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유럽 진출 11년 만에 시즌 개막 후 5경기 연속 무득점이라는 부진의 늪에 빠졌다. /배정한 기자 |
손흥민, 11년 만에 개막 후 5경기 무득점
[더팩트ㅣ박대웅 기자] 8월11일 뉴캐슬과 2018-2019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개막전 이후 27일(이하 한국시간)까지 지난 46일간 손흥민은 모두 13경기에 나섰다. 3.5일당 한 경기를 치른 셈이다. 이 기간 손흥민은 유럽 진출 11년 만에 처음으로 시즌 개막 5경기 무득점이라는 늪에 빠졌다. 무엇보다 휴식이 절실해 보인다.
손흥민은 27일 왓포드와 잉글랜드축구리그(EFL)컵 3라운드 경기에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토트넘은 컵 대회 첫 경기부터 프리미어리그 팀을 만나는 불운 속에 왓포드와 2-2 무승부를 기록한 후 승부차기 끝에 4-2로 승리해 4라운드에 진출했다. 손흥민은 후반 19분 교체 투입돼 승부차기 1번 키커로 나서 팀 승리에 일조했다. 하지만 득점을 포함해 공격포인트는 기록하지 못했다.
올 시즌 손흥민은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5경기, 185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볐지만 아직 골이나 도움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2008-2009시즌 독일 청소년 리그에 입문한 이후 11년 만에 처음으로 개막 5경기 무득점이다. 손흥민은 2008년과 2009년 함부르크 17세와 19세 이하 팀 소속으로 2경기 만에 마수걸이 골을 뽑아냈다. 이어 함부르크 성인팀 소속이던 2010년부터 2012년까지 각각 시즌 2경기(2010~2011년)와 시즌 4경기(2012년) 만에 첫 골을 신고했다.
레버쿠젠 유니폼을 입고는 더 빨랐다. 2013년과 2014년 모두 시즌 첫 경기에서 각각 1골1도움(2013년)과 1골(2014년)을 기록했다. 손흥민의 시즌 초반 상승세는 프리미어리그로 적을 옮기고서도 계속됐다.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첫 해인 2015년 손흥민은 시즌 개막 4경기 만에 멀티골을 기록하며 세간의 우려를 날려 버렸다. 2016년에는 시즌 첫 경기에서 골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개막 5경기 만에 골맛을 봤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개막 후 5경기에 나섰지만 여전히 골 소식은 없다. 움직임은 나쁘지 않지만, 공격수는 골로 말하는 자리다. 골을 넣지 못하는 공격수의 입지는 당연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 최근 좋은 컨디션을 보이고 있는 루카스 모우라나 에릭 라멜라에게 밀리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리그와 챔피언스리그 그리고 국가대표팀 평가전 등 빠듯한 일정을 앞두고 있는 손흥민에게 휴식이 절실해 보인다. /배정한 기자 |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의 손흥민을 향한 믿음은 굳건하다. 포체티노 감독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과 A매치 일정을 마치고 돌아온 손흥민을 15일 열린 리버풀과 경기에 교체 투입했다. 이후 2경기 연속으로 선발로 내보냈다. 팀의 주축으로 손흥민을 활용하고 있다.
포체티노 감독의 신뢰가 두터운 건 맞지만 지금 손흥민에게 휴식이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손흥민은 2018 러시아월드컵 후 쉬지 않고 달렸다. 전지훈련과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을 치렀고,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후 벤투호 1기 멤버로 2차례 평가전에 모두 선발 출장했다. 3.5일에 한 경기. 혹사 논란이 불거져도 이상하지 않을 가혹한 스케줄을 소화한 손흥민이다. 여기에 잉글랜드와 인도네시아, 한국 다시 잉글랜드로 이어지는 장거리 비행 일정까지 고려한다면 상대 수비진을 흔들고 날카로운 움직임을 보이는 손흥민의 현재 상태가 놀라울 뿐이다.
토트넘은 29일 허더즈필드와 리그 경기를 시작으로 다음 달 4일 바르셀로나와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홈경기 등을 비롯해 앞으로 2주간 4경기를 치른다. 여기에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다음 달 12일 우루과이, 같은 달 15일 파나마와 국내에서 평가전을 치른다. 또 11월 17일에는 호주와 브리즈번 원정 경기를 갖고, 같은 달 20일에는 우즈베키스탄과 친선경기를 벌인다. 손흥민에게는 부담스러운 일정의 연속이다.
11년 만에 찾아온 골가뭄. 지금 손흥민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건 '휴식'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