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사우디 맞대결! 2018 러시아 월드컵 개막전 러시아-사우디 경기는 러시아의 핵심 공격수 스몰로프(왼쪽)와 12년 만에 사우디의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끈 알살라위의 발 끝 에서 승부가 갈릴 공산이 크다. /게티이미지 |
러시아-사우디 격돌! 스몰로프 vs 알살라위 발 끝 '주목'
[더팩트 | 이한림 기자] '너만 넘으면…'
첫 경기이지만 뒤가 없는 승부다. 조 편성을 봤을 때 이 경기에서 패배한 팀은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홈 팀' 러시아와 '돌아온 중동 왕자' 사우디아라비아가 2018러시아월드컵 개막전에서 격돌한다.
두 팀은 15일 오전 0시(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스타디움에서 월드컵 개막전인 조별리그 A조 첫 경기를 치른다. 객관적인 전력 상 서로를 '1승의 제물'로 판단하고 있는 만큼 혈전이 예상된다. 러시아-사우디는 지난 7일 국제축구연맹(FIFA)이 발표한 FIFA랭킹에서 각각 70위, 67위다. 월드컵 본선 진출 국가 32개국 중 뒤에서 1, 2위를 기록하고 있다.
통계는 개최국 러시아에 손을 들어주고 있다. 지난 2006년 독일월드컵 이후 월드컵 개최국이 개막전을 치르고 있는데, 이 후 단 한번도 개최국의 패배는 나오지 않았다. 베팅사이트 베트365도 러시아의 승률을 71%로 내다볼 만큼 개최국의 개막전 승리는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러시아다. 러시아는 지난해 10월 한국전 승리를 끝으로 A매치 승리가 없기 때문이다. 최근 7번의 평가전에서 3무 4패를 기록했다. 브라질, 스페인, 프랑스, 아르헨티나 등 강팀과의 평가전에서 승리를 따내기 어려웠다고 해도 오스트리아와 터키와의 평가전은 팀 분위기를 위해서라도 승리가 필수적이었다.
객관적인 전력도 좋지 않다. 핵심 공격수 알렉산더 코코린(FC 제니트 상테 페테르부르크)이 부상으로 월드컵 직전 낙마했으며, 최근 세대 교체를 통해 수문장 알렉산더 아킨페프(PFC CSKA 모스크바)를 제외하면 경험이 풍부하지 않은 젊은 선수들로 구성돼 있다. 만약 사우디와 개막전에 승리를 거두지 못한다면 지난 2010년 남아공월드컵의 개최국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악몽이 재현될 확률도 높다.
사우디는 이러한 러시아의 불안 요소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월드컵 직전 새롭게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피치 감독은 자신감이 넘친다. 메이저 대회 우승 경험도 있다. 2017 코파아메리카컵에서 아르헨티나를 누르고 우승을 차지한 칠레의 감독이었다. 피치 감독은 사우디에 부임 후 국내파 선수들로 월드컵 명단을 꾸리며 조직력 강화에 집중했다.
최근 평가전 결과도 사우디를 웃음짓게 한다. 가장 최근 열린 A매치 두 게임에서 가능성을 보였다. 이탈리아와 독일을 상대로 1골 차로 패배했기 때문이다. 올해 초 벨기에와 페루를 상대로 각각 0-4, 0-3으로 패배했던 팀이 월드컵을 목전에 앞두고 변모한 셈이다. 잃을 게 없다는 각오가 팀 분위기를 전체적으로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러시아와 사우디가 8만1000명의 관중을 수용하는 러시아 루즈나키 스타디움에서 2018러시아월드컵 개막전을 앞두고 있다. /게티이미지 |
그러나 사우디는 여전히 A조의 최약체로 평가받고 있다. 러시아도 사정이 같다. 루이스 수아레스(바르셀로나)의 우루과이와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의 이집트는 오르기 힘든 산으로 비친다. 러시아-사우디는 개막전부터 모든 것을 쏟아부어 승점 3을 노린다.
승부는 페드로 스몰로프(FC 크라스노다르)와 모하메드 알살라위(알 나스르FC)의 발 끝에서 갈릴 것으로 보인다. 스몰로프는 A매치 30경기 12골로 코코린이 빠진 러시아 공격진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사우디에서는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 14경기 16골을 터뜨리는 등 A매치 38경기 28골을 기록 중인 알살라위가 아킨페프가 지키는 러시아 골문을 호시탐탐 노린다.
두 팀의 경기가 열리는 러시아 루즈니키 스타디움의 8만 여 홈관중의 일방적인 응원도 개막전의 관전 포인트다. 개최국 이점을 등에 업은 러시아와 상승세를 탄 사우디 중 승리의 여신은 어느 쪽에 미소를 지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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