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벌써 몸값 1000억' 이강인에게서 이스코가 보인다
입력: 2018.09.21 00:00 / 수정: 2018.09.21 00:00
이스코(왼쪽)가 지네디 지단 감독과 포옹한 채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이스코(왼쪽)가 지네디 지단 감독과 포옹한 채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AP.뉴시스

발렌시아, 이강인과 2022년까지 계약…바이아웃 1000억원

[더팩트ㅣ박대웅 기자] '이강인, 제2의 이스코?'

이강인과 이스코. 스페인 라 리가 명문 발렌시아 유스의 과거와 현재가 모두 '꿈의 무대'인 챔피언스리그에서 펄펄 날았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이강인은 골대 불운에 고개를 떨궜지만, 이스코는 결승골로 팀 승리에 일조했다.

발렌시아 후베닐A 팀 소속 이강인은 19일(한국시간) 스페인 파테마에 위치한 에스타디오 안토니오 푸차데스서 열린 유벤투스와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유스리그 H조 1차전에 선발 출전해 골대만 두 차례 맞혔다. '골대 불운' 속에 팀의 0-1 패배를 지켜봤다.

발렌시아는 패했지만 '등번호 10번' 이강인의 활약은 눈부셨다. 이강인은 전반 34분 박스 정면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감각적인 왼발 슈팅으로 연결다. 볼은 안타깝게도 크로스바를 강타했고, 이강인은 아쉬움을 삼켰다. 이어 후반 17분 역습 상황에서 날카로운 왼발 슈팅을 날렸지만 이 역시 골대를 맞고 튕겨 나왔다. 슛 뿐만 아니라 패스도 발군이었다. 이강인은 후반 7분 에스코바르가의 1 대 1 찬스의 시발점이 된 스루패스를 비롯해 그라운드 곳곳을 누비는 날카로운 패스로 발렌시아 공격의 윤활유 구실을 톡톡히 했다.

이강인(왼쪽)이 상대 수비(가운데)의 태클을 피해 드리블을 하고 있다. /발렌시아 트위터
이강인(왼쪽)이 상대 수비(가운데)의 태클을 피해 드리블을 하고 있다. /발렌시아 트위터

'이강인에게서 이스코를 보았다.'

'미친 존재감'을 드러낸 이강인의 이날 활약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다. 발렌시아 유스 출신인 이스코는 스무살에 성인 무대 공식 데뷔전을 치른 후 2011년 여름 말라가로 이적했다. 이후 말라가의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한 이스코는 팀을 챔피언스리그 8강에 올려 놓는 등 능력을 인정 받았다. 그 결과 2013년 3000만 유로(한화 약 437억 원)에 '명문'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했다. 이적 후 치열한 주전 경쟁을 펼친 끝에 레알 마드리드는 물론 스페인 국가대표팀에서도 핵심 자원으로 성장했다. 특히 이스코는 올 시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떠난 레알 마드리드의 공백을 메우며 새로운 에이스로 급부상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이스코도 맹활약을 펼쳤다. 이스코는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G조 1차전 AS로마와 홈 경기에 출전해 결승골을 터트리며 팀의 3-0 대승에 앞장섰다. 이스코와 함께 가레스 베일, 마리아노 디아스가 골 행진에 동참했다. 이스코는 전반 44분 날카로운 프리킥으로 AS로마의 골문을 열었다. 이후 이스코는 이강인과 마찬가지로 그라운드 곳곳을 누비며 양질의 패스와 왕성한 활동량으로 AS로마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결국 레알 마드리드는 후반 13분 터진 베일의 추가골과 경기 종료 직전 디아즈의 쐐기골에 힘입어 3-0 대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경기를 돌아 보면, 이강인과 이스코는 많은 면에서 닮았다. 물론 이제 막 성인 무대로 발돋움하는 이강인과 세계 정상급 미드필더로 성장한 이스코를 현 시점에서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는 건 무리가 있다. 그럼에도 이강인에게서 이스코의 향기가 나는 건 분명하다.

이강인(아래줄 왼쪽에서 세 번째)이 2018-2019 유스리그 1차전 유벤투스와 경기를 앞두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발렌시아 트위터
이강인(아래줄 왼쪽에서 세 번째)이 2018-2019 유스리그 1차전 유벤투스와 경기를 앞두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발렌시아 트위터

'슛돌이'로 주목 받던 이강인은 10세의 나이로 발렌시아 유소년 아카데미에 입단했다. 이후 7년간 성장을 거듭한 이강인은 지난 시즌 중반부터 월반하며 '형들'과 함께 뛰었다. 이강인은 스페인 세군다B(3부리그) 소속 발렌시아 메스타야(2군)에서 활약했으며 종종 1군 훈련에도 나섰다. 그러다 올 여름 1군 프리시즌에 합류해 독일 명문 바이엘 레버쿠젠을 상대로 득점까지 기록했다. 스페인 안달루시아 주 베날마데나에서 태어난 이스코는 14세이던 2006년 발렌시아 유소년아카데미에 입단했다. 이후 발렌시아 연령별 팀을 거치며 스페인 17세, 19세, 20세 이하 대표로 활약했다. 이강인과 엇비슷한 행보다.

1군 데뷔는 이강인이 빠르다. 17세인 이강인은 7월25일 스위스 크리스트 르와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위스 1부 리그 FC로잔스포르와 프리시즌 경기에 전반 23분 교체 출전하며 1군 무데에 데뷔했다. 이스코는 스무살에 1군 무대를 밟았다. 2010년 11월 로그로네스와 코파 델 레이(스페인 국왕컵) 경기에서 공식 데뷔전을 치른 이스코는 이후 컵대회 포함 모두 7경기를 치른 후 말라가 유니폼으로 갈아 입었다.

재능과 기량, 가능성 등 모든 면에서 이강인과 이스코는 닮은꼴이지만 이강인과 이스코를 대하는 발렌시아 구단의 태도는 180도 다르다. 발렌시아는 7월21일 이강인과 2022년 6월30일까지 재계약을 맺었다. 바이아웃은 8000만 유로(한화 1058억 원) 규모다. 이에 반해 이스코는 '헐값'에 팔렸다. 2011년 7월 발렌시아는 600만 유로(2011년 7월 환율 기준, 한화 약 92억 원)에 이스코를 말라가로 팔았다. 물론 당시 이스코가 유망주였기에 600만 유로가 적은 돈은 아닐 수 있겠지만, 이스코가 말라가에서 보여준 활약을 돌아보면 유망주의 성장을 기다리지 못한 발렌시아로서는 땅을 치고 후회할 일이다.

이스코의 전례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발렌시아는 유소년에 많은 관심과 투자를 하고 있다. 속단은 금물이지만 이강인이 '선배' 이스코의 뒤를 이어 발렌시아 유스 출신 세계적 미드필더로 성장하길 기대한다.

bd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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