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3라운드 첼시전 후반 9분 리그 1호골을 터뜨린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런던=AP.뉴시스
손흥민이 25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3라운드 첼시전 후반 9분 리그 1호골을 터뜨린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런던=AP.뉴시스

[더팩트 | 최영규 기자] 주머니 속의 송곳은 결국 드러나게 된다. 약 2주 동안 휴식을 갖고 재충전한 손흥민(26‧토트넘)의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첫 골은 59년 만의 아시안컵 정상 탈환을 노리는 한국축구대표팀에도 희망을 안겼다.

손흥민은 25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첼시와 2018~19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3라운드에서 오랜 골가뭄을 시원스럽게 날려버리려는 듯 50여m를 드리블 돌파한 뒤 수비수 두 명을 제치고 왼발슛으로 골망을 흔드는 '역대급 1호골'을 기록, 3-1 완승에 기여했다. 이날 손흥민의 리그 첫골은 '혹사 논란'을 빚으며 12라운드까지 골을 기록하지 못한 가운데 대표팀에 합류하지 않고 재충전을 가진 바로 다음 경기에서 기록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손흥민은 지난 2017~18시즌이 끝난 뒤 러시아월드컵, 소속팀의 미국 전지훈련,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벤투호 A매치 등을 소화하느라 4달 동안 무려 8만 km에 이르는 거리를 오가는 지옥의 일정을 소화하며 '혹사 논란'의 중심에 섰다. 새로운 시즌을 앞두고 충분히 쉬면서 체력을 비축해야 할 때 지구 두 바퀴를 도는 강행군은 고스란히 리그 경기에 나타났다. 지난 시즌 막바지부터 이어진 프리미어리그 골 침묵은 15경기째 이어지며 팬들의 걱정을 샀다.

손흥민이 후반 9분 50여m 드리블에 이은 원더골이 터지자 첼시 수비수와 골키퍼가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다./런던=AP.뉴시스
손흥민이 후반 9분 50여m 드리블에 이은 원더골이 터지자 첼시 수비수와 골키퍼가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다./런던=AP.뉴시스

지난 8월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파울루 벤투 감독은 2019년 1월 아람에미리트 아시안컵을 앞두고 가진 11월 호주 해외원정에서 손흥민을 제외하고 재충전의 시간을 갖도록 배려했다. 손흥민은 이 기간 동안 토트넘의 스포츠 사이언스팀과 함께 과학적인 체력 관리에 들어갔다. 피지컬트레이너, 의료진, 물리치료사, 생리학자, 영양사에 데이터 과학자 등으로 구성된 스포츠 사이언스팀은 훈련과 경기 때 착용하는 정보화 기기를 통해 뛴 거리와 가속도, 심박 수 등을 꼼꼼히 확인하며 재충전을 도왔다.

첼시와 이날 경기는 상위권 팀 간의 '런던 라이벌 매치'뿐만 아니라 리그 첫 골을 벼른 손흥민에게도 재충전 후 갖는 첫 경기라 의미가 더했다. 손흥민은 펄펄 날았다. 4-3-3 전형의 윙어로 나선 손흥민은 크리스티안 에릭센, 델레 알리와 호흡을 맞추며 상대 수비벽을 수차례 허무는 날랜 몸놀림으로 끊임없이 위협을 가하다 후반 9분 환상적 골로 시즌 1호골이자 토트넘 통산 50호골을 장식했다.

25일 첼시전에서 기록한 손흥민의 올시즌 리그 첫골은 2019년 1월 아시안컵 정상 탈환을 노리는 벤투호에도 희망을 선물하고 있다. 사진은 우루과이전에서 슛을 날리는 손흥민./임세준 기자
25일 첼시전에서 기록한 손흥민의 올시즌 리그 첫골은 2019년 1월 아시안컵 정상 탈환을 노리는 벤투호에도 희망을 선물하고 있다. 사진은 우루과이전에서 슛을 날리는 손흥민./임세준 기자

2-0으로 앞서던 후반 9분 첼시의 공격을 차단한 수비진이 하프라인 오른쪽으로 길게 볼을 건네면서 원더골의 환상적 퍼레이드가 시작됐다. 볼을 잡은 손흥민은 특유의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돌파로 첼시의 오른쪽 공간을 무섭게 질주한 뒤 페널티 에어리어 오른쪽을 파고들며 강력한 왼발 대각선 슛으로 골문을 갈랐다. 첼시 수비수 두 명과 골키퍼가 꼼짝없이 지켜본 손흥민의 원맨쇼였다. 손흥민의 활약에 힘입은 토트넘은 12경기 무패의 첼시에 일격을 가하며 리그 3위로 올라섰다.

경기 후 매스컴의 찬사도 쏟아졌다. 축구 통계업체인 스쿼카는 "손흥민은 경기내내 위협적이었다. 올 시즌 최고의 골 후보에 오를 만한 골을 터뜨렸다. 센세이셔널했다"고 극찬하며 양 팀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평점 9점을 줬다.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첼시 수비에 끊임없이 문제를 줬다. 여기에 조르지뉴, 다비드 루이스, 케파 아리사발라가를 완전히 무너뜨리는 장엄한 골까지 넣었다"면서 손흥민에게 평점 8점을 줬다. 9점을 받은 델레 알리, 무사 시소코, 크리스티안 에릭센에 이은 두 번째다.

손흥민은 지난 1960년 한국에서 개최된 제2회 아시안컵 우승 이후 58년 동안 정상에 오르지 못한 한국축구대표팀의 아시안컵 숙원을 풀기 위해 12월 벤투호에 합류한다. 벤투호는 1월1일 사우디아라비아와 아시안컵을 앞둔 최종 평가전을 치를 예정이다.

thefac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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